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천에서 산책을 하다가보면 수달의 분변에 의한 흔적을 찾을 수 있다. 그동안 생태 하천 조성으로 수변이 버드나무들로 우거지면서 광주천의 수질이 많이 좋아졌다. 또한 왜가리들이 먹이를 찾으며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장면도 목격된다. 도심에서 수달이나 왜가리와 같은 야생 동물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얻는다.

야생 동물은 자연에서 나서 자연에서 자라는 동물을 말한다. 도시화와 경작지 조성으로 야생 동물의 서식지가 줄어들어 도시권에서 목격하기 쉽지 않다. 더구나 사람의 활동에 위협을 느낀 야생 동물은 도심 공원 숲과 하천에서 은밀히 살아간다.

야생 동물을 목격하면 뉴스거리가 된다. 아파트 뒷산에서 다람쥐라도 보면 친구를 만나는 것처럼 반가워 소리치기도 한다. 야생 동물에 대한 우리의 호기심이 내면 깊숙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광주의 도심에서 야생 동물을 보기란 쉽지 않다. 그동안 꾸준히 근린공원과 수변공원을 조성한 결과 새 소리가 울려 퍼지고, 무등산 자락에 담비가 출현해 카메라에 포착된 적도 있었다.

우리가 관심을 가지면 옛 국군병원의 대나무 숲과 영산강 습지에서 맹꽁이를 볼 수 있다. 영산강과 황룡강의 수변과 무등산과 어둥산 등에서 말똥가리, 뜸부기, 노랑부리저어새, 수리부엉이, 올빼미, 팔색조, 독수리를 만나게 된다.

그러나 운행중 도로에서 야생 동물이 차에 치여 죽어 있는 장면을 보거나 덫에 걸린 동물이 발견됐다는 뉴스를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지난 3년 동안 광주 지역의 야생 동물 치료는 반려동물병원이 338건을 처리했으나 직접 구조·치료 후 자연으로 되돌려 보내는 일이 쉽지 않았다. 부상이나 조난당한 야생 동물을 구조해 재활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한다면 60% 이상의 방사율을 이루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 12월부터 광주시는 긴급 외상센터 개념의 야생동물센터를 신축하고 있다. 앞으로 구조에서부터 재활, 자연으로 되돌려 보내기 위한 적응 과정을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광주는 무등산국립공원과 영산강의 자연환경을 보유하고 있어 이곳에 살고 있는 야생 동물을 지켜낼 의무와 책임이 있다. 우리 생활 주변에 사는 야생 동물이 보다 안전하게 살아갈 이동 통로 조성과 서식지 보전이 함께 이뤄진다면 광주 지역 야생 동물은 건강한 생태계 유지와 함께 그 존재만으로도 시민에게 큰 위안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