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보가 오늘로 창사 66주년을 맞습니다. 다시 초심(初心)으로 돌아가 사시(社是: 신문사의 경영 방침이나 주장)를 되새깁니다. ‘불편부당(不偏不黨)의 정론(正論)을 편다’ ‘문화 창달의 선봉에 선다’ ‘지역 개발의 기수가 된다’

1952년 6·25전쟁의 와중에서도, 정론(正論)을 펴고 문화를 창달하며 지역 개발에 힘을 보태기 위해 창간된 광주일보는, 예순여섯 성상(星霜)의 적지 않은 세월이 흐른 지금 호남의 대표 정론지로 당당히 자리 잡았습니다. 물론 호남 대표 언론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 숱한 시련과 역경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그 험난했던 형극(荊棘)의 길을 걸으면서도, 강한 자의 횡포를 억누르고 약한 자를 따듯이 보듬어 안는 ‘억강부약’(抑强扶弱)의 한결같은 원칙 아래, 오로지 언론 본연의 책무에 충실해 온 것만은 감히 자부해도 좋을 듯합니다.

광주일보 66년의 역사는 그대로 대한민국과 호남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6·25 한국전쟁의 수난과 4·19 혁명, 5·18 광주민주화운동 등 우리 사회의 대격변기를 거치며 광주일보는 겨레와 함께, 호남 지역 주민과 함께 동고동락(同苦同樂)해 왔습니다. 오늘 광주일보의 창간일을 맞아, 광주일보가 호남 대표 언론의 위상을 꿋꿋이 지켜 올 수 있었음은 오로지 애독자 여러분의 성원과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사실을 되새기며 이 자리를 빌려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오는 6월13일 치러지는 전국 동시 지방 선거가 불과 50여 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독자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지방 선거는 지역의 살림과 교육을 책임지고 이끌어 갈 시장·도지사·교육감과 이를 견제하고 감시할 지방의원을 선출하는 매우 중요한 선거입니다.

하지만 벌써부터 출마 예정자들 간의 과도한 경쟁과 비방 및 흑색선전으로 인한 혼탁과 과열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이번 지방 선거에서는 과거의 그릇된 선거 관행을 철저히 배격하고 공정한 선거 문화를 정착시켜야 할 것입니다. 출마 예정자는 물론 유권자 역시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 문화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광주일보도 이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이번 지방 선거에서 아무래도 가장 관심이 쏠리는 대목은 누가 광주시장과 전남 지사가 되느냐일 것입니다. 한데 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촛불 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아직 고공 행진을 하고 있고, 이에 따라 호남 지역의 민주당에 대한 지지율도 아직은 다른 야당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이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민주당 내 시·도지사 경선이 그동안 치열하게 전개되어 온 것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격렬했던 싸움도 서서히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민주당 전남 도지사 후보로는 결선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어제 저녁에야 비로소 김영록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으로 확정됐습니다.

민주당 광주 시장 경선 역시 강기정·양향자·이용섭(가나다순) 등 세 명의 후보들이 막바지 표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지난 18일부터 시작된 민주당 광주시장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은 오늘까지 사흘간 진행되는데, 오늘 저녁 무렵에는 결과가 나올 것입니다. 다만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경선 1, 2위를 대상으로 오는 23일과 24일 이틀간 결선 투표를 진행해 최종 후보를 선출하게 됩니다.

결국 이달 안에 민주당 시도지사 후보가 모두 결정되고, 이들이 본선에서도 이겨 시·도지사가 되리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입니다. 이렇게 되면 전임 이낙연 지사가 국무총리가 되어 떠난 전남이나 윤장현 시장의 불출마로 비게 된 광주나 모두 이번에 새로운 시·도지사가 새롭게 시정과 도정을 이끌어 나가게 됩니다.

다소 성급한 것 같지만 여기서 한 가지 언급해 둘 것은, 시정과 도정의 연속성을 위해서 새로운 시·도지사가 과거 좋은 정책들은 계속해서 이어 나가야 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특히 광주·전남 발전을 위한 좋은 정책이나 친환경자동차 산업 육성과 에너지밸리 개발, 그리고 일자리 창출 등은 계속해서 이어 나가고 발전시켜야 할 것입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지방 살림을 꾸리는 단체장과 이를 견제하는 의원을 뽑는 지방 선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하지만 벌써부터 혼탁의 조짐이 보이기도 하는데, 네거티브(negative) 공방보다는 정책을 앞세우고 실현 가능한 공약이 중심이 되는 선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유권자 역시 우리 삶의 터전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각 후보자들의 구체적인 공약과 실현 가능성을 기준으로 투표를 해야 할 것임은 두말할 나위 없습니다.

광주일보는 다가오는 6·13지방선거가 피폐해진 지역의 경제와 문화를 되살리고, 나아가 중앙과 지방의 균형 발전을 위한 정치적 모멘텀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균형 잡힌 시각으로 보도를 해 오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할 작정입니다. 흔히 선거는 최악을 배제하기 위해 차선을 선택하는 과정이라고도 하지만, 광주일보는 정확하고 공정한 선거 보도와 심층적인 논평을 통해, 독자들의 올바른 정치적 판단에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사회적 공기(公器)이자 깨어 있는 파수꾼으로서, 진실을 찾는 저널리즘 본연의 책임을 다할 것입니다. 그늘지고 소외된 곳을 밝히는 등불이 되겠습니다. 다시는 호남이 부당한 대우에 시달리지 않도록, 호남 사람들도 살맛 나는 세상이 될 수 있도록, 무거운 책임감으로 지역 동반자 역할을 충실하게 해낼 것을 다짐합니다.

요즘은 부부가 침대에서도 각자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세상이어서 ‘종이신문의 위기’라고들 합니다. 하지만 정확하고 깊이 있는 뉴스와 알찬 정보로 채워진 광주일보는 앞으로도 영원할 것으로 믿습니다.

광주일보 창사 66주년을 자축하면서 그동안 애독자 여러분의 사랑과 격려에 다시 한 번 큰 감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앞으로도 독자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행운이 깃들고 행복이 충만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