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배드민턴 세계연맹 이사국으로서 국제 무대에서 자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를 계기로 추후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배드민턴 후배도 많이 자라날 수 있도록 선배로서 봉사하겠습니다.”

화순 출신 김중수(61) 대한배드민턴협회 부회장이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이사로 당선됐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22일 화상회의로 열린 2021 제82차 BWF 정기총회에서 김 부회장이 전자 투표를 통해 이사로 당선됐다고 23일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화상으로 열린 이번 총회에는 170개 회원국 중 151개국 대표가 참가했다. 김 부회장은 228표를 득표해 총 31명의 이사 후보자 중 6위로 당선됐다. 임기는 차기 올림픽 다음 해인 2025년까지다.

BWF는 170개 회원국에서 배드민턴 종목을 총괄하는 국제 기구다. 김 부회장을 포함한 이사 20명은 세계 각국에서 진행되는 배드민턴 사업과 운영, 경기 등을 총괄한다.

한국에서 BWF 임원이 배출된 것은 강영중 회장(2005∼2013년), 방수현 이사(2005∼2009년) 이후 처음이다. 이사로서는 방수현 이사 이후 12년 만에 나온 당선자다.

김 부회장은 “우리나라가 배드민턴 세계 최강국에 들어선 지 오래됐지만, 세계연맹에서 임원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탓인지 국제 무대에서 소외되는 감이 있었다”며 “또한 아시아 출신 이사로서 아시아 배드민턴의 위상을 높이고 싶어 출마했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전남을 대표하는 체육인이자, 배드민턴 스타 이용대의 스승으로 잘 알려졌다. 김 부회장은 화순 출신인 이용대가 초등학생일 때부터 잠재력을 알아보고 선수로 조련했다.

김 부회장은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멤버로 한국 남자팀의 단체전 우승을 이끌었으며, 1995∼2006년 화순군청 감독을 지내며 화순 배드민턴의 기틀을 닦았다.

지난 2001년 국가대표 사령탑으로 발탁된 김 감독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과 2004년 아테네 올림픽,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잇따라 성과를 거두며 한국 배드민턴의 위상을 높였다.

지난 2015년부터 아시아배드민턴연맹 부회장직을 맡았으며, 지난 2016년부터는 대한배드민턴협회 부회장도 겸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그간 추진해온 배드민턴 저개발 국가 지원 사업, 네팔·몰디브 등의 코치 파견, 국제대회 개최 시 외국 청소년 강습 초청 사업 등이 각국 대표의 마음을 움직인 것 같다”며 “우리나라가 배드민턴 세계 최강국의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