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전한 부흥시킨 명군 선제
2016년 02월 02일(화) 00:00 가가
민생·치안 살핀 실용주의 통치
/박종구 초당대 총장
선제(宣帝, BC 91∼49)는 전한의 제9대 황제로 무제의 증손이다. 무제의 황태자 유거가 강충의 무고사건에 연류되 희생됨에 따라 일찍이 민간에서 자랐다. 대장군 곽광이 옹립하여 황제가 되었다.
선제의 이름은 유병이로 굴곡진 초년의 삶은 무제 말년의 무고사건과 깊은 관련이 있다. 무제가 나이들자 사람을 의심하는 경향이 깊어졌다. 이에 따라 무고사건이 자주 일어났고 많은 왕족과 중신이 처형되었다. 승상 공손하와 그 일족이 무고사건의 희생양이 되었고 위황후가 낳은 제읍공주, 양석공주가 무고죄로 주살되었다. 위황후의 동생인 대장군 위청의 아들 위항도 무고에 연루되어 죽었다.
강충은 출세지상주의자로서 황태자의 심부름꾼이 천자만이 지나갈 수 있는 길을 달리는 것을 적발해 황태자를 곤경에 빠트렸다. 황태자의 미움을 받게 된 강충은 자신이 살기 위해 황태자를 무고했다. 황태자의 유죄를 입증하기 위해 죄없는 사람들이 무수히 처벌되었다. 궁지에 몰린 황태자는 강충을 죽이고 반란을 도모하였다. 그러나 무제의 과단성 있는 조치로 쿠데타는 실패했고 황태자는 목을 매 자살했다. 강보에 싸여있던 손자 유병이만이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유병이는 옥중에서 여죄수에게 양육되어 민간에서 자랐다. 하급관리인 허광한의 딸과 결혼해 훗날 원제가 되는 아들 석을 두었다. 무제의 뒤를 이은 소제가 어린 나이에 죽자 실력자 곽광은 유병이를 후임 황제로 옹립하니 그가 선제다. 황제가 되는 해 태산이 있는 큰 돌이 우뚝 서고, 상림원에 있는 큰 버드나무 잎에 벌레가 먹었는데 공손병이립(公孫病已立)이란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황제가 민간에서 나온다는 징조였다.
곽광은 선제 곁에서 대신 수레를 몰고 사당에 가 제사를 지냈는데 그 자리가 바늘방석 같았다. 장군 장안세가 수레를 몰게 된 후에야 안심했다고 한다. 곽광의 위세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잘 보여주는 일화다.
선제는 평민 시절 결혼한 허씨를 황후로 삼았다. 즉위 2년이 지나자 곽광은 사퇴의 뜻을 밝힌다. 황제는 이를 불허하고 조정 대소사를 먼저 곽광에게 주청한 후 자신에게 보고하도록 명하였다.
곽광의 처 곽현은 자신의 딸을 황후로 만들기 위해 허황후를 독살했다. 결국 곽현의 딸이 새 황후가 되었다. BC 68년 곽광이 죽자 선제는 서서히 곽씨 세력의 힘을 약화시키기 시작했다. BC 69년 죽은 허황후가 낳은 유석을 황태자로 세웠다. 신하 중에서 상소를 하고 싶으면 상서를 거치지 않고 직접 황제에게 할 수 있도록 하였다. 곽광의 일족인 곽우와 곽산이 장악한 군지휘권도 빼앗았다. 위기에 몰린 곽씨 일족의 쿠데타 시도는 실패로 끝나고 일족은 모조리 주살되었다. 본격적인 선제의 친정이 시작되었다.
선제는 오랜 민간생활 덕에 민생의 어려움을 잘 이해했다. 그는 유교 일변도의 국가 운영을 배격하고 패도와 왕도를 섞어서 펴야만 한다는 실용주의적 통치 방식을 구사했다. 민생이 어려워지자 사회질서와 치안이 많이 흐트러졌다. 유교적 이상주의 만으로 천하가 다스려질 수 없었다. 그는 엄격한 법집행으로 사회질서를 다잡았다. 당연히 법가 계통의 관료나 학자가 중용되었다. 유가를 발탁해달라는 황태자의 간청에 대해 “속유(俗儒)로 아직 때가 이르다”며 엄격한 법가주의 통치를 고수했다.
대외적으로는 전쟁을 최대한 피하되 부득이할 경우에는 단호히 출병해 한왕조의 무력을 과시했다. 신장 우루무치 주변의 차사국이 한나라를 배신하자 군대를 보내 정벌했다. 다행히 골치덩어리인 흉노의 세력이 크게 약화되었다. BC 51년 흉노의 호한사선우가 장안에 입조했다. 드디어 한나라는 흉노의 압력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서역이 한나라 영토에 편입되고 서역도호부가 설치되었다. 중앙아시아 나라들과 교역이 활발해지게 되었다.
BC 49년 선제는 미양궁에서 죽었다. 23년 재위해 전한의 부흥을 가져왔다. 그러나 지나치게 내조 중심의 국정 운영으로 내각인 외조가 약화되었다. 선제 사후 환관과 외척이 발호하기 시작했다. 기회주의자 왕망이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선제(宣帝, BC 91∼49)는 전한의 제9대 황제로 무제의 증손이다. 무제의 황태자 유거가 강충의 무고사건에 연류되 희생됨에 따라 일찍이 민간에서 자랐다. 대장군 곽광이 옹립하여 황제가 되었다.
선제의 이름은 유병이로 굴곡진 초년의 삶은 무제 말년의 무고사건과 깊은 관련이 있다. 무제가 나이들자 사람을 의심하는 경향이 깊어졌다. 이에 따라 무고사건이 자주 일어났고 많은 왕족과 중신이 처형되었다. 승상 공손하와 그 일족이 무고사건의 희생양이 되었고 위황후가 낳은 제읍공주, 양석공주가 무고죄로 주살되었다. 위황후의 동생인 대장군 위청의 아들 위항도 무고에 연루되어 죽었다.
선제는 평민 시절 결혼한 허씨를 황후로 삼았다. 즉위 2년이 지나자 곽광은 사퇴의 뜻을 밝힌다. 황제는 이를 불허하고 조정 대소사를 먼저 곽광에게 주청한 후 자신에게 보고하도록 명하였다.
곽광의 처 곽현은 자신의 딸을 황후로 만들기 위해 허황후를 독살했다. 결국 곽현의 딸이 새 황후가 되었다. BC 68년 곽광이 죽자 선제는 서서히 곽씨 세력의 힘을 약화시키기 시작했다. BC 69년 죽은 허황후가 낳은 유석을 황태자로 세웠다. 신하 중에서 상소를 하고 싶으면 상서를 거치지 않고 직접 황제에게 할 수 있도록 하였다. 곽광의 일족인 곽우와 곽산이 장악한 군지휘권도 빼앗았다. 위기에 몰린 곽씨 일족의 쿠데타 시도는 실패로 끝나고 일족은 모조리 주살되었다. 본격적인 선제의 친정이 시작되었다.
선제는 오랜 민간생활 덕에 민생의 어려움을 잘 이해했다. 그는 유교 일변도의 국가 운영을 배격하고 패도와 왕도를 섞어서 펴야만 한다는 실용주의적 통치 방식을 구사했다. 민생이 어려워지자 사회질서와 치안이 많이 흐트러졌다. 유교적 이상주의 만으로 천하가 다스려질 수 없었다. 그는 엄격한 법집행으로 사회질서를 다잡았다. 당연히 법가 계통의 관료나 학자가 중용되었다. 유가를 발탁해달라는 황태자의 간청에 대해 “속유(俗儒)로 아직 때가 이르다”며 엄격한 법가주의 통치를 고수했다.
대외적으로는 전쟁을 최대한 피하되 부득이할 경우에는 단호히 출병해 한왕조의 무력을 과시했다. 신장 우루무치 주변의 차사국이 한나라를 배신하자 군대를 보내 정벌했다. 다행히 골치덩어리인 흉노의 세력이 크게 약화되었다. BC 51년 흉노의 호한사선우가 장안에 입조했다. 드디어 한나라는 흉노의 압력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서역이 한나라 영토에 편입되고 서역도호부가 설치되었다. 중앙아시아 나라들과 교역이 활발해지게 되었다.
BC 49년 선제는 미양궁에서 죽었다. 23년 재위해 전한의 부흥을 가져왔다. 그러나 지나치게 내조 중심의 국정 운영으로 내각인 외조가 약화되었다. 선제 사후 환관과 외척이 발호하기 시작했다. 기회주의자 왕망이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