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예향] 남도 체험로드_완도의 여름을 즐기다
2025년 07월 07일(월) 17:00
섬에서 시작되는 여름, 완도를 즐기다

길이 3.8km, 너비 150여m로 넓은 백사장을 자랑하는 완도군 신지면 명사십리 해수욕장.

광주에서 출발해 완도까지 남도를 가로지르는 여정에는 늘 묵직한 인내와 작은 설렘이 교차한다. 나주, 영암, 강진, 해남을 지나 끝내 닿는 완도, 그 길목마다 풍경이 바뀌고 바닷바람 냄새도 시시각각 달라진다. 도로가 끝나는 지점마다 다시 다리가 이어지고, 본도와 노화도, 보길도, 신지도, 청산도, 이름마저 빙그레 웃는(完) 섬(島)들이 차례로 얼굴을 내민다. 섬마다 이어지는 길은 완도가 가진 시간의 깊이와 넉넉함을 새삼 깨닫게 한다.

이 땅의 바다와 해안선, 숲 아래에는 늘 누군가 시를 짓고, 항해를 떠나고, 자신만의 시간을 쌓아왔다. 천 년 전 청해진을 연 해상왕 장보고의 진취와 용기가 바닷가 어귀마다 남아 있고, 골목과 산책로마다 느림의 미학과 고산 윤선도의 시가 바람에 실려 흐른다. 남도의 초여름, 푸른 바람에 몸을 맡기고 여행자의 걸음을 하나씩 내디뎌본다.

◇‘모래가 노래하는 해변’ 신지 명사십리 해수욕장

남도에서 여름이 제일 먼저 들려오는 곳, 신지 명사십리 해수욕장. 완도 신지면에 자리 잡은 이 해변은 남해안에서 손꼽히는 휴양지다.

이름처럼 십 리, 4㎞ 가까이 뻗은 은빛 모래사장은 길게 누운 파도와 함께 독특한 노랫소리를 들려준다. 해풍을 맞으며 걸으면, 맨발 밑에서 모래가 스치는 소리가 기분 좋게 따라온다. 실제로 이곳의 모래는 유리알처럼 곱고, 파도에 실려 오는 바다 내음까지 푸르게 번진다. 본격적인 서머 시즌이 오픈하면 이른 아침부터 붐비는 편이니 피서객이 많지 않은 시간대(오전 8~10시, 혹은 해 질 녘 산책 시간)를 노려보는 것도 방법이다.

이곳은 국내에서 최초로 세계 친환경 해변 인증인 ‘블루 플래그’를 획득해 2년 연속 인정받았으며, 수질과 자연환경 모두 국제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해수에 포함된 미네랄 함유량이 전국 어느 해수욕장보다 풍부해, 그냥 바닷물에 발을 담그는 것만으로도 자연 치유를 경험할 수 있다. 실제로 피부 질환 완화나 피부 노화 예방 효과를 기대하며 바다를 찾는 이들도 많다.

신지 명사십리에는 가족 단위, 연인, 아이들 모두가 불편 없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시설들이 잘 갖춰져 있다. 길이 3.8㎞, 폭 150m에 달하는 백사장이 완만하게 펼쳐져 있고, 울창한 송림과 넓은 오토캠핑장이 맞닿아 있어 이른 아침부터 밤까지 머물기 좋다. 바다와 모래사장 사이를 따라 산책로와 노르딕 워킹 코스가 조성되어 있어, 바다를 바라보며 천천히 걸음을 옮기다 보면, 탁 트인 하늘과 푸른 물결이 어느새 마음을 환하게 열어준다. 특히 이곳은 장애인, 고령자, 영유아를 동반한 가족 등이 무장애로 여행할 수 있도록 동선이 배려된 ‘열린관광지’로 조성돼 있어, 누구에게나 열린 바닷가임을 자랑한다.

완도 신지 명사십리 해변 입구에 설치된 파란 스머프 조형물. /최현배 기자
해변 입구에 들어서면 글로벌 친환경 인증의 상징인 파란 스머프 조형물이 반겨준다. 방문객은 인증 마스코트와 기념사진을 남기거나, 여름 내내 이어지는 환경보호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다. 주차장, 샤워장, 편의시설도 잘 되어 있어 편리한 여름휴가를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여름 바다에 가장 먼저 발을 담그고 싶다면, 혹은 완도에서 시작되는 섬의 여름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신지 명사십리 해수욕장이야말로 남도 체험 로드의 출발지다.

한낮에는 햇살이 제법 강하다. 선글라스와 모자, 자외선 차단제를 챙기는 건 기본! 송림 그늘이나 해수욕장 부근 카페를 잠깐 들렀다 해수욕을 이어가면 하루 온종일도 아깝지 않다. 추천할만한 연계 코스는 신지 해양치유센터, 명사십리 해변길, 그리고 캠핑장~해송 숲길 트레킹. 여름의 시작을 완도에서 열어보고 싶다면 신지 명사십리해수욕장이 그 정답이다.

◇바다 보며 힐링 완도 해양치유센터

완도의 가장 푸른 계절, 남도의 바다가 온몸을 부드럽게 감싸 안는다. 신지 명사십리 해변에서 걸어서 5분, ‘완도해양치유센터’에선 바다가 단순히 풍경을 넘어 건강을 직접 체험하는 휴식이 된다. 이곳은 2023년 개관 이후 남해안 웰니스의 새 명소가 됐다.

완도 해양치유센터 1층에 조성된 ‘딸라소풀’.
센터 1층의 ‘딸라소풀’(그리스어로 ‘바다’)에선 매일 새 물을 끌어온 진짜 바닷물에서 에어버블 수중마사지와 걷기, 릴렉스용 드림베스 존 등이 이어진다. 다른 수영장과 달리 염지하수를 써서 몸이 물 위에 가볍게 뜨고, 자연스러운 부력 덕분에 관절 통증이 걱정인 어르신들도 피로 없이 즐기기 좋다. ‘엄마 품처럼 편안하다’는 후기처럼, 창밖 너머 바다 풍경과 맞닿아 명상하듯 치유 받을 수 있다.

완도 해양치유센터에서 체험하는 해조류 스파 테라피. <완도군 제공>
고객마다 추천하는 핵심 프로그램은 또 있다. 완도산 전복, 해조류, 머드, 비파, 황칠 같은 지역 특산물을 재료로 한 햇바스테라피, 해초류 스크럽과 해조류 머드 스파, 맥반석 온열 테라피, 직접 만든 다시마 마스크팩이 대표적. 피부 노폐물 제거, 염증 완화, 면역력 증진 등 바다 자원이 주는 과학적 효능을 오롯이 느껴볼 수 있다. 얼굴 및 전신에 바르는 천연 머드와 팩은 ‘10분 이상 오래 바르면 모공이 막힐 수 있으니, 센터의 모래시계로 적정 시간을 꼭 확인’하는 것이 좋다. 특색 있는 수중 저주파 마사지는 일명 ‘물고문’이라 불릴 만큼 깊은 근육까지 시원하게 자극해 피로를 단번에 덜어낸다. 특히 전지훈련팀이나 몸 관리를 원하는 이들에게 꾸준히 인기다.

1층 식당에선 전복죽·전복해초비빔밥·전복돌솥밥 등 남도 바다의 건강을 그대로 담은 메뉴가 인기. 카페와 라운지에서는 완도산 비파차와 유자차, 남도 특산물 디저트로 여행의 피로를 달랠 수 있다. 특히 ‘무환자나무(환자가 없는 나무)’라 불리는 비파의 효능을 즐겨보자. 여름밤 송림 사이를 걷다 보면, 바람 따라 맨발 걷기 체험(노르딕워킹)과 명상 프로그램, 산소 음이온이 가득한 기후 휴식 공간도 함께 운영된다.

완도 해양기후치유센터에서 완도 방문객 혹은 치유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해변 요가 프로그램. <완도군 제공>
프리미엄 프로그램 이용객은 내 근골격·자세 분석부터 맞춤 스트레칭 코칭까지 무료로 관리받을 수 있다. 일행과 그룹으로 온 고객들에게는 세미나실, GX룸 등 최신 프로그램도 곧 운영될 예정이다. 특히 올 하반기엔 추가 예산 투입으로 인피니티풀과 어린이 물놀이시설까지 오픈이 예고돼 있다.

여름철엔 주말·연휴에 예약이 빨리 마감되므로, 사전 예약과 준비물(수영복, 여벌 옷, 모자, 슬리퍼) 꼭 챙길 것. 명사십리 해변 산책, 해양치유센터 체험, 완도타워-공원 연계까지 하루 코스로 남도 감성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

휘황한 자연, 정성 들인 힐링, 그리고 완도의 섬사람들이 나누는 정성까지. 올여름 건강한 치유여행의 정점, 신지해변 완도해양치유센터에서 새로운 여름을 시작해보자.

/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사진=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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