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에는 어르신들께 어떤 맛있는 반찬을 해 드릴까?’

광주 서구 농성동에 있는 식당 ‘미스터LEE’ 이창준(54) 대표는 매달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지난해 3월부터 한 달에 한 번씩, 벌써 1년 5개월째 지역 홀몸 어르신에게 반찬을 만들어 전달하고 있는 그는 계절에 맞는, 건강에 좋은 반찬을 만들어 기부할 생각으로 가득하다.

이 대표는 최근 복날을 맞아 전복삼계탕 100인분을 조리해 노인복지관에 기탁,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는 홀몸어르신 100명에게 전달했다.

이 대표는 “평소에는 서구 지역 노인복지회관을 통해 기부하고 있는데, 반찬을 전달할 홀몸어르신이 400여분은 된다. 매달 100명씩 돌아가며 전달하고 있다”고 웃었다.

이 대표는 지난 12년 동안 봉사활동을 해 온 ‘나눔 천사’다. 대학생 시절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기도 했고, 평소 어르신과 아이, 장애인 등에게 관심이 많아 각종 장애인복지재단, 노인복지관 등서 봉사활동을 해 왔다. 현재 식당 일을 하면서도 짬을 내 치매 환자 집을 방문해 말벗을 해 주거나, 지적·시각장애인들을 만나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그는 봉사활동을 하며 반찬이 없어 끼니를 거르는 어르신들을 자주 봐 왔다고 한다.

“지난해 1월 식당을 오픈하면서도 생활이 어려운 분들에게 식사 한 끼라도 대접해 드리자고 마음먹었지요.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식당으로 모시기가 어려워진 거예요. 그래서 직접 반찬을 만들어 전달하기로 결심했습니다.”

한번에 많이 주기 보다 3~4끼 먹을 분량으로 꾸준히 전해 주는 편이 먹기도 보관하기도 편하다고 나름의 노하우도 밝혔다.

“어르신들이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면 제 마음은 더 부채질돼요. 제게는 작은 노력이지만, 어르신들에겐 큰 행복일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지요. 요즘은 옛날 어르신들이 드셨던 맛을 재현하기 위해 주방 이모와 함께 머리를 싸매고 있습니다.(웃음)”

그가 매달 반찬 나눔에 쓰는 비용은 70만원 내외다. 코로나19 여파로 식당도 늘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어차피 모두가 장사하기 힘든 상황이고, 작은 이익금을 챙긴다고 당장 사정이 나아질 것도 아니다”는 그다.

이 대표의 나눔 뚝심은 주변 사람들의 마음도 움직였다. 평소 친했던 차상만 메리츠화재 센텀본부장은 최근 삼계탕 나눔에 쓰인 닭 100마리를 후원했다. 이 대표는 이처럼 나눔 바이러스가 퍼져나가 많은 이들이 기부에 동참해 줬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밝혔다.

“봉사는 실천이에요. 거창하지 않게, 작게나마 꾸준히 하는 봉사가 값지다고 생각해요. 많은 분들이 나눔에 대한 뜻은 있지만, 선뜻 도전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작은 정성을 모아 기부하면 큰 행복으로 돌아옵니다. 많은 사람들이 나눔에 동참해 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습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