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운(趙雲, ?∼229)의 자는 자룡이고 상산군 진정현 출신이다. 유비를 보좌해 촉나라 건국에 기여한 명장이다.

그는 원래 공손찬의 부하였는데 원소에게 패망한 후 유비에게 귀순했다. 조조가 형주를 정복하고 강남으로 패주한 유비를 추격하자 유비의 처 감부인과 아들 유선을 보호해 난을 모면하게 했다. 유비가 익주의 유장을 공격하자 제갈량의 명에 따라 양자강을 거슬러 서쪽 군현을 평정했다. 이 공으로 익군장군에 봉해졌다. 227년 한중에서 위나라 조진의 대군과 맞서 싸웠다. 229년 북벌을 완수하지 못한 채 죽어 순평후로 추증되었다. 관우 장비 등과 같이 오호장군으로 불리었다.

그의 용맹이 후세 사람들에게 가장 인상적으로 각인된 것은 당양의 장판에서 조조의 대군을 돌파해 유비의 아들인 유선을 살린 장면일 것이다. 진수의 삼국지 조운전에는 유선을 품고 조조의 대군을 돌파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당시 유비는 조조의 대군에 쫓겨 처자식마저 버리고 남쪽으로 도망치고 있었다. 그는 뛰어난 창술과 궁술을 이용해 어린 유선을 품에 안고 감부인을 보호해 무사히 유비에게 넘겨주었다. 유비는 화가나 유선을 내팽개치려 하였다. 하찮은 어린아이 때문에 장군의 목숨이 위태로웠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이에 감동한 조운은 평생 충성을 다하였다.

긴 창을 든 조운은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조조군을 향해 돌진해 안명을 찔러 죽이고 용장 장합도 기세에 눌려 물러났다. 마연 장의 초촉 장남 네 장수가 가로막고 추격하지만 추호도 두려움 없이 적진을 돌파해 나갔다. 경산 꼭대기에서 이를 목격한 조조는 좌우를 돌아보며 저 장수가 누구냐고 물었다. 조운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조조는 ‘참으로 범같은 장수로구나’라고 칭찬하며 ‘절대로 활을 쓰지 말고 반드시 사로잡도록 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조조의 생포 명령 덕에 그는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고 천신만고 끝에 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 적이라도 뛰어난 인재를 사랑하는 조조의 성격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그는 이 싸움에서 긴 창을 세 개나 빼앗고 50여명이나 되는 조조군 장수를 찌르고 베었다고 한다. 그의 단기구아두(單騎救阿斗) 일화는 조자룡을 만고에 비할 자 없는 명장으로 각인시켰으며 삼국지의 수많은 장면 중에서 가장 통쾌한 장면의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삼국지연의 등을 토대로 한 연극에서 그는 흔히 유비, 관우, 장비에 이어 넷째 아우로 불리었다.

그러나 그의 지위는 관우나 장비에 훨씬 미치지 못했고 오호장군인 마초와 황충보다 못했으며 심지어 위연보다도 아래였다고 한다. 221년 유비가 촉의 황제가 되었을 때 장비는 거기장군 서향후에, 마초는 표기장군 태향후에 봉해졌으나 그의 관직은 끝내 오르지 않았다. 그러나 뛰어난 무예, 고상한 인격, 담력과 식견 등으로 삼국지연의의 저자 나관중에게는 크게 호평을 받아 역참오장(力斬五將) 같은 일화를 만들어냈고 후세 사람들이 관우와 장비에 버금가는 유비의 동생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수년 전 일본에서 가장 좋아하는 삼국지의 인물에 관한 설문조사에서 조운은 제갈량에 이어 당당히 2위에 선정됐다고 한다. 그가 이렇게 사랑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의 사가 심백준은 충직과 겸손을 들고 있다. 그는 유비가 관우의 원수를 갚기 위해 이릉 전투를 일으켰을 때 당시의 정세를 따져 오나라 정벌을 단호히 반대했다. 지금은 오나라와 연합해 주적인 위나라에 대항해야 할 때라는 이유에서다. 이릉 전투에서 대패함으로써 유비가 벽제성에서 일찍 생을 마감하는 비극이 초래되었다.

그는 여러번 전쟁에서 큰 공적을 세웠다. 두 번씩이나 주군인 유비를 사지에서 구해주었다. 공적이 관우와 장비에 못지 않았지만 돌아온 지위나 보상은 훨씬 못미쳤다. 뒤에 귀순한 황충이나 마초보다 못한 대접을 받았지만 불평하지 않고 그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다. 중국 후난 위성TV가 무신 조자룡 시리즈를 방송해 크게 인기를 얻은 것도 그의 인간적 겸손함과 용맹에 시청자들이 크게 열광했기 때문이다. 그는 대표적인 삼국시대의 충직한 용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