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우(關羽, ?∼220)의 자는 운장으로 유비, 장비와 함께 도원결의를 맺고 촉나라 건국에 크게 기여한 삼국시대의 대표적 맹장이다.

그는 하동군 해현(오늘날 산서성 운성시) 출신으로 옛날부터 소금 생산지로 유명한 곳이다. 소금 밀매에 관여하던 중 소금 거래상을 죽이고 유주 탁군으로 도피했다. 어렸을 때 아명은 상생이었다. 도피 중 기러기 한 마리가 깃털 한 개를 떨어뜨렸으므로 깃털 우자를 써 관우로 이름지었다고 한다. 탁군에서 유비와 장비를 만나 유명한 도원결의를 맹세한다. 진수의 삼국지 열전에는 “유비는 두 사람을 친형제와 같이 신뢰하여 잠잘 때도 베개를 나란히 하고 같이 잘 정도였다”고 세 사람의 우정을 묘사하고 있다.

199년 유비는 서주목이 되었고 그는 하비성의 수비를 담당했다. 조조는 원소와의 관도 결전을 앞두고 유비를 공격해 화근을 제거하려 하였다. 소패성에서 유비를 물리치고 하비성을 포위하여 유비의 부인들을 포로로 삼고 항복을 받아냈다. 그는 중과부적인 상태에서 부인들의 안위를 위해 부득이 항복한 것이다. 조조는 “전하가 유비보다 관우에게 더 잘 해주면 그도 마음으로 전하를 따르게 될 것이다”는 장료의 건의를 받아들여 그의 항복을 받아들였다. 그를 편장군에 임명하고 우대하였지만 유비에 대한 충정은 변함이 없었다. 관도 전투에서 원소의 맹장인 안량과 문추의 목을 베어 한수정후에 봉해졌지만 결국 유비쪽으로 돌아갔다.

조조와 오·촉 연합군 사이의 적벽대전이 조조의 대패로 끝난 후 유비는 그를 형주 도독으로 임명해 조조와 손권의 침략에 대비케 하였다. 그는 유달리 자존심이 강했다. 마초가 유비에게 귀순하여 중용되었다는 소식을 듣자 제갈량에게 서한을 보내 마초의 역량이 어느 정도인지를 물었다. 그의 자존심을 잘 알고 있는 제갈량은 “마초는 문무를 겸비한 영웅이지만 관장군에게는 도저히 미치지 못한다”는 답장을 보내 기분을 풀어주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어느날 전투 중에 화살을 맞아 후유증으로 늘 뼈마디가 쑤셨다. 의사는 “뼈를 절개해서 스며든 독을 제거해야만 치유될 것”이라고 진찰했다. 뼈를 절개하자 피가 그릇에 넘치게 되었는데도 술과 고기를 마시면서 평소와 같이 담소했다고 한다. 그의 용맹함이 어느 정도인지를 잘 보여준다.

212-219년 사이 약 7년간 형주를 지키고 있었는데 위의 조인은 번성에 주둔해 북상을 저지하고 있었다. 오의 손권이 자신의 며느리로 그의 딸을 달라고 요청하자 단호히 혼사를 거절하고 사신에게 욕설을 퍼부어 쫓아버렸다. 지나친 교만 때문에 ‘손권과 연대하여 조조에게 대항한다’는 촉의 외교 노선을 무시하고 위와 오 두나라를 적으로 돌려 몰락의 단서를 제공했다. 오의 공격에 대비해 강릉에 다수의 군사를 주둔시켰는데 오의 맹장 여몽이 병에 걸렸다는 그릇된 정보에 속아 군대를 차출했다가 강릉을 함락당했다. 번성에서 위의 서황에게 패한 관우는 맥성으로 철수했지만 대부분의 병사가 도망가는 바람에 퇴로를 차단당했다. 결국 오군에 체포되어 아들 관흥과 함께 참수되었다. 슬픈 영웅의 말로였다.

관우는 삼국지의 영웅에서 그후 의리와 부의 신으로 높이 존숭되었다. 그는 관성대제로 추앙받고 그를 제사하는 관제묘(關帝廟)가 중국 각지에 세워졌다.

그의 의리, 대장부의 기개, 무엇보다도 비참한 죽음이 중국인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자연스럽게 민간의 수호신으로 존경받게 되었다. 중국인 전체가 커다란 인간적 매력을 느끼고 있다. 언론인 이마이즈미 준노스케 말처럼 그 흡인력의 원천은 큰 체구와 충성심, 서민적인 분위기, 누군가에게 속임을 당하더라도 크게 개의치 않는 단순함일 것이다.

송말부터 청말까지 관우는 거의 900년에 걸쳐 국가의 신으로 숭배되었다. 송 휘종은 그에게 충혜공이라는 시호를 하사했고 명대에는 관성군으로 불리우며 황제의 반열까지 격상되었다. 민주족의 청대때 특히 관우 존숭 열기가 가장 고조되었다. 북경에만 116곳의 관제묘가 있었고 청말 실력자 서태후는 관우가 등장하는 연극 장면마다 기립해 경의를 표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