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보 리더스아카데미는 최근 특별한 원우회장을 맞이했다. ‘최초의 여성 원우회장’으로 이름을 올린 박정연(48·도경건설 대표) 제9기 원우회장이다.

취임 소감을 통해 “모든 원우가 소통하며 화합하고 존중과 배려로 정을 쌓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박 회장. ‘소통·화합·존중·배려’라는 단어에는 그가 올 한 해 광주일보 리더스아카데미에서 이루고 싶은 모든 소망이 담겨 있었다.

“사실 겁도 많이 났습니다. 그동안 원우회장은 연륜이 있는 분들이 맡아 왔는데, 40대인 제가 중책을 잘 해낼 수 있을지 두려웠어요. 하지만 한편으로 젊은 피로서, 여성으로서 원우들을 이끌고 싶다는 마음도 컸습니다.”

지난 2013년 도경건설을 창업한 뒤 광주 지역을 대표하는 여성CEO로 활동 중인 박 회장이지만, 그조차도 ‘첫 여성 원우회장’으로 첫 발을 내딛기까지는 쉽지 않았다. 박 회장은 “나도 모르게 남성중심적인 고정관념을 갖고 있었던 모양이다”고 돌아봤다.

“회장이 되기 전, 딸과 대화를 나누며 용기를 얻었습니다. 사람의 그릇은 인간 대 인간으로 판단하지, 남녀로 판단하는 게 아니라면서 ‘엄마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저를 회장으로 추천해준 모든 분들도 ’여자 박정연’이 아닌, ‘인간 박정연’을 인정해 준 것임을 깨달았죠. 그 기대에 부응해야겠다는 마음가짐입니다.”

광주일보 리더스아카데미 6기부터 9기까지 3년여 동안 원우들을 만나 왔던 박 회장은 올해 편안한 분위기에서 소통하고, 소외되는 이 없이 다 함께 어울리는 원우회를 만들기로 약속했다. 일단 수십명 원우들이 한 자리에서 어울리기가 어렵다는 문제부터 해결하고자 했다. 반(班)에서 반으로, 반에서 전체로 점진적으로 교류 범위를 넓혀 모든 원우들에게 만남의 계기를 주겠다는 계획이다.

“남성·여성, 나이, 경제력 등 격차가 생기면, 마음도 멀어질 수 있어요. 그 마음의 거리를 존중과 배려로 좁혀서, 모두가 소중한 인연으로 이어졌으면 합니다. 스스로 광주일보 리더스아카데미 9기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어디서 누구를 만나더라도 반갑게 인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박 회장은 “처음 맡아보는 원우회장직이라 서툴고, 많이 부족하기도 하다. 원우들이 관심과 사랑으로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며 “광주일보 리더스아카데미 제9기 원우들이 졸업 후에도 서로 돕고, 교류하며 함께 발전하는 관계를 이어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신·경제적으로 큰 도움을 준 남편 신현국(도경건설 대표)씨에게도 감사와 사랑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회장이 운영하는 도경건설은 현재 국내 자연환경에 알맞는 ‘한국형 도로포장’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으며, 최근에도 아스팔트에서 발생하는 ‘포트홀’을 저감시킬 수 있는 ‘보온덤프트럭’을 개발하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출원·등록한 특허만 34개로, 지난 2018년에는 제53회 발명의 날 기념식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받기도 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