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온(桓溫, 312-373)은 동진 용항 출신으로 자는 원자다. 2대 황제 명제의 사위다. 중원 회복을 위해 북벌을 추진했으며, 황위를 찬탈하려 했으나 실패하고 병사했다.

그는 동진의 귀족가문 출신이다. 부친 환이는 문자이품의 명문으로 선성군의 태수를 지냈다. 열다섯에 부친을 잃었다. 소준이 일으킨 반란 때 소준의 부하인 한황에게 살해된 것이다. 원수를 갚겠다는 일념에 기회를 노리던 중 부친을 살해한 일당 중 한명인 강파가 죽자 장례식장에 뛰어들어가 일족을 죽였다. 18세 때의 일이다.

용모가 준수해 명제의 딸인 남강공주의 남편이 되었다. 부마도위와 낭야태수를 지냈다. 목제 영화 초에 형주자사가 되었다. 전략의 요충지인 형주의 군정대권을 장악함으로써 양자강 중류의 교역과 수도에 식량을 보내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형주자사는 당초 실력자 유량의 손자인 유원리에게 승계될 예정이었으나 아직 미성년자의 신분이었다. 중신 하충은 환온을 기용할 것을 상소했다. “형주는 나라의 서문으로 호구는 백만이다. 인재를 얻으면 중원으로 성할 수 있고, 인재를 잃으면 사직이 우려된다. 어찌 백면의 소년에게 그 임무를 맡길 수 있느냐. 환온은 영략이 출중하고 문무의 재주가 있다”고 건의했다. 이런 연유로 345년 형주자사에 임명되었다.

346년 서쪽의 촉 지방을 공략해 성한을 멸망시켰다. 공으로 정서대장군으로 승진했고 임하군공으로 책봉되었다. 그를 견제하기 위해 양주자사 은호를 불러 황제 측근에서 보좌케 했다. 이로 인해 환온과 은호가 서로 의심해 갈라졌다. 351년 북벌에 관한 표문을 올리고 병력 5만명을 동원해 무창에 주둔했다. 회계왕 사마욱이 표지를 보내 회군할 것을 요청하니 사죄하고 자신의 군영으로 회군했다.

354년 본격적인 북벌을 개시했다. 양주자사 은호가 여러번 북벌에 나서 패해 군량과 병기를 소진했다. 은호는 면직되 서인이 되었다. 이로부터 내외의 대권이 그에게 집중되었다. 4만의 군대를 이끌고 진나라를 정벌해 패상에 이르니 군현이 모두 와서 항복했다. 백성들이 다투어 쇠고기와 술을 가지고 와서 환영했다. 60, 70세 노인들이 눈물을 흘리며 “이제 와서 다시 관군을 보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서진의 수도 낙양을 일시 수복한 후 평승루에 올라 중원 땅을 바라보며 “마침내 낙양 지방을 외적에 넘겨주어 백년간이나 옛땅으로 만든 것에 대해서는 왕연 등 여러 고관에게 그 책임을 물지 않을 수 없다”며 감회에 젖었다고 세설신서에 기록되어 있다.

369년 세 번째의 북벌을 단행해 5만 군사를 거느리고 전연을 공격했다. 그런데 군량을 수로로 운반토록 했는데 전연군이 석문 나루터를 점령하고 보급로를 끊어버렸다. 식량난에 부딪친 환온군은 부득이 퇴각할 수밖에 없었다. 퇴각 중에 전연의 모용수에게 기습을 당해 군사 태반을 잃어버렸다. 이후 서주와 연주의 백성들을 징발해 광주성을 축성하고 군대를 이동해 그곳에 진주했다. 전쟁이 빈번히 일어났고 전염병이 창궐해 죽은자가 열에 4,5가 되었다.

계속된 북벌의 실패로 명성이 크게 떨어졌다.

그러나 8주의 군사권을 장악한 그의 권세는 여전했다. 2년 후 무능하다는 이유로 황제 사마력을 폐립했다. 회계왕 사마욱이 즉위했다. 간문제로 불리웠는데 1년만에 죽어버렸다. 간문제로부터 양위 받아 제위에 오를 계획이었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사태였다. 간문제는 “황태자를 도울 수 있으면 이를 도와주고 도울 수 없으면 당신이 이를 취하시오”라는 유언을 작성했다. 시중 왕탄지가 이를 찢어버리고 “천하는 선제 사마의, 원제 사마예의 천하요, 폐하는 어찌 이것을 폐하 혼자 제멋대로 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반대했다. 결국 유조는 “내정의 일은 첫째로 환온에게 맡기되 제갈무후와 왕승상과 같이 하시오”로 변경되었다. 이로 인해 환온의 찬탈이 제지되었다.

사마요가 즉위해 효무제가 되었고 그는 보정대신에 임명되었다. 선제의 능묘에 참배한 연후 병상에 누워 회복되지 못했다. 북벌의 주역인 환온도 결국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62세로 생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