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보급률 초과에 매물만 쌓여…건설업계 구조조정 시급
2024년 12월 26일(목) 20:25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 광주 주택시장 부진 요인 및 향후 전망 발표
미분양 주택 늘어 가격 하락 부추겨…분양가 상승 부동산 침체 영향
주택시장 규모 대비 전설업체 수 전국 1위…업종전환 지원 등 필요

/클립아트코리아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가 광주지역 주택시장에서 아파트 등 주택 공급량 및 미분양 분량이 수요량보다 많아짐에 따라, 지역 건설업계가 구조조정 등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광주의 경우 이미 주택보급률이 105%를 초과했고, 대출금리도 높은 만큼 주택 이주 부담이 커져 주택 수요는 줄어든 반면, 지역 주택시장의 규모 대비 건설업체 수는 전국에서 가장 많다는 점에서다.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는 26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최근 광주지역 주택시장 부진 요인 및 향후 전망’자료를 발표했다.

이번 자료는 주문석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 기획금융팀 과장, 정윤재·윤창석 조사역 등이 광주지역 주택시장의 부진에 대해 수요측면과 공급측면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다.

주 과장은 광주지역 주택시장 부진의 주요 요인으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꼽았다. 수요는 갈수록 적어지는데, 공급은 지속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우선 수요 측면에서는 지난 2022년 하반기 이후 광주지역 주택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신규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대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 부동산 업계가 호황이었던 지난 2020~2021년에는 광주 신규 아파트 청약경쟁률이 많게는 80대 1에 근접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5대 1 수준을 하회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광주시의 경우 주택보급률이 지난 2022년 기준 105.2%에 달해 전국 6개 광역시 중 울산(108.4%)에 이어 두번째로 높았고, 주택 중 아파트 비율은 지난해 기준 81.5%에 달했다. 하지만 1인가구 수가 증가함에 따라 아파트보다는 비아파트 주거시설 수요가 높아지면서 기존 부동산 침체에 영향을 미쳤다.

이 밖에도 광주 아파트 분양가는 공사원가 부담 증가 및 분양가격 규제의 완화 등으로 지난 10월 기준 1㎡ 당 557만 5000원까지 올랐고, 높은 수준의 대출금리가 지속되면서 주택 이주 부담이 커진 점도 지역 주택시장 부진의 원인으로 꼽혔다.

공급측면에서는 지역 주택시장 규모 대비 너무 많은 지역 건설업체 수 및 주택경기 침체 등이 부진에 한 몫했다는 분석이다.

광주시 건설업 지역내총생산 1000억원 당 건설업체 수는 지난 2020년 기준 322개로 전국 6개 광역시 가운데 압도적으로 많았다. 광주에 이어 대전(265개), 대구(243개), 부산(219개), 울산(166개), 인천(137개) 순으로 많았다.

기존 지역 건설업체 수도 타지역 대비 많은 가운데,지역 건설시장에 수도권 소재 건설사 등 타지역 업체들도 건설 수주에 참여하면서 주택 공급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광주지역 주택시장의 경기민감도가 높다는 점도 문제다. 주택경기가 호황이던 지난 2020~2021년 착공된 아파트 등이 지난해와 올해 준공됐지만, 주택 경기가 침체됨에 따라 다수 미분양 상태로 남게 됐다.

주 과장은 향후 광주 주택시장에 대해서는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락 등으로 원리금 상환 부담이 감소하고, 주택가격도 소폭 상승 전환했다는 점에서 다소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광주지역이 타지역 대비 높은 주택보급률 및 아파트 비중, 2인 이상 가구 수 감소, 시장 규모 대비 너무 많은 건설업체 수 등 구조적 요인들로 인해 주택시장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주 과장은 “향후 광주 주택시장의 구조적 개선을 위해서는 중대형 아파트보다는 소형 아파트 또는 비아파트 주택의 공급 비중을 높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실적부진이 지속되거나 경영개선이 어려운 지역 건설사들에 대해서는 업종전환을 지원하는 등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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