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품질관리사 김대성 기자의 ‘농사만사’] 콩 수확은 베는 것이 아니라 꺾는 것?
2024년 11월 18일(월) 08:00 가가
소규모 콩 농사 고전적 수확 방식…탈곡기 사용·콤바인 쓰는 세상
논에 심었던 콩을 수확하면서 애를 먹고 있다. 옆에서 일을 돕던 아내도 “잘못 지어서 망정이지, 잘됐으면 큰 일 날뻔했다”라며 핀잔을 한다. 기계를 써서 해야지만 수확할 양도 시간도 여의치 않아 수작업으로 하는 통에 푸념하는 것일 텐데, 농사를 잘 짓지 못한 장본인인 이상 대꾸할 염치도 없다. 할릴없이 콩대를 낫으로 베고 말려 털기를 반복하는 수작업에 나섰지만 ‘콩 털기 지옥’에 빠진듯 하다.
‘콩 수확은 베는 것이 아니라 꺾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콩은 콩잎이 떨어지고 콩깍지가 누렇게 변할 때 예초기나 낫 등을 이용해 수확하기도 하는데, 콩대가 잘 말랐다면 직접 손으로 꺾는 방법도 있다. 예전에 기계화가 되지 않았을 때 콩을 수확하는 고전적인 수확법인데 요즘 기계화된 농가에서는 콤바인을 이용해 수확하기에 ‘콩은 꺾는다’라는 말은 옛말이 되어가고 있다.
콩 농사를 쉽게 봤다는게 문제였다. 그냥 심어 놓으면 자라고 노랗게 익으면 털어 내면 되는 줄 알았는데 알아야 할게 너무 많다. 콩 종류도 헷갈리는 사람이 공부도 없이 콩 농사를 하겠다고 나섰으니 오죽하겠는가.
콩의 종류는 용도와 크기, 빛깔에 따라 다양하게 나뉜다. 용도에 따라서는 단백질 함량이 많아 된장이나 간장을 담그는 데 쓰이고 두부를 만드는 데도 쓰이는 일반콩, 미국 등지에서 기름을 짜기에 알맞은 콩으로 발달한 유지용콩, 알갱이가 크고 영양가도 높아 밥에 넣어 먹기에 알맞은 밥밑콩, 크기가 잘고 수량이 많아 콩나물 기르기에 알맞은 콩나물 콩으로 나눌 수 있다.
또 콩의 크기에 따라 왕콩, 굵은콩, 우렁콩, 중콩, 좀콩, 나물콩 등이 있고, 껍질 빛깔에 따라 검정콩, 황색콩, 파란콩 등으로 나누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분류방식이 뒤섞이기도 하는데, 농가에서 재배하는 콩은 흰콩(백태) 서리태 작두콩, 동부가 대표적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흰콩은 된장과 두부 등을 만들 때 주로 이용되며 단백질과 수분이 풍부해 밥에 넣어 먹으면 좋다.
검은콩 종류로는 일반 흑태, 늦가을 서리 내릴 때 수확하는 서리태, 알곡이 작고 쥐눈처럼 까만 쥐눈이콩 서목태가 있다.
밥에 넣어 먹는 콩으로 밤콩이 있는데 삶으면 고소한 냄새가 나고 삶은 밤처럼 부드러워 밤콩이란 이름이 붙었다.
청태라는 것도 있는데 흰콩과 성분은 같지만 껍질색깔이 파란색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주로 삶아서 먹는데 추석날 송편에 이 콩을 넣기도 한다. 콩서리를 해서 먹는 게 바로 이 콩이다. 메주나 두부를 만드는데도 쓰인다.
울타리콩이라는 것도 있다. 강낭콩의 한 종류로 얼룩덜룩한 무늬가 있는 것이 특징인데 단백질이 많이 들어있으며 떡이나 고물을 만들 때 주로 이용된다.
흔히 차로 우려내 먹는 작두콩은 흰색이며, 다른 콩에 비해 크기가 매우 크다. 흔히 ‘도두’라고도 불리는데 비타민 B1과 B2가 다른 콩의 3~5배 정도 더 들어있다고 알려져 있다.
꼬투리가 가장 긴 콩으로 수확후 햇볕에 말려서 먹는 동부도 뺄 수 없다.
이 외에도 우리 속담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와 콩쥐 팥쥐하면 생각나는 팥도 콩농사의 주요 작물이다.
이번 고초가 콩의 종류가 많다 보니 심는 시기도 익는 시점도 제각각이어서 콩 농사 초보로선 감당할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도 했다.
어쨌든 콤바인으로 베어내는 것은 아닐지라도 탈곡기를 대여해 콩 수확을 해보려던 꿈은 허무하게 사라지고야 말았다. 하지만 수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쉬운 농사는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콩은 심어만 놓으면 잘 자라다지만, 말 그대로 심어만 놓으면 수확이 거의 없다는 점과 물도 주고 거름과 비료도 하고 정성 들여 관리해야만 당당하게 기계화 수확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결국, 콩 털기 지옥에서 빠져나올 방법은 오직 콩농사라고 섣불리 보지 말고 잘 짓는 방법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콩 수확은 꺾는 것이 아니라 결국 베는 것, 정확히는 기계로 하는 것이라는 게 정답이다.
/bigkim@kwangju.co.kr
또 콩의 크기에 따라 왕콩, 굵은콩, 우렁콩, 중콩, 좀콩, 나물콩 등이 있고, 껍질 빛깔에 따라 검정콩, 황색콩, 파란콩 등으로 나누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분류방식이 뒤섞이기도 하는데, 농가에서 재배하는 콩은 흰콩(백태) 서리태 작두콩, 동부가 대표적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흰콩은 된장과 두부 등을 만들 때 주로 이용되며 단백질과 수분이 풍부해 밥에 넣어 먹으면 좋다.
검은콩 종류로는 일반 흑태, 늦가을 서리 내릴 때 수확하는 서리태, 알곡이 작고 쥐눈처럼 까만 쥐눈이콩 서목태가 있다.
밥에 넣어 먹는 콩으로 밤콩이 있는데 삶으면 고소한 냄새가 나고 삶은 밤처럼 부드러워 밤콩이란 이름이 붙었다.
청태라는 것도 있는데 흰콩과 성분은 같지만 껍질색깔이 파란색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주로 삶아서 먹는데 추석날 송편에 이 콩을 넣기도 한다. 콩서리를 해서 먹는 게 바로 이 콩이다. 메주나 두부를 만드는데도 쓰인다.
울타리콩이라는 것도 있다. 강낭콩의 한 종류로 얼룩덜룩한 무늬가 있는 것이 특징인데 단백질이 많이 들어있으며 떡이나 고물을 만들 때 주로 이용된다.
흔히 차로 우려내 먹는 작두콩은 흰색이며, 다른 콩에 비해 크기가 매우 크다. 흔히 ‘도두’라고도 불리는데 비타민 B1과 B2가 다른 콩의 3~5배 정도 더 들어있다고 알려져 있다.
꼬투리가 가장 긴 콩으로 수확후 햇볕에 말려서 먹는 동부도 뺄 수 없다.
이 외에도 우리 속담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와 콩쥐 팥쥐하면 생각나는 팥도 콩농사의 주요 작물이다.
이번 고초가 콩의 종류가 많다 보니 심는 시기도 익는 시점도 제각각이어서 콩 농사 초보로선 감당할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도 했다.
어쨌든 콤바인으로 베어내는 것은 아닐지라도 탈곡기를 대여해 콩 수확을 해보려던 꿈은 허무하게 사라지고야 말았다. 하지만 수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쉬운 농사는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콩은 심어만 놓으면 잘 자라다지만, 말 그대로 심어만 놓으면 수확이 거의 없다는 점과 물도 주고 거름과 비료도 하고 정성 들여 관리해야만 당당하게 기계화 수확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결국, 콩 털기 지옥에서 빠져나올 방법은 오직 콩농사라고 섣불리 보지 말고 잘 짓는 방법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콩 수확은 꺾는 것이 아니라 결국 베는 것, 정확히는 기계로 하는 것이라는 게 정답이다.
/big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