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문술(宇文述, ?∼616)은 수나라 대군 무천 출신으로 자는 백통이다. 선비족 출신으로 수양제가 집권하는데 크게 공헌했다. 수나라의 고구려 정벌에도 참여했으며 수양제 시대 대표적 탐관오리로 평가된다.

기록에 따르면 원래 성은 파야두였는데 후일 우문씨로 바꾸었다. 북주 왕조에서 입관해 상주국이 되었다. 궁술과 기마에 능해 뛰어난 무장의 자질을 갖고 있었다. 눈치가 빠르고 임기응변과 권모술수에 뛰어났다. 권력의 향배를 뒤쫓는데 탁월한 감각을 갖고 있어 일찍이 수문제의 차남 양광의 측근이 되었다. 수문제때 강남의 진나라 정벌에 참여해 안주총관이 되었고 양광의 천거로 수주자사와 총관 자리에 올랐다.

장남 양용을 대신해 양광을 새로운 황태자로 만드는 것이 그의 핵심 과제였다. 이성(二星)의 한명으로 존숭받는 독고황후의 마음을 바꾸는 작업에 나섰다. 문제 부부가 양광이 거처하는 곳을 방문할 때마다 어여쁜 젊은 애첩은 숨기고 무명옷을 입은 나이든 여인들이 시중을 들게 했다. 검소하고 질박한 것을 좋아하는 문제 부부의 마음에 들기 위한 연출이었다. 태자 양용은 운소훈이라는 첩에 깊이 빠져 부인 원씨를 멀리했다. 설상가상으로 부인 원씨가 갑자기 죽었다. 독고황후는 태자가 독살한 것으로 의심했다. 이래저래 태자에 대한 신뢰가 없어졌다. 양광은 우문술에게 향후 계책을 물었다. 그는 답하기를 “지금 황제와 조정 대신들은 중신 양소를 크게 신임하고 있다. 양소가 황태자 폐위를 지지하면 일이 쉽게 성공할 수 있다. 양소는 동생 양악을 크게 신임하므로 그를 우리편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양광은 그에게 양소를 끌어들일 과업을 맡겼다.

그는 수도 장안에 도착해 술자리에 양악을 초대했다. 그 자리에서 은밀히 뇌물을 건내면서 말하기를 “지금은 당신 형이 황제의 신임을 받고 있지만 황제 사후에는 누구를 믿을 것이냐” 양악은 놀라서 대비책을 물었다. 그는 답하기를 “월국공 양소는 큰 권력을 갖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시기하고 미워한다. 지금 황제 부부가 황태자를 폐하려는 생각을 하고 있으므로 이에 적극 호응하면 나중에도 부귀영화를 누릴 것이다.” 결국 양소를 끌어들이는데 성공해 양광이 황태자가 되었다.

605년 양제가 즉위하자 좌우대장군, 허국공에 봉해졌다. 수나라는 돌궐 등 주변국 등과 우호관계를 맺었다. 607년 총돌궐의 계민 칸이 입조했다. 그에 대한 답례로 양제는 운중 지방으로 행차해 그의 성을 방문했다. 고구려 왕에게도 친서를 보내 입조하면 계민처럼 우대하겠다고 약속하며 불응시 정벌하겠다고 협박했다. 그러나 고구려 왕은 입조하지 않았다. 612년 고구려 정벌이 시작되었다. 당시 정권의 핵심은 양제의 사위 우문사급의 아버지 우문술이었다. 그가 원정군의 총사령관이 되었다. 그는 선발군을 이끌고 압록강을 건너 남하했다. 빨리 행군하는데 방해가 되어 많은 식량을 땅에 파묻고 행군했다. 이에 가용식량이 얼마되지 않아 평양까지 가는 도중에 식량난에 봉착했다. 설상가상으로 고구려 을지문덕 장군의 유인술에 말려 하루에 7전 7승을 거두면서 급히 고구려군을 추격하는 바람에 병사들 체력이 고갈되어 버렸다. 을지문덕은 “만일 군대를 회군한다면 마땅히 왕을 모시고 양제에게 입조하리라”고 제의해왔다. 이에 원정군을 철수시켰다. 그러나 철군 길은 부상과 식량 부족으로 험난했다. 사방에서 고구려 군이 기습해 지형에 익숙치 못한 수군을 괴롭혔다. 30만 5천명 군대 중에서 살아 돌아온 병사는 불과 2700명이었다. 무기, 물자 모두 버리고 간신히 목숨만 부지한 채 살아 돌아왔다.

결국 그는 패전의 책임을 지고 모든 관작을 박탈당하고 평민으로 신분이 떨어졌다. 그러나 후방으로부터의 물자 조달이 원활치 못해 패전했다는 이유로 직위가 회복되고 2차 정벌에도 총사령관으로 임명되었다. 그러나 3차례 정벌은 처절한 실패로 끝났다. 수백만의 군인과 백성이 목숨을 잃었다. 이로 인해 민심이 크게 악화되었다. 616년 양제가 강남의 강도를 순행할 때 병이 위독해져 죽었다. 618년 양제가 살해되어 왕조가 붕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