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둥 사이 48m에 콘크리트 타설량 35% 늘어…하중 감당 못했을 듯
2025년 12월 14일(일) 20:45 가가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사고 원인
고난도 건축물, 기술력 미흡
설계 단계부터 문제 많았을 것
고난도 건축물, 기술력 미흡
설계 단계부터 문제 많았을 것
‘광주대표도서관’ 공사장 붕괴 사고를 지켜본 건축 전문가들이 부실 시공의 원인을 다양하게 분석하고 있다.
이들은 데크 플레이트(거푸집) 제조사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타설할 콘크리트 물량이 34.9% 늘어나면서 기존 설계가 늘어난 하중을 충분히 지탱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14일 “콘크리트 타설량 증가에 따른 하중 변화가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광주시 종합건설본부는 당초 1~2층 및 옥상층 바닥에 특정 규격의 데크 플레이트를 이용해 콘크리트를 타설할 예정이었으나, 해당 규격이 단종되자 공사비가 4000여만원 저렴한 다른 형태의 데크플레이트를 이용하기로 했다.
또 지난달에는 설계변경을 거쳐 데크플레이트에 부을 콘크리트 양을 기존 632㎥에서 853㎥로 34.9% 늘리기도 했다. 애초 설계상으로는 데크플레이트 상부 100㎜ 수준의 콘크리트만 반영돼 있어 골 부분, 외단부를 채울 콘크리트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전문가들이 이 지점에 주목하고 있다. 애초 설계보다 콘크리트 양을 늘려 타설하다보니 기존 구조가 하중을 견디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발주처는 콘크리트 양을 늘려 타설할 때 증가한 하중을 감당할 방안을 별도로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시 CCTV 영상으로도 측면부가 짓눌리며 철골 구조물이 뒤틀리는듯 하더니 구조물 등이 연쇄적으로 붕괴되는 점을 보아 하중이 제대로 분산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데크 두께와 구조 성능이 유사한 상태에서 콘크리트 양이 늘었다면 하중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증가한 하중을 감당할 수 있는지 ‘구조 검토’와 보강이 적절히 이뤄졌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일반적인 붕괴 사고는 1개 층 일부가 무너지는 데 그치지만, 이번 사고는 지상 2층부터 지하층까지 구조물 전반이 함께 무너진 점에서 전반적인 부실 공사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송창영 한국재난안전기술원 이사장은 “경간이 48m나 되는, 고난도의 건축물을 충분한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공하다, 당초 설계에 비해 늘어난 하중을 버텨내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안홍섭 군산대 건축학과 교수는 “설계 변경이 여러번 되면서 공기 연장도 여러번 됐고, 애초 설계 단계부터 어려움이나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며 “무너진 구조물을 보면 접합부분이 뚝뚝 끊어져 있는데, 구조물을 만들 기술력을 갖춘 근로자나 이를 컨트롤할 감리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도 보인다”고 분석했다.
경찰과 노동청도 구체적인 원인 조사에 나섰다. 광주경찰청은 지난 13일 광주지방고용노동청과 함께 광주대표도서관 시공사 구일종합건설과 하청업체, 설계업체, 감리업체 등 6개 업체들을 압수수색하고 사고 원인, 책임 소재를 조사에 나섰다.
광주시도 관계 부서가 참여하는 TF를 가동하고 시공과 감리, 발주 등 공사 전 과정에서 문제점이 있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시가 발주해 진행 중인 주요 건설 현장 51곳에 대한 긴급 점검도 병행할 방침이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이들은 데크 플레이트(거푸집) 제조사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타설할 콘크리트 물량이 34.9% 늘어나면서 기존 설계가 늘어난 하중을 충분히 지탱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광주시 종합건설본부는 당초 1~2층 및 옥상층 바닥에 특정 규격의 데크 플레이트를 이용해 콘크리트를 타설할 예정이었으나, 해당 규격이 단종되자 공사비가 4000여만원 저렴한 다른 형태의 데크플레이트를 이용하기로 했다.
또 지난달에는 설계변경을 거쳐 데크플레이트에 부을 콘크리트 양을 기존 632㎥에서 853㎥로 34.9% 늘리기도 했다. 애초 설계상으로는 데크플레이트 상부 100㎜ 수준의 콘크리트만 반영돼 있어 골 부분, 외단부를 채울 콘크리트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최 교수는 “데크 두께와 구조 성능이 유사한 상태에서 콘크리트 양이 늘었다면 하중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증가한 하중을 감당할 수 있는지 ‘구조 검토’와 보강이 적절히 이뤄졌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일반적인 붕괴 사고는 1개 층 일부가 무너지는 데 그치지만, 이번 사고는 지상 2층부터 지하층까지 구조물 전반이 함께 무너진 점에서 전반적인 부실 공사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송창영 한국재난안전기술원 이사장은 “경간이 48m나 되는, 고난도의 건축물을 충분한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공하다, 당초 설계에 비해 늘어난 하중을 버텨내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안홍섭 군산대 건축학과 교수는 “설계 변경이 여러번 되면서 공기 연장도 여러번 됐고, 애초 설계 단계부터 어려움이나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며 “무너진 구조물을 보면 접합부분이 뚝뚝 끊어져 있는데, 구조물을 만들 기술력을 갖춘 근로자나 이를 컨트롤할 감리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도 보인다”고 분석했다.
경찰과 노동청도 구체적인 원인 조사에 나섰다. 광주경찰청은 지난 13일 광주지방고용노동청과 함께 광주대표도서관 시공사 구일종합건설과 하청업체, 설계업체, 감리업체 등 6개 업체들을 압수수색하고 사고 원인, 책임 소재를 조사에 나섰다.
광주시도 관계 부서가 참여하는 TF를 가동하고 시공과 감리, 발주 등 공사 전 과정에서 문제점이 있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시가 발주해 진행 중인 주요 건설 현장 51곳에 대한 긴급 점검도 병행할 방침이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