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문화 전문가 다케우치 미노루는 진시황을 공자, 마오쩌둥, 덩샤오핑과 함께 중국 역사상 4대 위인의 하나로 꼽았다. 마이클 허스트는 진시황을 세계사에 큰 영향을 미친 18번째 인물로 선정했다.

진시황의 본명은 영정으로 BC 259년 출생했다. 조나라에 인질로 간 진 왕족 자초의 아들이다. 자초가 거상 여불위를 만나지 못했다면 천하 통일의 역사는 달리 쓰여졌을 것이다. 여불위는 자초를 보자 “기이한 재화다”라며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저는 그대의 문(門)을 크게 열어젖힐 수 있습니다.” 여불위는 태자 안국군의 처 화양부인을 설득해 자초를 양자로 만든다. 자초는 안국군의 뒤를 이었지만 3년만에 병사하여 13세 영정이 제위에 올랐다. 영정이 사실은 여불위 소생이라는 주장은 오랫동안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사기 〈여불위 열전〉에는 그의 아들로 기록되어 있다.

그는 22세부터 친정하여 한·위·조·연·제·초 등 6국을 멸망시켜 BC 221년 천하를 통일했다. 통일의 배경으로는 강력한 군사력과 상앙 개혁 이후 다져진 국가체제 그리고 신분과 지역을 초월해 발탁한 인재집단을 들 수 있다. 왕전 이신 등 당대의 명장이 통일의 초석을 깔아주었다. BC 225년 초나라와의 결전에 역전 노장인 왕전에게 60만 대군을 맡긴다. 그는 직접 왕전의 집까지 찾아가고 자신의 딸 화양공주와 혼례까지 시킨다. 왕전은 대승했고 통일대업은 완수되었다.

이사를 중용한 것도 탁월한 선택이었다. 초나라 상채(지금의 하남성) 출신인 이사는 통일과 제국 통치의 초석을 닦는다. 이사의 부상에 구세력은 타국 출신을 견제하기 위해 축객령(逐客令)을 건의한다. 이사는 그 유명한 간축객서(諫逐客書)를 올린다. 간축객서의 요지는 세가지다. 첫째로 타지인들이 진나라에 큰 공을 세운 사실을 상기시켰다. 둘째로 축객은 사람을 가벼이 여기는 정책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진나라에서 쫓겨난 인재들이 다른 나라를 도울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진왕은 축객령을 거둬들였다.

통일 이후 행보는 제국 통치의 기반을 굳건히 하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천하 국가를 위한 제도 정비가 추진되었다. 화폐와 도량형의 통일, 문자 통일을 추구하였다. 진제국 이후 2천년간 이어진 전제군주제와 군현제를 채택하였다. 왕자를 지방의 왕으로 봉하는 제도를 폐하고 이사의 건의에 따라 전국을 36개 군으로 나누어 직접 관리를 임명하는 군현제를 채택했다. 직접 지방을 장악함으로써 황제 전제정치의 정치적 기초가 확립되었다.

달도 차면 기우는 법. 제국 운영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만리장성 축성과 분서갱유 사건은 몰락을 부채질했다. 신선의 도를 닦는 방사 노생이 “저는 도록을 한권 구했는데 안에 진나라를 망하게 할 자는 호(胡)라는 글이 있습니다”라고 참언하였다. 진시황은 몽염을 불러 만리장성 축성을 지시했다. 그러나 축성에 동원된 농민의 희생은 엄청난 반발을 초래했다.

그는 BC 210년 전국을 순유하는 중 허베이성 사구에서 죽었다. 진제국은 2대 황제인 호해 치세에 멸망했다. 그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극과 극을 달린다. 마오쩌둥은 하나의 나라를 역사의 무대에 올려놓은 위인으로 평가했다. 명대의 학자 이지는 마땅히 천고일제(千古一帝)여야 한다고 옹호했다. 사마천, 사마광 등은 그의 공적을 비판적으로 평가했다. 진시황은 천고에 없는 위대한 폭군이었다.



〈초당대학교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