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점검 광주 도시철도 2호선<3> 찬반논쟁 15년 허비
2017년 11월 22일(수) 00:00 가가
지하철 반대 목소리 잠재울 수요 증대·적자 탈피 대책 내놔야
도시철도 2호선은 지난 2002년 기본계획 최초 승인·고시 후 15년간 노선 갈등, 건설 방식 문제 제기, 찬반 논쟁 등으로 인해 번번이 착공에 실패했다. 광주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1호선의 보완 성격인 순환선이 제때 들어서지 못하면서 1호선 기능 저하와 누적 적자는 계속 쌓여가고 있으며, 도시철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지역사회에 뿌리내리게 됐다.
광주시가 도시 외곽 개발을 계속하면서 주거지역은 크게 확장됐으나, 공공(대중)교통시스템은 기존 시가지 등 일부 지역에 한정돼 있다는 점에서 도시철도, 시내버스의 공급은 불가피하지만 좀처럼 이에 대한 논의는 진전되지 못한 상태다.
과거 민선 4기와 5기의 논쟁이 모두 2호선 추진을 전제로 했다면, 민선 6기의 재검토는 2호선 사업의 폐기도 포함돼 있었다는 점에서 다르다. 여러 차례의 논의 끝에 재추진이 결정됐지만 여전히 반대의 목소리도 거센 상태다. 문제는 이번 논쟁이 광주의 도시교통시스템을 공공교통을 중심으로 해야 한다는 지향점 없이 단순한 사업 추진 여부에만 매몰됐다는 점이다.
◇당초 5개 노선 계획 이후 추진, 재검토, 재추진=도시철도 1호선이 동서를 가로지르게 된 배경은 지난 1994년 11월 광주도시철도 노선이 당초 5개 노선 102.65km로 계획됐었기 때문이다. 이후 1호선(소태∼월전) 20.2km, 2호선(송암∼문화) 13.7km만 먼저 추진하고 나머지 3개 노선은 2001년 재검토하기로 했다가, 2002년 11월 1호선 동서선(용산동∼옥동) 20.1km, 2호선 순환선(효천역∼백운광장) 27.4km, 3호선 남북선(백운광장∼첨단산단) 20.3km 등 3개 노선 67.8km만 추진하기로 했다.
2호선은 2003년 정부로부터 사업 승인을 받고, 2004년 예비타당성 조사도 비용편익분석(B/C) 1.42로 통과했지만, 노선과 국비 지원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착공이 연기됐다. 2011년 11월 3호선이 사라진 대신 2호선이 지상고가 방식 확대순환선(41.7km)으로 변경돼 승인·고시됐는데, 지상고가에 대한 논란이 일면서 2013년 12월에는 저심도지하 방식(41.9km)으로 다시 바뀌었다.
민선 6기인 2014년 7월 사업 재검토에 들어갔으며, 2016년 2월 ‘100인 시민위원회’에서 재추진을 결정, 같은 해 12월 30일 광주시가 정부와 총사업비 협의를 완료했다. 현재 1단계(시청∼광주역, 17.06km) 실시설계용역에 들어갔으며, 차량제작 구매 우선협상자를 선정한 상태다. 하지만 일부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여전히 사업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이유는 ▲경제성 부족 및 운영적자 부담 ▲수요예측 불신 ▲급행버스 중심의 대중교통 간선망 구축 등이다.
◇반대 주장 일부 타당성…시가 대책 내놔야=광주시는 2025년 도시철도 2호선 개통 시 도시철도 수송분담률이 현재 3.5%에서 12.1%로 대폭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구 밀집지역 경유 및 1호선과의 연계 환승으로 도심 교통체증 해소는 물론 승용차를 갖고 있는 일반시민들까지 이용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전무하다. 인구 감소추세를 감안하면 이용자가 줄 수밖에 없고, 승용차 이용자가 현재의 수준을 유지할 경우 시의 예상은 어긋나고 결국 1호선에 이어 2호선 역시 적자가 누적될 것이라는 것이 2호선 반대론자의 주장이다. 또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도시철도 2호선 대신 도시 외곽 택지지구에 대해서는 급행버스 중심의 대중교통 간선망을 구축하자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이는 국비 지원이 불투명해 전액 시비로 충당해야 하는데다 투입 예산 역시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문제는 이같은 반대론자에 대한 지적에 대해 광주시가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면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또다시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정쟁에 휘말릴 경우 행·재정력 낭비는 물론 지역사회 내 혼란도 예상된다.
◇2호선 탓 시 재정은 향후 7년간 ‘비상’=2호선 착공이 계속 지연되면서 사업비도 2조를 넘어섰다. 소요사업비는 2010년 1조7394억원에서 2013년 1조9503억원, 2017년 2조579억원으로 상승했다. 2조579억원 가운데 국비(60%)가 1조2347억원, 시비(40%)가 8232억원이다. 광주시는 2호선 사업으로 인해 2018년부터 2024년까지 6586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2017년 현재 9435억원인 채무액이 2024년에는 1조2205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매년 상환액도 증가하면서 도시공원 매입 등 다른 사업 추진은 상당기간 불가능해진다. 또 공사로 인한 교통 불편 등도 뒤따를 수밖에 없다.
광주시 관계자는 “건전재정 운영을 위해 채무비율을 25% 이내로 유지해야 하며, 2018년 이후에는 긴급한 사업을 제외하고 일반 사업은 최대한 억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현석기자 chadol@
과거 민선 4기와 5기의 논쟁이 모두 2호선 추진을 전제로 했다면, 민선 6기의 재검토는 2호선 사업의 폐기도 포함돼 있었다는 점에서 다르다. 여러 차례의 논의 끝에 재추진이 결정됐지만 여전히 반대의 목소리도 거센 상태다. 문제는 이번 논쟁이 광주의 도시교통시스템을 공공교통을 중심으로 해야 한다는 지향점 없이 단순한 사업 추진 여부에만 매몰됐다는 점이다.
◇당초 5개 노선 계획 이후 추진, 재검토, 재추진=도시철도 1호선이 동서를 가로지르게 된 배경은 지난 1994년 11월 광주도시철도 노선이 당초 5개 노선 102.65km로 계획됐었기 때문이다. 이후 1호선(소태∼월전) 20.2km, 2호선(송암∼문화) 13.7km만 먼저 추진하고 나머지 3개 노선은 2001년 재검토하기로 했다가, 2002년 11월 1호선 동서선(용산동∼옥동) 20.1km, 2호선 순환선(효천역∼백운광장) 27.4km, 3호선 남북선(백운광장∼첨단산단) 20.3km 등 3개 노선 67.8km만 추진하기로 했다.
◇반대 주장 일부 타당성…시가 대책 내놔야=광주시는 2025년 도시철도 2호선 개통 시 도시철도 수송분담률이 현재 3.5%에서 12.1%로 대폭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구 밀집지역 경유 및 1호선과의 연계 환승으로 도심 교통체증 해소는 물론 승용차를 갖고 있는 일반시민들까지 이용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전무하다. 인구 감소추세를 감안하면 이용자가 줄 수밖에 없고, 승용차 이용자가 현재의 수준을 유지할 경우 시의 예상은 어긋나고 결국 1호선에 이어 2호선 역시 적자가 누적될 것이라는 것이 2호선 반대론자의 주장이다. 또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도시철도 2호선 대신 도시 외곽 택지지구에 대해서는 급행버스 중심의 대중교통 간선망을 구축하자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이는 국비 지원이 불투명해 전액 시비로 충당해야 하는데다 투입 예산 역시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문제는 이같은 반대론자에 대한 지적에 대해 광주시가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면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또다시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정쟁에 휘말릴 경우 행·재정력 낭비는 물론 지역사회 내 혼란도 예상된다.
◇2호선 탓 시 재정은 향후 7년간 ‘비상’=2호선 착공이 계속 지연되면서 사업비도 2조를 넘어섰다. 소요사업비는 2010년 1조7394억원에서 2013년 1조9503억원, 2017년 2조579억원으로 상승했다. 2조579억원 가운데 국비(60%)가 1조2347억원, 시비(40%)가 8232억원이다. 광주시는 2호선 사업으로 인해 2018년부터 2024년까지 6586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2017년 현재 9435억원인 채무액이 2024년에는 1조2205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매년 상환액도 증가하면서 도시공원 매입 등 다른 사업 추진은 상당기간 불가능해진다. 또 공사로 인한 교통 불편 등도 뒤따를 수밖에 없다.
광주시 관계자는 “건전재정 운영을 위해 채무비율을 25% 이내로 유지해야 하며, 2018년 이후에는 긴급한 사업을 제외하고 일반 사업은 최대한 억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현석기자 chado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