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이음새 파손…광주 어등대교가 불안하다
2024년 11월 21일(목) 20:15
‘교량 잇는 톱니 모양 구조물’ 지난달 이어 3년동안 네 차례 발생
광주시 “대형차량 이동 많아” 전문가들 “충분한 시간 두고 보수를”

광주시 종합건설본부 관계자들이 21일 광주시 광산구 어등대교(시청 방면) 2차로에서 파손된 신축이음장치를 보수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광주시 서구와 광산구를 잇는 어등대교의 이음장치가 3년만에 네 차례나 파손돼 시민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21일 광주시 종합건설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30분께 광주시 광산구 운남동 어등대교(시청 방면) 2차로에서 신축이음장치가 파손됐다.

신축이음장치는 톱니 모양으로 맞물려 교량 사이를 잇는 구조물로, 온도가 높은 여름에는 늘어나고 겨울에는 줄어드는 특수교량(케이블로 다리 상판을 공중에 매단 형태의 다리)의 특성에 따라 다리 상판을 신축성 있게 이어주기 위해 설치된다.

이날 사고로 교량 위를 지나던 차량 1대의 타이어가 파손됐다. 출근 시간대에 차로를 폐쇄하고 수리 작업이 진행돼 어등대교 일대에서 극심한 교통 정체가 빚어졌다. 광주시는 오전 6시 50분께 ‘어등대교 2차로 신축이음장치 파손으로 긴급 복구 중으로 교통이 정체되고 있다’는 안내문자를 전송하고 어등대교를 우회할 것을 안내했다.

광주시는 14시간여에 걸쳐 수리 작업을 한 끝에 이날 오후 5시께 보수 공사를 마쳤다.

문제는 최근 같은 장소에서 수 차례 유사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어등대교에서는 지난 2022년부터 올해까지 네 차례 신축이음장치 파손 사고가 났다.

지난 2022년에는 11월과 12월 2차례 신축이음장치가 파손됐으며, 불과 한 달 전인 지난달 1일에도 파손됐다. 파손된 형태는 콘크리트 균열, 박리, 탈락 등이었다.

지난해 기준으로 어등대교의 하루 차량 통행량은 15만 6560대다. 더구나 어등대교의 제한 최고 속도가 시속 80㎞여서 불안감을 더 키우고 있다.

시민들은 “언제 파손될 지 모르는 도로를 고속으로 달려야 하는데 불안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광주시 종합건설본부는 어등대교에 대형 차량의 이동이 잦아 반복적인 파손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어등대교가 평동산단과 기아자동차광주공장 사이 길목에 있어 대형 차량이 많이 이용하는데, 차량의 무게에 비례한 충격으로 파손이 잦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광주시는 광주의 또 다른 특수교량인 운남대교의 경우 대형차량의 통행량이 적고, 그만큼 파손 사고가 상대적으로 덜 발생했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웠다.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교량 구성장치 파손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관계당국이 수시·상시 점검을 철저히 하고, 충분한 시간을 두고 보수작업을 해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신축이음장치 파손을 줄이기 위해선 단 한차례 시공이라도 제대로 해야 하며, 점검 횟수 또한 최대한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수교량에 설치되는 신축이음장치를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은 아직까지 없는 터라 수리·점검을 강화하는 것 외에 방도가 없다는 것이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특수교량은 중대시민재해 대상 시설물이어서 제조, 설치, 관리상의 문제로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 관리 주체인 지자체장이 법적 제재를 받을 수도 있다”며 “신축이음장치 파손으로 인한 피해가 3년새 4건이나 발생한 만큼 6개월마다 진행하는 정기안전점검 주기를 단축하거나, 수시·상시 점검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교량유지관리의 일반적 방법인 IoT(사물인터넷) 센서를 부착해 원격으로 관리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민 교통 불편을 우려해 최대한 빠른 시공을 하려 하다보면 제대로 된 시공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시민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당분간 차로를 폐쇄하고 우회로를 이용하게 하는 등 꼼꼼하고 세밀한 보수·교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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