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3일 제 7기 지방자치 선거를 앞두고 있다. 현직 대통령이 헌재에 의해 파면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전직 대통령이 둘이나 구치소에서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남북정상이 만나서 평화와 통일을 논의하고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북미회담이 열릴 예정이다. 참으로 눈이 핑핑 돌아갈 정도로 급변하는 국내외 상황 속에서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초가 되는 지방자치단체장과 의원들을 선출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는 지방분권적 자치로 지방의 권한 강화와 자치 능력을 획기적으로 신장하려는 정부의 계획 아래 추진되는 상황이어서 그 중요성이 어느 때 보다 크다 할 것이다.

지금 집권 여당은 정부에서 추진해온 적폐의 청산이나 복지 정책 등을 확산시키려 하고 야당에서는 이견을 많이 노출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진보와 보수, 정파간의 분열과 대립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들은 어떠한 마음의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인가?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핑크색 희망이 블랙홀이 되어 선거에 대한 관심이 저조하고 각 정당과 후보자를 검증할 정신적 시간적 여유도 없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정당간 지역간 갈등과 분열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지금까지 유권자들은 지방자치 선거 때마다 높은 도덕성과 청렴을 외치며, 오직 주민들만을 위해 목숨이라도 바칠 것 같은 선전과 구호를 믿고 뽑아 주었다. 하지만 허다한 자치단체에서 결국은 주민을 배신하고 행정에 독선과 아집으로 혼선을 빚거나 비리와 부정과 무능으로 점철되어지는 사건들을 바라보면서 자조와 한탄에 빠지곤 한다.

지방자치제도가 좋은 말로 하면 성숙된 민주제도이고, 주민들의 복지나 향상을 위한 좋은 제도라고 하지만 그 폐해가 커서 일부 국민들은 기초단체 폐지나 광역단체만의 지방자치를 주장하기도 한다

진정한 민주주의는 직접 민주주의일 것이다. 그러나 언제나 다수가 모여 집단의 힘으로 정책을 이끌어 갈 수는 없는 것이다. 인구 수가 많고 복잡한 현대사회에서는 대의 정치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우리가 행사하는 한 표로 의사를 표시한다. 따라서 선거를 통해 어떤 인물을 뽑아내는가 하는 것이 정치의 성패를 좌우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경계할 일은 그렇게 소중한 한 표를 너무 쉽게 행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이번에도 일부 지역에서는 특정 정당의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식의 비합리적인 선거 풍조가 우려되고 있으며, 싹쓸이 당선을 염려하는 말도 나오고 있다. 후보자의 도덕성이나 사상과 경륜, 철학 등을 세세히 점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그가 속한 정당의 정강 정책이나 신뢰도를 면밀하게 고려하지 않고, 감정에 편승하거나 지역 연고 등에 따라 투표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자기 지역의 삶과 직접 관련 있는 자치 대표를 뽑는 한 표를 신중하게 행사해야 할 것이다.

특히 이번 선거는 국내외적으로 중차대한 상황에서 이뤄져 진정한 대표를 뽑아야 하는 책무가 크다.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하고 공정한 선거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번만은 참된 인물을 제대로 판단하고 선택하여 다시는 “발등을 찍어 버리고 싶다”거나 “손가락을 잘라 버리고 싶다”라는 통한의 후회를 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번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들도 개인의 권력욕과 당리당략 차원에서 일단 표를 얻고 보자는 심리로 포퓰리즘적 경쟁을 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내세운 이념과 정책, 공약이 정말 실현 가능성 있고 자유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국리민복의 바탕에서 시작되는가를 냉정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다.

‘국가존망은 필부유책(國家存亡 匹夫有責)’이라는 말이 있다. 모든 국민이 냉철한 역사적 주체성을 갖고, 공정한 투표를 통해 민주 시민의 권리와 의무를 다하는 성숙된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