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초(馬超, 175-222)는 부풍군 무릉현 출신으로 자는 맹기다. 조조에게 패한 후 촉한의 유비에게 귀순해 촉한의 장수가 되었다. 관우, 장비, 조운, 황충과 함께 5호장군으로 불렸다.

211년 그는 한수와 함께 반 조조 군사를 일으켰으나 위남전투에서 대패했다. 그 바람에 부친과 종족 200여명이 주살되었다. 마초와 한수의 연합군에 밀려 고전한 조조는 참모 가후의 계책으로 둘 사이를 이간질 시키는데 성공했다. 한수는 조조와 같은 해 효렴이 되었고 동갑내기였다. 원래 한수와 마초는 사이가 껄끄러웠으나 서로의 이익을 위해 연합한 관계였다. 한수를 신임하는 제스처로 마초의 불신감을 조장하는데 성공했다. 둘은 갈라섰고 조조는 싸움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는 크게 패해 달아났다. 조조의 참모 양부는 “마초는 한신과 경포의 용맹을 지녔고 또 오랑캐의 마음을 갖고 있다. 만일 대군이 돌아가 그에 대한 방비를 소홀히 하면 농상의 여러 지방은 위나라의 소유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그는 오랑캐인 융족을 잘 통솔하여 농상의 군현을 공격해 차지했다. 양주자사 위강을 죽이고 기성을 점령했으며 스스로 정서장군에 병주목을 겸하고 양주의 군사를 총괄했다. 213년 위강의 잔존세력이 반란을 일으키자 처자식을 잃고 한중의 장노에게 달아나 투항했다. 그러나 장노에게 신임 받지 못하자 유비에게 귀순하기를 청해 그의 휘하 장수가 되었다. 유비는 그를 평서장군으로 임명하고 도정후에 봉했다. 유비가 한중왕이 되자 좌장군이 되었다.

그는 대대로 귀족가문인 관계로 처음에는 유비에게 공손치 않았다. 유비와 대화할 때 주군의 예 대신에 늘 유비의 자를 불렀다. 관우가 화가 나 그를 죽이려 하였다. 유비는 “사람들이 나에게 귀의하는데 그대들이 화를 내며 죽이려고 하니 천하가 어찌 볼 것인가”라고 꾸짖었다. 장비가 “그러면 그에게 예를 가르치십시오”라고 말했다. 다음 날 유비가 주재하는 회의장에 들어가니 관우와 장비가 유비 곁에 서 있었다. 다시는 유비의 자를 부르지 않았다고 한다. “나는 오늘 군주의 자를 불렀기 때문에 관우와 장비에게 죽음을 당할 것이다”라며 이후 경외심을 갖고 유비를 모셨다고 한다.

나관중이 지은 삼국지연의에는 야전마초(夜戰馬超)라는 장면이 나온다. 익주목 유장이 유비에게 공격을 받자 한중의 장노에게 도움을 청하고 장노는 마초를 보내 유비측의 장비와 일전을 벌인다. 범같은 두 맹장이 맞붙어 200여 합을 싸웠으나 승패가 나지 않았다. 날이 저물자 천 여개의 횃불로 대낮처럼 밝히고 둘은 다시 치열한 싸움을 벌였다. 결과는 무승부였다. 삼국지에서 가장 통쾌한 싸움 장면 중 하나다. 그러나 이는 소설속의 허구로 사서에는 그 내용이 없다. 전략(典略)이라는 사서에는 “장노의 장수 양백 등이 수차례 걸쳐 음해하자, 마초는 마침내 무도로부터 저중으로 달아났다가 다시 촉으로 들어갔다”고 기록되어 있을 뿐이다.

관우와의 갈등설도 흥미롭다. 교만하고 자존심이 강한 관우는 맹장 마초가 유비에게 귀순했다는 소식을 듣자 아들 관평을 멀고 먼 성도의 유비에게 보내 “서천으로 들어가 마초와 우열을 가리고 싶소”라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에 제갈량이 편지를 보내 그의 허영심을 한껏 추켜 세워주자 그 편지를 주변 사람들에게 두루 보여주고 마초와의 대결을 포기했다고 한다. 관우의 이러한 유치함이 결국 후일 그를 죽음으로 몰아간 것이다.

221년 양주목을 겸하고 태양후에 봉해졌다. 222년 47세에 세상을 떠났다. 임종시 “저희 집안 200여명은 조조에게 주살당해 거의 전멸되고 오직 사촌동생 마대만이 있을 뿐입니다. 쇄락한 집안의 제사를 이을 사람이니 폐하께 간절히 부탁드립니다.”라는 소를 올렸다. 사후 위후라는 시호가 추증되었다. 그의 용맹은 조조조차 두려워해 “마초가 죽지 않은 한 나에게는 묻힐 땅이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조에게 부친 등 일가족이 몰살당하고 농상의 양부, 강서 무리에게 처자식마저 잃게 됐다. 천하 맹장의 기구한 삶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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