⑦ 유방의 복심 소하
2015년 11월 17일(화) 00:00 가가
漢 법률·제도 정비 … 뛰어난 처세술의 명재상
소하(蕭何, ∼ B.C 193)는 한 고조 유방을 도와 한제국을 건설한 명신이다. 그는 유방과 동향인 강소성 패현 출신으로 장량, 조참, 진평 등과 함께 한나라의 개국공신이다.
소하가 오랜기간 재상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뛰어난 처세술 덕분이었다. 공성신퇴(功成身退). 공을 이루면 물러난다는 자세로 일관함으로써 한신이나 경포와 같은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지 않았다.
그는 패현에서 공조라는 하급관리직에 있었다. 유방은 사수 정장직에 있었는데 그가 유방에게 여러 가지 편의를 봐주면서 둘은 친구가 되었다. 유방이 군사를 일으키자 기꺼이 참여했다. BC 208년 유방 군대가 함양에 입성했다. 많은 장수와 장병들이 재물과 미녀를 얻는데 혈안이 되었을 때 그만이 진나라의 법률과 문서 등을 정리하는데 힘을 기울였다. 미래에 대한 준비성과 통찰력이 돋보이는 일화다.
후일 유방이 천하를 통일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내정의 충실, 민심의 안정, 군량 조달, 보급로 확보에서는 소하를 당할 수 없었다”며 그의 공로를 인정한 바 있다. 논공행상 과정에서 그가 가장 넓은 토지를 하사받고 최고의 중신 자리를 차지했다. 신하의 신분임에도 궁중에서 칼을 차고 신을 신도록 허락받았다. 다른 신하처럼 종종걸음으로 다니지 않아도 되는 특별대우를 받았다.
그는 항우와의 싸움에서 여러차례 결정적 기여를 하였다. 진나라 멸망 후 항우는 스스로 서초패왕이 되고 유방에게는 변방인 파·촉·한중 지방을 맡겼다. 그는 장수들의 반발을 누그러뜨렸다. 아직은 항우와 일전을 벌일 때가 아니다. 풍요로운 한중 지방에서 실력을 기르면 나중에 천하를 쟁패할 기회가 온다며 설득했다.
유방이 수차례 싸움에 졌지만 제기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관중지방을 잘 다스려 무기와 식량을 전선에 제대로 공급했기 때문이다. 악군은 “폐하는 싸움에 패한 후 부하를 잃은 적이 여러번이고, 간신히 몸만 탈출한 적도 세 번이나 된다. 그때마다 소하가 관중에서 병력을 보충해 주었다”고 역설했다.
건국 후 한나라의 법률과 제도를 정비했다. 함양에서 입수한 진나라 법령 문서를 토대로 구장률(九章律)을 제정했다. 도률, 적률, 수률 등 법령집으로 한 왕조 400년 통치의 근간이 되었다.
그가 유방에게 한신을 군 사령관으로 추천했다. 한신은 초반에는 높은 자리에 중용되지 못해서 전투 중 도망을 쳤다. 그는 한신을 쫓아가 다시 돌아오게 만들었다. 유방은 “장수들 중 도망간 자들이 많은데 기껏 한신을 쫓아갔단 말이냐”며 화를 냈다. 그는 “한신은 나라안에서 비길 자가 없는 국사무쌍(國士無雙)한 인물이다. 천하를 다투고자 하면 한신이 아니고서는 함께 일을 도모할 사람이 없다”며 중용할 것을 건의하였다. 한신은 군 최고사령관이 되어 해하의 결전에서 항우를 오강에서 자살케 만들었다.
유방은 소하를 신임하면서도 경계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는 관중지방을 잘 다스려 차질없이 전선에 물자를 공급했다. 백성들의 신뢰가 대단했다. 어느날 문객 포승이 찾아와 “지금 한왕은 사람을 보내 승상을 위로했다. 이는 당신을 의심하기 때문이다. 화를 면하려면 친족과 군량을 함께 보내야 한다.”라고 직언하였다. 포상의 말을 따랐고 유방의 의심이 풀렸다.
한신이 반란죄로 참수되자 공을 인정하여 식읍과 지위를 올려주었다. 참모 소평의 말을 듣고 식읍을 사양하고 가산을 털어 군수품을 유방에게 보냈다. 유방은 다시 한번 그에 대한 의심을 거두었다.
그가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은 매사에 조심스럽게 처신했기 때문이다. 한신과는 달리 한왕조에 다른 마음을 품지 않았다. 그럼에도 공적이 크고 조정 내외의 신임이 두터워 유방의 의심을 사게 된 것이다. “군주를 모시는 것을 호랑이를 대하는 것과 같다”는 말처럼 그는 절대군주의 시기심이나 의구심을 자극하지 않도록 노력했다. 유방의 뒤를 이은 혜제가 후임에 대해 묻자 동료인 조참을 추천했다. 소규조수(蕭規曹隨). 소하가 제도를 만들고 조참이 이를 잘 지켰다는 고사다. 소하는 천하의 명재상이었다.
<초당대학교 총장>
소하가 오랜기간 재상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뛰어난 처세술 덕분이었다. 공성신퇴(功成身退). 공을 이루면 물러난다는 자세로 일관함으로써 한신이나 경포와 같은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지 않았다.
후일 유방이 천하를 통일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내정의 충실, 민심의 안정, 군량 조달, 보급로 확보에서는 소하를 당할 수 없었다”며 그의 공로를 인정한 바 있다. 논공행상 과정에서 그가 가장 넓은 토지를 하사받고 최고의 중신 자리를 차지했다. 신하의 신분임에도 궁중에서 칼을 차고 신을 신도록 허락받았다. 다른 신하처럼 종종걸음으로 다니지 않아도 되는 특별대우를 받았다.
건국 후 한나라의 법률과 제도를 정비했다. 함양에서 입수한 진나라 법령 문서를 토대로 구장률(九章律)을 제정했다. 도률, 적률, 수률 등 법령집으로 한 왕조 400년 통치의 근간이 되었다.
그가 유방에게 한신을 군 사령관으로 추천했다. 한신은 초반에는 높은 자리에 중용되지 못해서 전투 중 도망을 쳤다. 그는 한신을 쫓아가 다시 돌아오게 만들었다. 유방은 “장수들 중 도망간 자들이 많은데 기껏 한신을 쫓아갔단 말이냐”며 화를 냈다. 그는 “한신은 나라안에서 비길 자가 없는 국사무쌍(國士無雙)한 인물이다. 천하를 다투고자 하면 한신이 아니고서는 함께 일을 도모할 사람이 없다”며 중용할 것을 건의하였다. 한신은 군 최고사령관이 되어 해하의 결전에서 항우를 오강에서 자살케 만들었다.
유방은 소하를 신임하면서도 경계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는 관중지방을 잘 다스려 차질없이 전선에 물자를 공급했다. 백성들의 신뢰가 대단했다. 어느날 문객 포승이 찾아와 “지금 한왕은 사람을 보내 승상을 위로했다. 이는 당신을 의심하기 때문이다. 화를 면하려면 친족과 군량을 함께 보내야 한다.”라고 직언하였다. 포상의 말을 따랐고 유방의 의심이 풀렸다.
한신이 반란죄로 참수되자 공을 인정하여 식읍과 지위를 올려주었다. 참모 소평의 말을 듣고 식읍을 사양하고 가산을 털어 군수품을 유방에게 보냈다. 유방은 다시 한번 그에 대한 의심을 거두었다.
그가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은 매사에 조심스럽게 처신했기 때문이다. 한신과는 달리 한왕조에 다른 마음을 품지 않았다. 그럼에도 공적이 크고 조정 내외의 신임이 두터워 유방의 의심을 사게 된 것이다. “군주를 모시는 것을 호랑이를 대하는 것과 같다”는 말처럼 그는 절대군주의 시기심이나 의구심을 자극하지 않도록 노력했다. 유방의 뒤를 이은 혜제가 후임에 대해 묻자 동료인 조참을 추천했다. 소규조수(蕭規曹隨). 소하가 제도를 만들고 조참이 이를 잘 지켰다는 고사다. 소하는 천하의 명재상이었다.
<초당대학교 총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