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고창의 육용오리 사육 농가에서 H5N6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검출된 데 이어 순천만의 철새 분변도 같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최종 확인되면서 AI확산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환경부 산하 환경과학원이 순천만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 대한 유전자분석 결과 H5N6형 고병원성 AI 바이러스로 확진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바이러스는 지난 13일 채취됐으며 17일 중간 검사 결과 H5형 AI 항원이 확인돼 정밀검사가 이뤄졌다. 올 겨울 들어 H5N6형 고병원성 AI 확진 사례가 나온 것은 고창 농가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고, 철새 분변으로는 첫 사례다. 이에 따라 전남도 등 전국 지방자치단체는 긴급 차단 방역에 나서는 등 비상이 걸렸다.

전남도는 이날 “순천만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서 검출된 H5형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고병원성으로 확진됨에 따라 21일부터 순천만을 폐쇄하고 반경 10Km 이내 지역에서 방역활동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순천만이 폐쇄되면 순천만 습지의 관광객 입장도 전면 금지된다.

전남도는 또 순천만 도래지 주변 도로에 군 제독차량을 동원해 매일 소독 조치를 하고 있으며, 인근에서 사육중인 모든 가금류에 대해 내달 4일까지 이동제한 조치를 취했다.

또한, 순천지역 전 가금농가에 대해 일제검사를 실시한 결과 다행히 감염 등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남도는 밝혔다. 아울러 고창군 육용오리 농장과 동일 계열인 오리농가 정밀검사에서도 감염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도는 특히 향후 고병원성 AI 발생 위험도를 낮추기 위해 전남 나주와 장흥, 해남, 영암 등 위험지역 오리농가 27가구 55만5000마리에 대해 내년 2월까지 4개월간 사육 제한 조치를 내리고, 휴업 보상에 나설 계획이다.

전남 모든 시·군에 거점소독시설이 설치돼 운영에 들어가고, 시·군 전담공무원 1212명도 투입돼 관내 가금류 농가에 대해 매일 예찰 및 차단방역을 하게 된다.

전남도 관계자는 “순천만뿐 아니라 고창군과 인접한 영광군과 장성군 일대에 거점소독시설 설치 등을 통해 차단방역을 강화하고 있다”며 “전남의 다른 철새도래지의 폐쇄여부도 조만간 결정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최권일기자 ck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