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周瑜 175-210)는 적벽대전을 승리로 이끌어 위·오·촉 삼국시대를 연 주역이다. 자는 공근으로 안휘성 여강현 출신이다.

그는 건장하고 용모가 뛰어났다고 한다. 일찍이 손책과 친구가 되어 전쟁터를 함께 누볐다. 손책은 “나는 그대를 얻었으니 대업이 순조로울 것이오”라며 절대 신임하였다. 손책이 환현 지방을 함락시키고 교공의 두 딸을 포로로 잡았는데 언니는 본인이 동생은 주유가 아내로 맞이했다.

손책이 죽자 동생 손권이 뒤를 이었다. 그는 장소와 함께 새 정권의 양축을 담당했다. 손권에게 노숙, 제갈근, 여몽, 육손 등 실력 있는 인재를 추천했다. 조조가 원소를 격파해 중원을 차지한 관도 전투(200)에서 적벽대전(208)까지 8년간 손권을 도와 국력을 강화하고 인재를 포섭하는데 열과 성을 쏟았다. 특히 노숙을 추천한 것은 매우 현명한 처사였다. 노숙은 손권에게 先강동 後통일의 계책을 건의했다. 먼저 강동을 차지해 기반을 구축한 후 천하의 정세를 봐가면서 통일을 도모해야 한다는 단계적 대망론이었다. 그가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 것은 208년 적벽대전 때문이었다. 형주의 유종을 제압한 조조는 일거에 강동지역을 제압하려 하였다. 조조에게 항복해 일개 지방정권으로 남을 것인지 과감히 맞붙어 천하의 대권을 도모할 것인지 기로에 직면했다. 장소 등 온건파는 “조조는 승냥이와 호랑이처럼 사악하고 무섭다. 그는 천자를 끼고 사방을 정벌하고 움직이면서 조정의 뜻이라고 한다. 양쪽 세력은 두드러지게 차이가 나므로 가장 좋은 방법은 그를 맞아들이는 것이다”라며 투항을 건의했다.

주유는 “조조는 비록 한나라 승상의 명의에 의탁하고 있지만 사실상 한나라 조정의 적이다”며 4가지 이유를 들어 조조를 패배시킬 수 있다는 반론을 제기하였다. 4가지 이유란 첫째로 북쪽 땅이 아직 평안하지 못한 점, 둘째로 수병에 기대어 싸우는 것은 북방에서는 익숙지 않은 점, 셋째로 날씨가 몹시 추워 말에게 먹일 풀이 없는 점, 넷째로 중원의 병사들이 물과 땅에 익숙지 못해 반드시 질병이 생길 것이라는 점이다. 유비와 손권의 연합군은 화공전을 벌여 대승을 거두었다. 불에 타죽거나 물에 빠져 죽은 병사와 말 수가 이루 헤아릴 수 없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적벽대전 이후 형주는 유비와 손권이 양분했다. 다 죽어간 유비는 회생하였고 익주의 유장을 몰아내 공명이 주장한 천하삼분구상을 착착 실천해갔다. 주유는 이런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적벽대전은 어디까지나 자신과 손권의 승리였다. 그는 대촉 강경론을 주장했다. 그는 손권의 여동생을 유비에게 시집보내 유비를 견제하려 하였다. 전형적인 정략결혼 전략인 셈이다.

익주에 진출한 유비군은 한중 지방의 실력자 장노의 침입으로 큰 어려움에 처했다. 그는 촉나라 공격을 건의했다. “조조는 패전의 후유증으로 여력이 없다. 촉을 공격해 성공하면 한중을 얻을 수 있다. 그런 연후에 조조와 대립중인 마초와 동맹을 맺어 양양을 공격해 함락시키면 중원 지방의 공략이 성공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촉나라 공격 준비 중 파구에서 병을 얻어 36세로 급사한다. 손권은 “나는 제왕을 보좌할만한 인재를 잃었다. 앞으로 누구에게 의지해야 할까”라며 안타까워 했다.

그는 최후의 상소문에서 “삶과 죽음은 하늘에 달린 것이니 하늘을 원망하지는 않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 채 죽는 것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지금이야말로 주군과 신하가 서로 합심하여 난관을 극복해 나가야 할 시기다”라며 노숙은 충성스럽고 사려 깊은 인물이라며 대업을 맡길 것을 건의했다.

주유는 조조의 강동 진출을 좌절시킨 인물이다. 적벽대전에서 패했다면 위나라의 천하통일은 시간문제였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위·오·촉의 삼국시대를 정립시킨 주역으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노숙을 추천해 10년간 강동지역의 평온을 유지하게 만든 것은 사심없는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손권은 “나의 심복이 되어 공을 세우고 나와 함께 일한 자중에 공근이 있었는데 정말 잊지 못한다”며 그의 충성심을 높이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