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을 바라보면서 하루를 시작한 지 어언 반세기. 내 몸처럼 소중한 이 땅을, 광주를, 정말 행복 도시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어떤 자질을 가져야 할까?

첫 번째는 수기치인(修己治人)이다. 수기치인이란 공직자가 타인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을 수양하고 도덕성을 함양해야 한다는 뜻이다. 수기치인에 실패한 공직자는 행정 책임을 강제적으로 확보하려고하기 때문에, 모든 책임을 부하 직원들에게 전가시키는 파렴치한 행동을 하게 된다. 따라서 공무원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윤리적 분위기를 조성하여 주관적 책임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처럼 수장인 시장의 수기치인은 공직자들의 모범이 되어, 공직 사회의 기강을 저해하는 부정 부패를 일소하기 위한 관료제의 외부 통제를 강화하기보다는 공직자의 자율적 규제를 확립시켜준다. 특히 공무원의 자율적 규제의 중요성은 행정의 전문화·기술화에 따라 시민 통제가 약화될 수밖에 없는 현대적 상황에서 수장인 시장의 수기치인에 따른 공무원의 자율적 규제는 더욱 중요시된다.

수기치인을 떠올리면, 광해군 시대에 “도덕이 땅에 떨어졌다”고 개탄하며 스스로 벼슬을 버리고 동대문 밖 오두막집에 칩거한 조선시대 정치가이자 실학자, ’지봉유설’로 유명한 문장가이기도 했던 이수광 선생님이 생각난다. “참된 선비가 되려면 먼저 마음을 철저하게 다스려 사를 불식해야 한다. 사를 버려야 큰 공을 이룬다. 나를 버려야 천하를 끌어안을 수 있다. 이기를 버린 사람만이 이타의 정치를 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수기치인이요 참된 학문이다.” 수기치인은 이처럼 진정한 도덕적 행실을 요하는 능동적인 행동 양식이었다.

우리 시대에도 이수광 선생님이 우려했던 것처럼, 단지 말만 내세우는 이론가가 아니라 수기치인을 몸으로 행한 실천가를 간절히 요구하고 있다. 공직자의 실천은 마음만 앞세운다고 해서 실천되는 것은 아니다. 실천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요구하기도 한다. 그러나 수장의 시행착오는 엄청난 부정적인 결과를 낳기 때문에, 수장의 시행착오는 제로에 가까울수록 좋은 것이다. 6·13 지방선거에서도 우리 광주를 위해 가장 적은 시행착오를 할 후보를 찾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다.

두 번째로는 정치적 비전을 효과적으로 제시하고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2016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되었고, 문재인 정부 이어 차기 대선에서도 재집권을 하겠다는 전략인 것 같다. 이러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소수당들과 정책 대결이 가능해야 한다. 정책 대결의 가능성을 위해서는 분화된 이념 정당의 존재가 필요하다. 다변화되고 있는 국제 사회와 한중, 한일, 한미관계 속에서도 남북 분단의 이념적 갈등을 뛰어 넘어 통일 이후를 준비해야 하는 한국은 이데올로기적 스펙트럼을 다양화하고 이 다양한 성향을 수용할 수 있는 정치적 환경을 마련해야만 차기 대권에서 기존의 큰 흐름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한국 정치의 변화를 주도할 세력의 바탕은 6·13 지방선거의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큰 구도와 큰 흐름을 위해서는 정치 발전과 사회 발전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요구된다. 광주 시민의 인식 전환 조건은 물질적 풍요에 기반한 경제적인 발전, 교육 수준과 생활 수준의 향상을 넘어서는 투명 사회, 행복 사회로의 진전과 삶의 질을 인식 발전의 기준으로 삼는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나아가 행복 국가, 평화 국가로의 진보는 광주시장의 의지를 통해 가능함을 국민들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민주주의는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지키려는 민주 시민의 관심에 의해 발전하듯이, 행복 도시의 창조 역시 광주시장을 중심으로 광주시민의 관심에 따라 성패가 엇갈린다. 이런 점에서 다가오는 지방선거는 광주시민의 당면한 갈등을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함께 자성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기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광주시민들은 수기치인과 함께 정치 경험이 풍부하고 정치적 비전에 대한 실천이 가능한 광주시장과 함께 행복 도시를 창조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요청된다. 모두가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 꿈과 비전에 대한 가치 공유와 소통 문화의 성취는 지방선거에서 투표로 반드시 결정해야만 하는 것이 우리 시민들의 과제로 남겨져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