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첫 주말 여수 해수욕장 돌아보니] 바가지·쓰레기 줄어 만족…안전요원·편의시설은 부족
2025년 07월 06일(일) 20:20
피서객 지난해보다 30% 급증
불황 시름 상인들 모처럼 화색
개인 파라솔 설치도 자유로워
경사로 등 장애인 배려시설 미흡
일부 주차장 마련되지 않아 불편
세족장 없어 음수대서 발 씻기도

지난 5일 여수시 웅천친수공원을 찾은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광주·전남 지역에서 연일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주말 사이 전남 지역 해수욕장이 잇따라 개장하면서 피서객들의 발길이 몰리고 있다.

올해는 해수욕장을 찾은 방문객이 지난해 대비 30% 뛰면서 경기 침체에 시름하던 지역 상인들도 모처럼 ‘화색’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일부 해수욕장에서는 주차 불편이나 안전관리요원·직원 부재, 편의시설 부족 등 고질적인 문제는 아직도 반복되고 있었다.

지난 5일 개장한 여수 해수욕장 9곳(웅천·만성리·모사금·무슬목·방죽포·장등·낭도·안도·거문도)은 가족끼리, 연인끼리, 친구끼리 모여든 피서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곳은 전남 12개 시·군의 해수욕장 54곳 중 가장 먼저 문을 열었다.

여수시에 따르면 이날 여수시 9개 해수욕장에는 3144명의 방문객이 찾아왔다. 이는 지난해 여수 해수욕장의 첫 개장일(7월 8일)보다 30%(749명) 증가한 수치다.

웅천친수공원에 가장 많은 1226명이 찾아왔으며, 만성리검은모래해변 732명, 모사금해수욕장 579명 등이었다. 무슬목(303명)·방죽포(100명)·장등(91명)·낭도(49명)·안도(44명)·거문도(20명) 해수욕장에도 발길이 이어졌다.

이 중 섬 지역을 제외한 7개 해수욕장을 방문해보니, 꾸준히 지적받아왔던 바가지 요금, 민간업체 파라솔 독점, 쓰레기 투기 등 문제는 눈에 띄게 개선돼 있었다.

무슬목해수욕장의 경우 상인회인 동백골번영회와 여수시 간 협의를 거쳐 관광·휴양지로서 적정한 가격을 맞춰 인근 매점의 가격을 정해 뒀다. 통돼지바비큐는 4만원, 통닭은 2만 5000원에 판매하고 있었으며 아메리카노 4000원, 라면 5000원 등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먹을 수 있는 음식도 준비돼 있었다.

민간 업체 등이 개인 파라솔 설치를 막는 경우도 사라져 웅천친수공원의 경우 방문객들이 자유롭게 파라솔을 설치해 피서를 즐기고 있었고, 노란 조끼를 입은 환경미화원들이 주기적으로 해변을 돌며 청소를 해 시종 깨끗한 해변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일부 소규모 해수욕장에서는 안전요원 등이 부재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여수시는 인명구조 자격증을 보유한 안전관리요원 50여명을 9개 해수욕장에 분산배치했으나, 해수욕장 규모에 따라 수가 부족한 곳이 발생한 것이다.

낭도해수욕장에서는 안전요원 2명이 배치돼 있었는데, 1시간여 동안 두 안전요원 모두 해수욕장 이용객들을 감시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한 명이 인근 해수욕장에 다른 업무를 보러 간다며 1시간 이상 자리를 비웠고, 나머지 한 명도 바다에서 구조보트를 정박해야 한다며 자리를 비운 것이다. 같은 시각 샤워실을 이용하려 관리실을 찾은 손님이 어디에 문의해야할 지 혼란스러워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안전관리요원은 “비교적 규모가 작은 해수욕장이다보니 사람들이 적을 때는 모래사장과 사무실 인근을 돌아다니며 감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부 해수욕장은 이동(교통) 약자를 위한 배려가 부족하거나 세족 시설 등이 마련되지 않아 불편이 이어지기도 했다.

울퉁불퉁한 몽돌이 깔려있는 무슬목 해수욕장에는 모래사장으로 향하는 경사로가 전혀 마련되지 않았다. 일부 경로에 야자 섬유의 바닥재가 깔려있긴 했지만 휠체어나 유모차를 이용하는 가족들은 먼발치에서 모래사장과 바다를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무슬목 해수욕장에는 무료 세족장이 없어 이용객들이 음수대에서 발을 씻고 있었다. 그 탓에 인근 상인회장은 10분에 한 번 꼴로 음수대에서 발을 씻으려는 이용객에게 “배관이 막힌다. 발을 씻지 말아달라”고 소리치기를 반복했다.

낭도 해수욕장은 주차장도 별도로 마련돼 있지 않아 방문객들이 인근 도롯가에 차를 세워 두고 걸어 오거나 입구로 차를 타고 들어와 모래사장에 차를 세워야 했다.

여수시는 “인근에 유료 샤워장이 있어도, 막상 돈을 내라고 하면 이용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관광객이 증가하는 데 맞춰 아직 마련되지 못한 무료 세족장 등 시설을 새로 설치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며 “경찰 등 추가 인력을 배치하고 환경정비를 강화해 피서객들이 안전하게 피서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주에는 장흥과 목포, 보성 지역 해수욕장이 개장하며 셋째주에는 함평, 고흥, 해남, 무안, 영광, 진도, 신안이 넷째주엔 완도군 해수욕장이 순차 개장한다. 오는 11일부터 25일까지 완도 신지명사십리, 함평 돌머리, 영광 가마미 해수욕장 등 나머지 45곳의 해수욕장이 피서객을 맞는다.

/글·사진=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여수=김창화 기자 ch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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