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창’이란 부제로 더 유명한 베토벤의 ‘교향곡 제9번’은 그가 작곡한 마지막 교향곡이다. 그의 나이 53세 때인 1824년 5월 7일, 비엔나의 케른트너토르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연주가 끝나자 청중들은 놀라움과 경외감으로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지만, 베토벤은 전혀 느끼지 못했다. 그는 이미 30대 초반부터 아무것도 들을 수 없는 청각 장애인이었기 때문이다. 독창자의 안내로 관중석을 뒤돌아보고 나서야 환호하는 청중을 보면서 감사의 머리를 숙였다. 청력을 잃은 상상할 수 없는 장애를 극복하고 오랜 세월에 걸쳐 최고의 역작을 완성해낸 것이다.

최근 김연아 선수는 2014년 후 4년 만에 무대에 올라 환상적인 연기를 선 보였다. 아이스 링크에 가득찬 관중들과 팬들을 매료시키며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선사하였다. ‘스완 송’(Swan song)은 말 그대로 백조의 노래를 의미한다. 백조는 평생 단 한 번 죽기 직전에 우는데, 그 노래는 정말 아름답다고 한다. 그래서 스완 송은 예술가들의 가장 아름다운 작품이나 운동 선수의 은퇴 경기 등을 비유할 때 사용한다.

우리 인생에서도 스완 송을 부를 기회는 누구에게나 주어진다. 새로운 출발점에서 또는 인생 최고의 절정기에 때로는 백조처럼 인생을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마주할 수 있다. 하지만 언제 어떻게 다가올지 모르기 때문에 철저히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람은 태어날 때 한 권의 연극 각본을 갖고 태어나며, 그 각본대로 연출하며 일생을 살아간다’는 표현처럼 인생이란 무대에서 주인공은 ‘나’자신이다. 작가와 감독도 자신이며 대역을 쓸 수도 없다. 노력하기에 따라 희극이 되기도 하고 비극이 될 수도 있다. 지금까지 인생을 만들어 온 것도 나이고, 앞으로의 인생을 만드는 것도 나 자신이다. 미래는 저절로 오는 게 아니라 준비하며 맞이하는 것이다. 모든 역경을 이겨내며 꿈을 향해 도전할 때 스완 송은 마지막이 아닌 새로운 희망의 노래가 될 것이다. 마치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이나 김연아 선수의 무대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