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유럽 ‘알짜 노선’ 추진…서남권 관문으로 뜬다
2025년 12월 18일(목) 20:20
무안 통합 공항 시대 ‘활짝’ 광주·전남 미래향한 ‘비상’ <상> 호남권 유일의 국제공항
광주 민간·군공항 통합 이전 합의
항공안전 강화 개선 마무리 수순
새만금 공항 사업 ‘백지화’ 움직임
광주공항 국내선 이전에 KTX 개통
2027년엔 새로운 전기 마련될 듯

‘광주 군공항 이전 전담팀(TF) 6자 협의체’가 광주 군·민간 공항의 무안 통합 이전을 확정한 가운데 공항이전으로 남겨질 광주공항 부지 개발 방안이 주목되고 있다. 광주시는 820만여㎡(248만여평)에 달하는 광주공항 부지를 ‘제2의 실리콘밸리’로 조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18일 항공에서 촬영한 광주공항.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광주 군 공항의 무안 이전이 합의에 이르면서 ‘무안 통합공항시대’가 개막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공항의 국내선 기능을 무안공항으로 이전하고, 유럽, 미주 노선 취항까지 유치하면 무안공항은 서남권 대표 관문공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무안 통합공항시대’를 열기 위한 광주·전남의 과제와 현안을 짚어본다.



대통령실과 광주시, 전남도, 무안군, 국방부, 국토교통부는 지난 17일 ‘광주 군공항 이전 전담팀(TF) 6자 협의체’ 회의를 열고 광주 민간·군 공항의 무안 통합 이전을 발표했다. <관련기사 3면>

공동 발표문에는 무안공항의 위상 강화를 위한 내용이 담겼고 서남권 대표 관문으로 자리매김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6자 협의체는 지방항공청을 호남권에 신설하기로 했고, 2027년 개통 예정인 호남고속철도 2단계에 맞춰 광주공항의 국내선 기능을 무안공항에 이전하기로 했다. 또 미주, 유럽과 같은 수요가 높고 이용객 수가 많은 ‘알짜’ 노선도 무안공항에서 뜨고 내리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18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2027년께 무안 통합공항 시대가 사실상 시작될 것으로 예측된다. 당장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항공안전 혁신방안’에 따른 안전강화 개선책이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사고로 무너진 외곽담장 보수는 마무리했으며, 종단안전구역(240m) 확보는 국토교통부의 고시만 남은 상태다. 조류탐지레이더, 열화상카메라와 음파발생기 등 첨단장비 확충, 북측 방위각시설(로컬라이저) 개선 등도 공사를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무안공항은 유럽과 미국을 오가는 500좌석 이상의 대형 여객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활주로 공사를 진행 중이다. 기존 2800m였던 활주로를 국제공항에 걸맞게 3160m까지 늘리는 작업이다.

지난 2019년 시작한 공사는 총 사업비 469억원을 투입, 활주로 포장공사를 마무리하고 조명과 같은 부대공사만 남겨둔 상태다. 2022년부터 항공수요 증가에 대비해 여객청사 리모델링, 주차장 증설, 장비고 신축 등을 끝내고 재개항만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활주로가 연장되고, 2027년 호남고속철이 무안공항에 정차하게 된 데다, 정부가 서남권 관문공항 역할을 위한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하면서 새 국면을 맞게됐다.

과거 무안국제공항은 폐쇄 직전, 정기노선으로 6개국 9개 노선 밖에 없었다. 항공수요가 없고 장거리 노선을 유치할 만한 조건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적자도 심각해지면서 불필요한 공항이라며 뭇매를 맞은 적도 있다. 국내 8개 국제공항 가운데 인천, 제주, 김포를 제외한 나머지 5개(양양, 청주, 대구, 김해, 무안) 지방 국제공항 가운데 무안공항은 최근 5년(2020~2024년)간 누적 적자만 1248억원으로 이들 공항 중 가장 많았다.

무안공항 이용객 수 역시 2020년 11만3000명→2021년 2만1000여명→2022년 4만6000여명→2023년 24만6000여명→2024년 40만6000여명으로, 정부가 지난 2020년 내놓은 ‘제6차 공항개발 종합계획(2021~2025년)에 따른 2025년 무안공항 이용객 수 전망(372만명)에 턱없이 모자란 수치다.

물론 코로나19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라는 악재가 겹쳤지만, 자생하기에 어려운 구조였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광주 군공항 이전 전담팀(TF) 6자 협의체를 통한 범정부의 전폭 지원이 확인되면서 과거와 다른 혁신이 예상된다.

‘새만금국제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이 법원으로부터 취소 판결을 받으면서, 새만금 공항 건설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무안공항과의 중복 논란이 있었던 해당 공항의 백지화 가능성도 감지되고 있다.

정부가 새만금 공항 계획을 취소하게 되면 오롯이 무안공항만이 호남권 유일의 국제공항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구윤철 기획재정부 장관 겸 부총리는 지난 17일 6자 협의체 모두발언에서 “광주 군 공항 이전은 단순히 군 시설 이전을 넘어서 무안공항을 서남권 관문 국제공항으로 도약시키고 주변의 삶의 질을 높이며, 도시 재생과 발전의의 새전기를 맞는 중대한 국가프로젝트”라고 밝혔다.

다만 무안 통합공항시대 개막의 선제 조건인 무안공항 재개항을 위해, 수사당국과 국토교통부의 적극적인 자세가 요구되고 있다. 당장 경찰은 참사 이후 1년이 지나서야 압수수색에 나섰고 국토교통부 소속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별다른 결과물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유족들이 납득할 만한 수사 결과와 공청회 내용이 동반돼야만, 무안 통합공항시대 개막의 선제조건인 무안공항 재개항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재개항이 된다면 도정 역량을 집중해 무안공항의 서남권 관문 공항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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