어느덧 올해 달력의 마지막 장을 남겨 놓고 있다. 다들 연말을 앞두고 몸과 마음이 분주할 시기다. 특히 절세에 관심 있는 직장인들이라면 더욱 그렇다. 장기간의 경기침체와 고물가로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다보니 급여 생활자들에게 있어 올 연말은 특히 이것저것 챙길 것이 많은 게 현실이다.

연말정산 준비도 그 중에 하나다.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서는 연말정산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제도나 상품이 뭐가 있는지 미리미리 살펴봐야 나중에 후회하지 않는 법이다.

그런 의미에서 고향사랑기부제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지방소멸 위기에 대한 대응책으로 우리나라에 올해 처음 도입된 제도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자신이 거주하는 광역·기초 자치단체 외 지역에 기부금을 내면 세액 공제와 답례품을 받을 수 있다. 개인이 연간 최대 500만 원까지 기부 할 수 있으며 기부금액 10만 원까지는 전액, 10만 원을 넘으면 그 초과분에 대해서 16.5%를 세액 공제 해준다. 반면 기부 받은 지자체는 기부금을 주민 복리 증진 등에 사용하고 기부액의 최대 30% 한도 내 답례품을 기부자에게 제공한다.

즉 자신이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지역을 제외한 전국 모든 지자체 중 기부하고 싶은 지역을 선정하여 10만 원을 기부하면, 10만 원은 세액 공제 되고, 3만 원 상당의 답례품도 받을 수 있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 10만 원을 기부하고 13만 원의 혜택을 볼 수 있는 게 고향사랑기부제다. 그야말로 ‘일거양득’인 셈이다. 고향사랑 기부는 ‘고향사랑e음 사이트’를 이용하거나 전국 5900여개 농협 창구에서 할 수 있다.

물론 고향을 사랑하고 지키자는 취지의 좋은 제도를 연말정산 절세 수단의 하나로만 인식해선 곤란하다. 그러지 않아도 저출산과 고령화로 소멸위기에 처한 농촌지역의 어려운 현실을 타개할 방안으로 올해 야심차게 시행한 고향사랑기부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기부 금액이 예상보다 저조하기에 더욱 그렇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경숙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된 지난 1월부터 10월 말까지 전국 지자체에 접수된 기부 사례는 16만 5810건, 기부액은 191억6975만 원으로 추산됐다.

지역별로는 경북 도내 지자체들이 모두 39억 2438만여 원을 모금해 기부액 기준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경남은 35억 3717만여 원이고 강원도는 25억 2118만여 원, 충남 20억 7442만여 원, 충북 16억 5835만여 원 등의 순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전국 243개 지자체 가운데 20%에 이르는 50여 곳이 모금 실적의 공개 자체를 꺼리고 있을 정도로 모금실적이 부진하다는 것이다.

연말정산 세제 혜택을 떠나 우리 모두 고향사랑 기부에 적극 동참해야 하는 이유다. 연말이다. 본격적인 연말정산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고향사랑기부제에 적극 참여 해보자. 세제혜택은 물론 지방소멸의 위기 앞에 놓인 우리 농촌을 살리는 데 나의 기부금이 쓰여 진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뜻깊은 연말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