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기철 호남의병연구소장] 호남 의병 정신의 불꽃
2018년 05월 24일(목) 00:00 가가
매년 6월 1일이면 국가기념일인 ‘의병의 날’을 맞는다. 올해는 문경에서 기념식이 거행될 예정이다. 임진왜란 발발 직후에 전국 최초로 호남 연합 6000의병을 주도했던 곡성 출신 의병장 유팽로 장군에 대한 이야기가 2012년 KBS 1TV 역사스페셜을 통해 방영됐다. 당시 조선대 이종범(현 한국학호남진흥원장) 교수의 전시 상황에 대한 설명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유팽로 장군은 1592년 일본이 20만 대군으로 조선을 침략할 당시 고경명, 양대박 장군과 함께 호남 연합 의병을 창의하였다. 당시 왕 선조는 한양을 버리고 피신하였지만 왕을 구하고 향토를 방위하자는 의병들이 스스로 일어섰다.
여기에는 호남 의병이 일어설 수 있는 ‘향약’이라는 비밀코드가 있었다. 의병들은 곡창 지대인 호남을 호시탐탐 노리는 일본군을 저지하기 위해 금산성에서 치열한 싸움을 벌였다. 당시 전투로 고경명 장군과 유팽로 장군 등이 순절했지만 호남 각지에서는 2차, 3차 의병이 봉기하는 계기를 만들었고, 전국적 의병 활동을 주도하는데 앞장섰다.
KBS 역사스페셜팀은 임진왜란 당시 최초 의병장은 의령의 곽재우 장군보다 이틀 먼저 봉기한 유팽로이며, 전국적 의병 활동을 주도한 호남이 왜란 승리의 기반이 되었다는 사실을 잘 조명해 주었다. 지금으로부터 400여 년 전에 조선 정부의 무능이 도를 넘고 국토 방위에 소홀해 외침을 받아 속절없이 무너져갔으나 호남이, 호남인들이 창의 의병군을 조직, 전국적 활동으로 일본군을 물리치고 나라를 구해냈던 것이다.
호남의 청년들은 향토 방위를 위해 전라좌수사 이순신 제독이 이끄는 해전에 참가했고, 육·해군을 포함해 조선군의 총사령관이였던 권율 장군 휘하의 군영으로 달려나갔다. 권율 장군은 호남군을 이끌고 서울까지 진격, 마침내 행주산성에서 치열한 공방전을 벌인 끝에 일본군을 궤멸시켰고, 패배한 일본군들은 남으로, 대마도를 거쳐 나고야까지 도망갔던 것이다. 완도 고금도에 3도 수군사령부를 설치한 이순신 제독은 유능한 호남 참모들과 호남인들의 협조로 옥포해전, 사천해전, 한산도대첩, 명량대첩, 노량해전까지 연전연승해 호남의 바다, 충청의 바다, 영남의 바다를 수복했던 것이다.
한편 김천일, 장윤, 황경희 등 호남 의병장들은 영남에서 호남으로 들어오는 관문이 되는 진주성에 방어진지를 구축, 일본군을 막았으며, 화순 출신의 의병장 최경회의 부인이었던 호남 출신 의인 논개는 일본 장군을 껴안고 진주 남강에 의로운 정신으로 투신, 순절했다. 바다에서 육지에서 다 망해 가던 조선을 되찾기까지 호남인들은 군사가 되어 싸우고, 곡식을 모으고, 칼을 버리고, 총포를 만들었고, 호남의 여성들은 화살을 깎고, 군복을 지어 서해 뱃길 따라 한강까지, 대동강 의주까지 끊임없이 군수 물자를 공급했다. 행주대첩을 맞았던 그 치열한 전쟁터까지 죽음을 무릅쓰고 보급했다.
“호남이 없다면 나라도 없다”는 충무공 이순신의 말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앞으로도 영원하게 호남 땅과 민중의 마음에 살아 숨 쉴 것이다. 정유재란 때 일본군이 세 겹으로 포위하여 토끼몰이식 토벌 방법으로 잔인하게 살육한 이후 호남에 똑똑한 남자가 없어졌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피해를 당했다.
호남 의병 정신은 조선이 국권을 상실했을 때에도 전국에서 가장 치열하게 저항한 한말 의병으로 이어졌다. 그 후 광주학생독립운동을 거쳐 광주와 마산에서 일어난 3·15 의거로 4·19혁명을 맞았고 박정희와 전두환 등 군사독재권력에 맞서 의병처럼 죽음도 마다하지 않고 헌법 수호와 민주주의를 위해서 싸워 직선제를 쟁취하는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됐다. ‘5·18 광주항쟁’으로 대변되는, 민족 자주와 민주 항쟁의 빛이 되었다.
이러한 눈물겨운 역사의 행적을 어찌 잊을 수 있단 말인가! 그런데 오늘의 현실은 어떠한가? 호남에는 전국적으로 설립되어 있는 ‘의병 역사 기념관’하나 없다. 충장축제는 있어도 김덕령 장군은 없고 금남로는 있어도 정충신 장군을 모르고 사는 우리 호남·광주인의 현실이다.
지난 2015년 경북 의령에서 행해진 의병의 날 기념식을 보고 KBS역사 스폐셜과 오버랩되면서 충격을 받았다. 그 후 호남의병연구소를 4·19 통일의병대 김영용 의병장과 함께 설립한 후 수차례 호남 정신과 의병에 관한 강연회를 가졌다.
의병 정신은 민족의 뿌리 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은 호남의 살신성인(殺身成仁), 사생취의(捨生取義) 정신을 본받아 나라를 새롭게 바꿔나가 민족 번영의 원동력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앞으로 우리 호남인들은 유서 깊은 의향(義鄕)에서 살아가며 나라와 민족 전체가 본받아야 할 호남 정신을 세계의 평화 정신으로 선양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KBS 역사스페셜팀은 임진왜란 당시 최초 의병장은 의령의 곽재우 장군보다 이틀 먼저 봉기한 유팽로이며, 전국적 의병 활동을 주도한 호남이 왜란 승리의 기반이 되었다는 사실을 잘 조명해 주었다. 지금으로부터 400여 년 전에 조선 정부의 무능이 도를 넘고 국토 방위에 소홀해 외침을 받아 속절없이 무너져갔으나 호남이, 호남인들이 창의 의병군을 조직, 전국적 활동으로 일본군을 물리치고 나라를 구해냈던 것이다.
“호남이 없다면 나라도 없다”는 충무공 이순신의 말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앞으로도 영원하게 호남 땅과 민중의 마음에 살아 숨 쉴 것이다. 정유재란 때 일본군이 세 겹으로 포위하여 토끼몰이식 토벌 방법으로 잔인하게 살육한 이후 호남에 똑똑한 남자가 없어졌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피해를 당했다.
호남 의병 정신은 조선이 국권을 상실했을 때에도 전국에서 가장 치열하게 저항한 한말 의병으로 이어졌다. 그 후 광주학생독립운동을 거쳐 광주와 마산에서 일어난 3·15 의거로 4·19혁명을 맞았고 박정희와 전두환 등 군사독재권력에 맞서 의병처럼 죽음도 마다하지 않고 헌법 수호와 민주주의를 위해서 싸워 직선제를 쟁취하는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됐다. ‘5·18 광주항쟁’으로 대변되는, 민족 자주와 민주 항쟁의 빛이 되었다.
이러한 눈물겨운 역사의 행적을 어찌 잊을 수 있단 말인가! 그런데 오늘의 현실은 어떠한가? 호남에는 전국적으로 설립되어 있는 ‘의병 역사 기념관’하나 없다. 충장축제는 있어도 김덕령 장군은 없고 금남로는 있어도 정충신 장군을 모르고 사는 우리 호남·광주인의 현실이다.
지난 2015년 경북 의령에서 행해진 의병의 날 기념식을 보고 KBS역사 스폐셜과 오버랩되면서 충격을 받았다. 그 후 호남의병연구소를 4·19 통일의병대 김영용 의병장과 함께 설립한 후 수차례 호남 정신과 의병에 관한 강연회를 가졌다.
의병 정신은 민족의 뿌리 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은 호남의 살신성인(殺身成仁), 사생취의(捨生取義) 정신을 본받아 나라를 새롭게 바꿔나가 민족 번영의 원동력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앞으로 우리 호남인들은 유서 깊은 의향(義鄕)에서 살아가며 나라와 민족 전체가 본받아야 할 호남 정신을 세계의 평화 정신으로 선양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