⑪ 전한시대의 명군 문제
2015년 12월 15일(화) 00:00 가가
어진 인품 … 선정 베풀며 23년 태평성대
문제(文帝, BC 202-BC 157)의 이름은 유항으로 한고조 유방의 4남이다. 여후가 16년간 국정을 농단한 후 BC 180년 사망하자 중신 진평과 주발의 쿠데타에 힘입어 황제가 되었다. 여씨 천하가 막을 내리고 유씨 왕조가 힘겹게 부활한 것이다. 이후 23년간 천하를 잘 다스려 전한의 부흥을 가져왔다. 그의 뒤를 이은 경제도 선왕의 정책을 잘 유지하여 선정을 베풀었다. 후세 사가들은 이들 치세를 문경지치(文景之治)라 칭송한다.
대왕 유항은 아주 드라마틱하게 5대 황제에 등극했다. 여후가 사망하자 주발은 여후의 조카 여록에게서 군대 지휘권을 빼앗았다. 군문에 들어가서는 다음과 같은 유명한 명령을 시달했다.
“여씨 편을 들 자는 오른쪽 어깨를 벗고, 유씨 편을 들 자는 왼쪽 어깨를 벗으라”는 내용이다.
전군이 모두 왼쪽 어깨를 벗었다. 여씨 일족이 궁중에서 주살당했음을 물론이다. 진평과 주발은 여씨 일족에게 변변한 인물이 없어 여후가 죽으면 쉽게 정권을 되찾아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참고 기다렸고 여후가 죽자 기습적으로 쿠데타를 감행한 것이다.
여러 유씨 왕자 가운데 그가 선택된 것은 그의 외가인 박씨 집안이 군자장자(君子長者)라는 좋은 평판을 얻었기 때문이다. 여후의 횡포에 질린 중신들이 후덕한 인품의 유항을 후계자로 선정한 것이다. 그의 모친인 박부인이 고조의 총애를 받은 일화가 아주 흥미롭다. 처녀 시절 그녀는 관부인이나 조자아 등과 친하게 지냈다.
“우리중에 누가 출세하더라도 서로 잊지말기로 하자”고 언약했다.
관부인과 조자아가 유방의 후궁이 되자 유방에게 처녀시절에 한 약속을 말했다. 유방이 그녀를 가엽게 여겨 단 한번 불러 총애를 하였는데 임신을 하여 유항을 낳았다는 일화다.
황제에 취임한 문제의 최우선 과제는 왕실의 안정과 민심 수습이었다. 진시황 사후 천하는 조용한 날이 없었다. 유방이 새 왕조를 창건한 후에도 경포의 난, 한왕 신의 난, 흉노와의 전쟁 등으로 하루도 편안할 날이 없었다. 우승상 주발과 좌승상 진평이 중심이 되어 중앙과 지방 곳곳에 포진한 여씨 세력을 제거하였다. 군사 임무에 정통한 주발이 군대와 대흉노 정책 등을 담당하고 관리의 규율, 재정, 인사 등은 진평의 역할이 컸다. 주발이 우승상직을 그만두자 진평이 단독 재상으로 문제 초기의 내정을 아울렀다. 지모의 현상으로 불리운 진평의 내조에 힘입어 통치체제가 급속히 안정을 찾았다.
그는 온화하고 수수한 인품을 반영하여 사치를 멀리했다. 묘를 조성하는데 금은동석과 옥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오직 와기만을 썼다는 일화는 그의 질박한 인품을 잘 보여준다. 오랜 전쟁을 거치면서 황폐해진 농촌의 생산력을 높이고 물자 유통이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배려하였다. 관리의 규율을 잡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문제의 재상의 역할에 대한 진평의 응답에 있는 “관리들이 그 직책을 제대로 수행토록 한다”는 말처럼 직분에 충실하도록 독려하였다.
토지세를 절반으로 줄이고 농지세를 12년간 면제하는 등 민생 안정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였다. 백성들의 노역을 대폭 줄이고 연좌제와 고문형도 폐지하였다. 건실한 재정 운영으로 막대한 세계잉여금이 축적되었다. 후일 손자 한무제가 서역 정벌, 한사군 설치, 남방 경략 등 적극적인 대외정책을 추진하는데 커다란 도움이 되었다.
흉노와 적극적 화친 정책을 추구한 것은 그의 뛰어난 업적이다. 유방은 흉노와의 평성 싸움에서 참패해 진평의 뇌물 작전 덕에 간신히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흉노가 때때로 국경을 침범해 국지적인 싸움은 있었지만 대규모 침략전쟁은 없었다. 화친 제일주의로 변경 수비를 굳건히 한 덕에 흉노가 함부로 침입하지 못하였다.
치세 23년간 천하는 잘 다스려졌다. 일반 백성은 태평성대를 만끽했다. 진시황 사후 수십년간 이어진 전쟁을 끝내 국가 전체가 휴식을 취하면서 국력을 튼튼히 할 수 있었다. 태산에 제사 지내는 봉선(封禪) 의식을 중신들이 건했으나 사양하였다. 천하백성은 사흘만 복상하라는 것이 그의 마지막 유언이었다.
“여씨 편을 들 자는 오른쪽 어깨를 벗고, 유씨 편을 들 자는 왼쪽 어깨를 벗으라”는 내용이다.
전군이 모두 왼쪽 어깨를 벗었다. 여씨 일족이 궁중에서 주살당했음을 물론이다. 진평과 주발은 여씨 일족에게 변변한 인물이 없어 여후가 죽으면 쉽게 정권을 되찾아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참고 기다렸고 여후가 죽자 기습적으로 쿠데타를 감행한 것이다.
여러 유씨 왕자 가운데 그가 선택된 것은 그의 외가인 박씨 집안이 군자장자(君子長者)라는 좋은 평판을 얻었기 때문이다. 여후의 횡포에 질린 중신들이 후덕한 인품의 유항을 후계자로 선정한 것이다. 그의 모친인 박부인이 고조의 총애를 받은 일화가 아주 흥미롭다. 처녀 시절 그녀는 관부인이나 조자아 등과 친하게 지냈다.
황제에 취임한 문제의 최우선 과제는 왕실의 안정과 민심 수습이었다. 진시황 사후 천하는 조용한 날이 없었다. 유방이 새 왕조를 창건한 후에도 경포의 난, 한왕 신의 난, 흉노와의 전쟁 등으로 하루도 편안할 날이 없었다. 우승상 주발과 좌승상 진평이 중심이 되어 중앙과 지방 곳곳에 포진한 여씨 세력을 제거하였다. 군사 임무에 정통한 주발이 군대와 대흉노 정책 등을 담당하고 관리의 규율, 재정, 인사 등은 진평의 역할이 컸다. 주발이 우승상직을 그만두자 진평이 단독 재상으로 문제 초기의 내정을 아울렀다. 지모의 현상으로 불리운 진평의 내조에 힘입어 통치체제가 급속히 안정을 찾았다.
그는 온화하고 수수한 인품을 반영하여 사치를 멀리했다. 묘를 조성하는데 금은동석과 옥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오직 와기만을 썼다는 일화는 그의 질박한 인품을 잘 보여준다. 오랜 전쟁을 거치면서 황폐해진 농촌의 생산력을 높이고 물자 유통이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배려하였다. 관리의 규율을 잡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문제의 재상의 역할에 대한 진평의 응답에 있는 “관리들이 그 직책을 제대로 수행토록 한다”는 말처럼 직분에 충실하도록 독려하였다.
토지세를 절반으로 줄이고 농지세를 12년간 면제하는 등 민생 안정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였다. 백성들의 노역을 대폭 줄이고 연좌제와 고문형도 폐지하였다. 건실한 재정 운영으로 막대한 세계잉여금이 축적되었다. 후일 손자 한무제가 서역 정벌, 한사군 설치, 남방 경략 등 적극적인 대외정책을 추진하는데 커다란 도움이 되었다.
흉노와 적극적 화친 정책을 추구한 것은 그의 뛰어난 업적이다. 유방은 흉노와의 평성 싸움에서 참패해 진평의 뇌물 작전 덕에 간신히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흉노가 때때로 국경을 침범해 국지적인 싸움은 있었지만 대규모 침략전쟁은 없었다. 화친 제일주의로 변경 수비를 굳건히 한 덕에 흉노가 함부로 침입하지 못하였다.
치세 23년간 천하는 잘 다스려졌다. 일반 백성은 태평성대를 만끽했다. 진시황 사후 수십년간 이어진 전쟁을 끝내 국가 전체가 휴식을 취하면서 국력을 튼튼히 할 수 있었다. 태산에 제사 지내는 봉선(封禪) 의식을 중신들이 건했으나 사양하였다. 천하백성은 사흘만 복상하라는 것이 그의 마지막 유언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