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움직이는 소리’를 내고 싶어하는 광주 대학생들이 풍물놀이로 한 데 뭉쳤다.

광주 지역 대학생들로 구성된 풍물 동아리 ‘울림’은 5·18민주화운동, 세월호 참사 등을 주제로 사회참여활동을 진행해 상처입은 이들과 아픔을 공유하고 있다.

이다솜 울림 대표는 “풍물놀이는 액(厄)을 물리치고 복을 불러오는 놀이다. 단순히 우리끼리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에서 아픔을 겪은 사람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풍물패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울림은 지난해 9월 창단한 새내기 동아리다. 지난 10여개월 동안 ‘필봉굿’을 중심으로 합을 맞춘 울림 회원들은 거리 공연은 물론 농악경연대회, 임방울국악제 등 대회에도 참가하며 실력을 쌓아 왔다.

울림은 공연에서 그치지 않고, 힘들고 어려운 일을 겪은 이들과 함께하고자 힘을 쏟았다. 지난 5월에는 5·18민주화운동 41주년을 맞아 민주광장에서 오월영령들을 달래는 버스킹 공연을 열었다. ‘5·18서포터즈’로 참가해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를 하고, 1980년 당시 시민군이었던 이들과 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또 세월호 7주기를 맞은 지난 4월에는 동구 금남로에서 리본 나눔 행사를 열었으며, 제주4·3항쟁 73주기를 맞아 군산 미군기지를 방문하기도 했다.

“풍물놀이는 단순히 전통문화를 잇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어요. 하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함께 힘이 나고 기운을 북돋아 주는 화합의 장이죠. 공연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행복을 전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 대표는 애초 대학 단과 내 소규모 풍물 동아리에서 활동했으나, 해가 갈수록 인원이 줄어들어 동아리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돌아봤다. 이는 다른 풍물 동아리도 마찬가지였다. 취업·스펙 쌓기 동아리를 제외하고는 찾아오는 사람이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풍물을 치고 싶어하는 사람이 분명히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우리나라에서 한 번도 풍물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은 아마 없을 거에요. 풍물놀이를 한 번 즐긴 뒤에는 꼭 한번씩 생각나고, 다시 즐기고 싶은 매력이 있거든요. 뜻을 같이 하는 3명이서 우리 지역 전체로 범위를 넓혀 함께 할 사람들을 모으자고 결심했습니다.”

초기 3명으로 시작했던 울림 회원은 현재 9명으로 늘었다. 전남대 풍물 동아리와 협의해 교내 연습장을 빌려 연습 공간도 확보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많은 인원이 모이긴 힘들지만 소수나마 주 1회 정기 모임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사그라드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 30명 넘는 광주 대학생들을 모집해 합을 맞추고, 정기공연은 물론 각종 지역 대회에도 참가하고 싶다는 것. 그는 “무엇보다 함께 어울려 풍물을 치는 것 자체가 목표이자 꿈이다”며 웃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