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원 강진군수는 올해 모든 코드를 농민에게 맞췄다. 올해를 농민들의 소득을 높이는 원년으로 삼아 농민이 잘사는 강진으로 만들겠다는 게 강 군수 구상이다. 오는 2022년까지 강진 농가 평균 소득을 6000만원으로 올려놓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그만큼 농업 정책을 대하는 마음가짐도 남다르다.

강진이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농업정책이 적지않고 다양한 종목에 걸쳐 지원되는 예산 규모도 타 지역에 견줘 많은 이유다.



◇눈길끄는 강진의 차별화 정책=올해 강진의 정책은 타 지역과의 차별화가 두드러진다. 특히 농·축·수산 분야는 강진군만 추진하는 정책, 강진군만 지원하는 예산들이 무척 많다.

우선, 농업 분야의 경우 농업인 경영안정자금 규모와 지급 범위를 크게 넓혔다. 지난해 경영안정자금(38억)도 전남에서 가장 많은 규모였지만 올해는 50억원을 추가해 88억원을 확보했다.

지급 범위도 벼 재배농가만 지원하는 다른 지역과 달리, 논·밭 1000㎡ 이상을 소유한 농민 모두에게 70만원씩 지급키로 했다.

여성농업인 행복바우처도 본인이 일부 부담해야하는 다른 지역과 달리, 강진군이 전액 지원키로 했다. 문화와 복지, 레저 등 바우처카드로 이용 가능한 지원액은 연간 10만원으로, 문화 향유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해 여성농업인들의 스트레스를 덜어주려는 세심함이 엿보인다.

고소득 시설원예 농가를 위한 지원사업도 확대했다. 올해부터 5년간 토마토, 장미, 수국 재배농가의 소득을 올리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자동화 온실 설치 비용을 지원한다.

장미의 경우 이달 현재 31개 농가(3만6900평)의 생산량이 전남 전체 장미 생산량의 49%를 차지할 정도다.

10송이를 연평균 5천원에 판매해 국내 유통기준 평균가격인 4천원보다 251% 높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어 벼농사 대비 30배 이상의 조수입을 올리고 있다.틈새 작목으로 옥수수와 밀을 선정, 이모작 재배 농가를 대상으로 ha당 50만원(옥수수), 40㎏당 3000원(밀)을 지원한다.

친환경농업의 경우 거점마을을 선정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육성, 지원하면서 농민들이 공들인 만큼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키로 했다. 볏짚을 퇴비로 쓰는 데 따른 장려금을 지원하고 친환경농업 종합보험 가입비도 지원한다.

축산분야로는 5년간 송아지 3200마리를 브랜드화해 육성하는데 공을 들인다. 우량 한우 개발이 농민 소득 증대로 이어진다는 게 강진군 생각이다. 지난해 강진에서 농가 수 대비 억대 부농이 가장 많은 것도 한우농가가 한몫을 했다. 강진 착한한우의 경우 지난해 1등급 이상 평균 출현율이 75%로 10마리 중 7∼8마리가 1등급을 받을 정도로 품질이 뛰어났다. 우량 한우 개발과 육성이 힘을 쏟는 이유다.

강진군은 이같은 점을 들어 우량 한우로 개량하는데 필요한 맞춤형 정액대도 다른 지역보다 지원금을 높였고 타 지역에서는 예산을 확보하지 않은 송아지 출산을 돕거나 질병 치료를 위한 한우농가 진료비도 확보했다. 대규모 사육 농가 뿐 아니라 소규모 농가들도 경쟁력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기존 30마리 미만 농가를 대상으로 지원하던 계통출하 수송비를 50마리 미만 농가도 지원키로 했다.

또 한우 뿐 아니라 돼지, 염소 등 모든 축산물에 대한 친환경 축산물 인증을 지원하고 100만원의 장려금을 지급한다. 흑염소의 부족한 영양소 보충을 위해 ‘미네랄 성분이 포함된 블록(영양제)’ 1200개를 지원, 고품질 흑염소 생산에도 관심을 쏟는다.

수산 분야도 패류 모패장, 개불맛 종묘 입식, 전복양식장 기자재, 어선운송기, 인양기 수리비 등을 지원하고 선박자동입출항시스템을 도입, 어선 사고 예방에도 힘을 쏟는다. 지난해까지 어가당 150만원을 지원했던 양식수산물 재해보험료도 어가당 300만원으로 늘렸고 어선·어선원 재해 보험비도 30∼40%까지 지원한다.

◇경쟁력 높일 기술 개발에도 관심=강진군은 농민이 잘 살게 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술 개발·육성에도 올해 집중한다.

원예 분야로는 3년간(2018∼2020년) 10억원을 지원하면서 명품화를 위한 딸기 맞춤형 ICT 시스템을 갖춘다. 강진 딸기는 농민 소득을 올릴 ‘다크호스’로 꼽힌다.

말레이시아 수출 성공에 이어 대만 수출을 위한 협의도 진행중이며 싱가포르 등 동남아 국가에도 수출을 모색하고 있다. 강진군은 오는 4월까지 동남아시아 지역에 딸기 2만㎏를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송아지 설사 항원진단(한우 25마리 이상 농가)을 위한 진단키트 구입, ICT를 활용해 한우 사육시설에 냉방시스템을 설치하는 사업 등에도 예산을 지원한다.

전국 최고·최대 면적의 친환경 기능성 식량작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1억8600만원을 확보, 1800ha에서 생산되는 벼와 쌀귀리 유통비용 등을 지원한다. 쌀귀리는 지역 특화 월동작물로 전국 최대 명품 특화단지(300ha)가 조성된 상태다.

만 18세 이상 40세 미만 농업인을 대상으로 청년창업농 영농정착 지원비 명목으로 1년차 100만원, 2년차 90만원, 3년차 80만원을 지원한다.

강진군은 원예와 과수, 축산분야별로 전문가를 투입, 현장 컨설팅을 진행하고 녹색문화대학(3개 과정)을 통해 농업인재도 육성한다.

강진군은 이외 초록믿음 직거래 활성화에도 적극적이다. 농특산물 가공·유통시설 확대 및 판촉지원, 유통분야 전문교육기관의 교육이수 비용 지원, 소비자 초청 농산물 체험 프로그램 및 콘텐츠 개발 지원을 통해 성공스토리를 쓰고 있다.

/강진=남철희기자 chou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