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부터 15년간 이어진 도시철도 2호선 관련 논쟁을 ‘공공(대중)교통중심 체계로의 전환’을 위한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의 승용차 중심 체계를 그대로 유지하거나 더 견고하게 하면서 도시철도, 시내·마을버스 등 공공교통수단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어서는 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도시철도 2호선 신설을 위한 대규모 투자는 승용차 주행·주차에 대한 별도의 규제 대책을 통한 대기오염, 교통 지·정체 등 사회적 비용, 도로 신설 등에 소요되는 혈세 등의 절감을 전제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시내버스 준공영제, 도시철도 1호선 운영 등의 공공교통시스템이 도입 10년을 넘어서면서 ‘고비용 구조’로 변질됐다는 점에서 원인 분석 및 구조조정이 시급하다.

◇도시철도 1호선과 시내버스 연계시스템 다시 짜야=현재 도시철도와 시내버스는 여전히 경쟁체제다. 무료환승으로 연계시스템을 구축했지만, 구시가지를 통과하는 노선이 중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구시가지에 상대적으로 버스 이용객들이 많아 준공영제 도입 후에도 버스업체들이 노선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기대했던 ‘도시철도=간선’, ‘시내버스=지선’이라는 원칙이 무너진 것이다. 도시철도를 기준으로 버스노선을 짜야 승객의 이동으로 역세권이 형성되지만, 노선이 중복되면서 일부 역을 제외하고는 역 상가도 한산한 상태다. 시내버스와 마을버스도 중복되기는 마찬가지다. 준공영제 지원금 등 시내버스에 매년 5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을 지원하고 있는 광주시가 노선 개편의 주도권을 쥐고 노선을 ‘공영’해야 중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버스 준공영제, 철도공사 지원체계 손질해야=준공영제 도입 초기 200억원대였던 지원금 규모는 300억원, 400억원, 500억원을 넘어서 오는 2019년에는 6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서비스의 질과 범위는 제자리에 머물면서 물가상승률, 인건비 상승, 광주시의 노선 조정 및 버스 증편 등을 이유로 매년 수십억원씩 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익 노선은 업체들을 모두 참여시켜 경쟁시키고, 비수익 노선은 운영방식을 재협의하는 등의 검토가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노선을 업체가 사유화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현재의 시스템을 유지할 경우 업체에만 혜택이 집중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도시철도공사도 현재의 1호선 체제에서 인원을 최소화하는 등의 자구노력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공공교통 수송분담률 향상 이행계획 수립·집행해야=교통수단별 수송분담률의 적절한 분배를 정책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현재 광주에서 분담률이 유일하게 상승하고 있는 수단은 승용차뿐이다. 승용차는 지난 2010년 31.7%로, 시내버스(38.0%)보다 낮았지만, 이후 5부제 등 승용차에 대한 규제 해제, 개인 소득 향상, 휘발유 가격 하락 등으로 영향으로 2016년에는 40.7%로 껑충 뛰었다. 이 사이 시내버스는 34.7%로 내려앉았고, 택시, 자전거 등도 모두 이용자가 급감했다. 도시철도 1호선은 2.5%에서 태생적인 한계, 버스노선 중복 등으로 고작 1%p 상승하는데 그쳤다. 승용차 이외 교통수단의 수송분담률 향상을 위해 단기, 중기, 장기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곧바로 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승용차 주행·주차에 대한 규제 신설해야=전문가들은 광주만큼 도로 여건이 좋은 대도시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광주시가 매년 70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 신규 도로 개설, 기존 도로 정비를 해주는데다 주행이나 주차에 아무런 규제가 없기 때문이다. 지·정체 역시 출·퇴근시간대 도시 외곽과 시가지 일부에서만 발생하고 있어 다른 대도시에 비해 양호한 편이다. 외국 선진도시가 별도의 요금을 징수해 대기오염의 주범인 승용차, 화물차 등의 시가지 진입을 억제하거나 2부제, 5부제 등으로 주행을 자제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또 민원을 이유로 각 자치구의 불법주정차에 대한 단속 의지도 약해 광주는 보행자나 자전거 등 녹색교통, 공공교통 등이 아닌 ‘승용차 편의’만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도시가 됐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도시철도 2호선 문제는 찬반으로 나뉘어 논쟁을 할 사안이라기보다 앞으로 광주의 도시교통을 어떻게 풀 것인지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을 던지고 함께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어야 한다”며 “승용차가 아닌 공공교통수단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시민들이 잘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서둘러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현석기자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