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호’가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향한 순항을 시작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FIFA랭킹 23위)이15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바레인(86위)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3-1 승리를 거뒀다.

황인범(즈베즈다)이 이번 대회 한국의 첫 골을 신고했고,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멀티골을 기록하면서 승리의 주역이 됐다.

이날 경기에서 손흥민(토트넘)과 조규성(미트윌란)이 투톱으로 섰고, 이재성(마인츠)과 이강인이 좌우 날개를 맡았다. 박용우(알아인)와 황인범이 중원에 자리했고 이기제(수원), 김민재(뮌헨), 정승현(울산), 설영우(울산)가 포백 수비라인을 꾸렸다. 골대는 김승규(알샤바브)가 지켰다.

전반전 팽팽한 신경전이 펼쳐지면서 5장의 옐로카드가 쏟아졌다. 한국에서는 전반 9분 박용우, 13분 김민재가 연달아 경고를 받았다. 전반 28분에는 이기제도 옐로카드를 받는 등 초반 거친 흐름으로 경기가 전개됐다.

바레인이 몇 차례 매서운 역습도 선보이면서 한국을 압박했지만 황인범이 선제골로 분위기를 바꿨다.

전반 38분 왼쪽에서 이재성의 컷백 크로스가 상대 수비 발 맞은 뒤 손흥민을 지나 오른쪽에서 쇄도하던 황인범에게 향했다. 황인범이 침착하게 왼발로 슈팅을 날리면서 골대를 갈랐다.

전반 추가 시간에는 손흥민의 위력적인 슈팅도 나왔지만, 포물선을 그린 공이 골키퍼 품에 안기면서 1-0으로 전반전이 마감됐다.

후반 시작과 함께 한국과 바레인이 골을 주고받았다.

후반 6분 바레인 압둘라 알하샤시의 동점골이 나왔지만 예열을 끝낸 이강인이 후반 11분 김민재의 패스를 받아 왼발 중거리 슈팅을 선보였다. 공은 왼쪽 골대를 스친 뒤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23분 다시 한번 이강인이 포효했다. 오른쪽에 있던 이강인이 첫골을 기록했던 황인범의 패스를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이내 공은 골대 왼쪽을 뚫었고, 3-1이 됐다.

후반 35분 바레인의 프리킥 상황에서 사예드 바케르의 헤더가 나왔지만 김승규가 공을 품에 안으면서 실점 위기를 넘겼다.

한국은 이후 후반 8분의 추가 시간까지 실점 없이 지키면서 3-1 승리로 1차전을 마무리했다.

멀티골을 기록하며 수훈 선수가 된 이강인은 경기가 끝난 뒤 “경기 전부터 쉬운 경기가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좋은 점도 있었고 안 좋은 점도 있었는데 더 좋은 경기, 결과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며 “팀에 도움이 돼서 기쁘다. 다음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해서 더 좋은 경기력과 결과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승리로 아시안컵을 열었지만 ‘옐로카드’는 한국 우승 여정의 과제로 떠올랐다.

전반전에만 3개의 경고가 나왔고, 후반 추가 시간에는 페널티지역에서 상대 발에 걸려 넘어졌던 손흥민이 오히려 할리우드 액션으로 경고를 받는 등 첫 경기에서 무려 5개의 옐로카드가 쌓였다.

한편 한국은 20일 오후 8시 30분에는 요르단과 E조 2차전을 벌인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