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향일암의 일출은 언제 보아도 장관이다. <여수시>

어느새 다시 찾아온 한 해의 끝자락. 올해는 무엇을 했나, 새해에는 어떤 다짐을 할지 생각이 많아지는 시기다. 2019년을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겨울철 일몰 일출을 찾아 떠나는 것도 의미있는 여행이 될 수 있다. 멀리 떠나지 않아도 아름다운 석양과 일출을 볼 수 있는 명소를 소개한다.



◇고흥 영남면 남열해수욕장=고흥 10경 중 제9경인 고흥반도 남쪽 끝자락에 위치한 영남면 남열리 해변의 일출은 고흥이 마지막으로 숨겨 놓은 비경이다. 남열리 해수욕장은 드넓은 백사장에서 해돋이 일출을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장점을 지닌 곳이다. 수평선 너머에 떠오르는 일출은 언제 보아도 장관이다. 일출과 함께 낙조도 빼어난 곳으로, 고요하고 차분하게 새해를 맞을 수 있다.

해돋이를 기다리는 동안 남열리 마을에서 석화 뎅이굴을 장작불에 구워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신년의 해맞이 때가 아니라도 언제나 힐링의 시간을 맞을 수 있다. 오염되지 않은 청정 해역의 맑은 바다 공기를 호흡하며 파도 소리와 함께 일출을 볼 수 있는 순간의 남열리 해변은 ‘피안(彼岸)의 세상’이다. 매년 1월 1일 남열 해수욕장에서 새해 해맞이 행사를 개최 한다.

남열 해돋이 해변 옆에 위치한 우주발사 전망대는 최고의 관람포인트다. 연말연시에는 평소보다 관광객이 몰리기 때문에 서두르는게 좋다. ‘남열 해맞이길’은 팔영산의 등줄기를 타고 내려온 우미산(449m)이 우뚝하고 바다에는 첨도, 비사도, 옥태도, 적금도, 낭도 등 올망졸망한 섬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시종일관 다도해를 끼고 달리는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다.

◇여수 돌산 향일암=국내 최고의 해돋이 명소인 여수 향일암은 강원도 양양 낙산사 홍연암과 경남 남해 금산 보리암, 경기 강화 보문암과 함께 한국의 4대 관음 기도처의 하나다. ‘해를 향해 있다’는 이름말처럼 향일암의 일출은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하다.

돌산읍 임포마을에서는 해마다 향일암일출제가 열린다. 마지막 날인 12월 31일부터 해넘이 감상을 시작으로 길농악 풍물 퍼레이드, 탐방객 어울마당, 소원촛불 밝히기, 산사의 선율, 제야의 종 타종, 신년축하 불꽃쇼, 축하 공연 등이 진행된다.

해넘이 명소 소뎅이 마을도 숨겨진 명소다. 여수 서부해안도로를 거슬러 올라가다 삼봉사거리에서 봉전방향 마지막 마을이 소뎅이 마을이다. 시야가 탁 트인 갯벌 위 철새들과 해가 지는 저녁무렵에는 아름다운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 바다가 보이는 곳 어디나 해넘이 명소다. 카페나 음식점도 있어 따뜻하게 앉아 일몰을 감상할 수도 있다.

◇진도 세방낙조=‘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몰’을 볼 수 있는 진도 지산면 가학리 세방낙조 전망대를 빼놓을 수 없다. 해질 무렵 섬과 섬 사이로 빨려 들어갈 듯 붉게 물들어가는 일몰의 장관을 보기 위해 연말이 아니라도 겨울철 주말이면 관광객들이 몰려온다. 전망대에 올라 점점이 떠 있는 다도해를 내려다 보는 경관은 압권이다.

기상청이 선정한 ‘한반도 최남단 제일의 낙조 전망지인 이곳은 국내 최고의 다도해 드라이브 코스로도 각광받는다. 해마다 12월 31일에는 해넘이 행사가 열린다. 강강술래, 진도아리랑, 진도북놀이, 소원문 쓰기 등 시끌벅적한 행사가 끝나고 해질 무렵이 되면 모두가 한 곳을 바라보며 조용히 소원을 빈다. 바다 너머 해가 저문 후에도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주차장이 마련돼 있긴 하지만 해넘이 행사가 열리는 12월 31일에는 인근 도로에 차가 길게 늘어서므로 일찍 서둘러 일몰을 기다리는 것을 추천한다.

◇영광 백수해안도로=영광 백수읍의 백수해안도로는 곳곳에서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 덕에 영광군이 자랑하는 9경(景) 중 첫 번째에 꼽힌다. 백수읍 길용리에서 백암리 석구미 마을까지 해안선을 따라 16.8km 이어지며 기암괴석, 광활한 갯벌, 불타는 석양이 만나 황홀한 풍경을 연출한다.

백수해안도로에서는 송시열 선생이 이름을 지었다는 응암바위, 해당화꽃 30리길, 거북바위와 모자바위 등 기암괴석, 칠산도를 감상할 수 있으며 해질녘 펼쳐지는 낙조의 운치까지 갖춘 서해안 최고 명소 가운데 하나다. 건강 365계단에서 노을전시관까지 2.3㎞ 이어지는 목재데크 산책로인 ‘해안노을길’을 걸으며 해변의 풍광을 즐길 수도 있다.

염산면 아담한 항구인 향화도에서도 아름다운 석양을 만날 수 있다. 향화도 앞 목섬과 민닭섬을 배경으로 지는 황홀한 일몰 풍경이 장관이다. 111m 높이의 칠산타워 전망대에서 보는 전망도 환상적이다. 홍농읍 계마항은 확 트인 바다 전경과 빨강·하양 등대가 함께 있어 그림같은 노을을 감상할 수 있다.

◇땅끝마을 해남 희망봉 일출=해남군 송지면 갈두리 ‘땅끝마을’은 한반도의 기가 모여 모든 이들의 희망과 소망을 충전할 수 있는 희망점이다. 이곳에서는 일출과 일몰을 모두 볼 수 있다. 땅끝마을의 일출은 선착장 옆 맴섬 사이로 떠오르는 일출이 유명하지만 2월 중순과 10월 하순에만 볼 수 있다.

매년 12월 31일 일몰부터 다음해인 1월 1일 일출시에 갈두산 일원에서 열리는 땅끝 해넘이 해맞이 축제는 묵은 해를 보내고 새로운 다짐으로 새해의 첫 일출을 맞이하려는 사람들로 가득해진다. 해남군은 올해도 마지막 날인 31일부터 1월 1일까지 땅끝마을에서 ‘제24회 땅끝 해넘이 해맞이 축제’를 개최한다.

31일 오후부터 해넘이 행사와 버스킹 공연에 이어 밤에는 소원띠 달집태우기, 새해맞이 카운트 다운, 불꽃놀이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된다. 새해 1월 1일에는 띠배 띄우기와 풍물놀이, 해맞이 행사 등 관광객들과 주민들이 함께하는 행사가 열린다.

오시아노 관광단지와 두륜산 오소재에서도 각각 해넘이·해맞이 행사가 열린다. 오시아노 관광단지는 반도형태인 해남의 서쪽 끝으로 서남해의 다도해를 배경으로 한 아름다운 낙조가 유명하다. 해넘이 사진 촬영대회, 사랑의 편지쓰기, 떡메치기, 고구마 구워 먹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가 열리고 지역주민과 관광객이 함께하는 노래자랑, 해넘이 제례, 해상 불꽃 쇼 등이 준비됐다.

북일면 두륜산 오소재 공원에서는 1월 1일 오전 5시부터 경자년 해맞이 행사가 펼쳐진다. 오소재는 지역주민들이 주로 찾는 해맞이 명소로 해맞이 기원제와 떡국 나눔 행사도 갖는다.

◇신안 자은도 둔장 해변=‘천사의 섬’신안을 대표하는 휴양 섬 중 한 곳인 자은도에는 아름다운 해변과 해수욕장이 많다. 이곳 한운리와 송산리로 이어지는 12㎞ 구간은 해안 누리길 ‘해넘이 길’로 아름다운 노을 빛을 감상할 수 있다. 둔장해변을 따라 해넘이 길을 산책하며 아름다운 일몰을 감상할 수 있으며 일출도 볼 수 있다.

둔장해변에는 ‘무한의 다리’가 있다. 지난 8월 ‘섬의 날’ 행사와 함께 개통됐다. 한국을 대표하는 조각가 반은선과 스위스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마리오보타가 ‘1島 1뮤지엄’아트프로젝트 일환으로 제작에 참여하고 작명했다. 무한대(∞)를 내포하는 ‘무한의 다리’는 8월 8일 ‘섬의 날’을 기념하고 섬과 섬이 다리로 연결돼 있는 연속성과 발전의 의미가 담겨 있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