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드러지게 핀 꽃,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신록, 살갗을 간지르는 듯한 살랑이는 바람…. 봄처녀들의 마음을 들뜨게 하는 자연의 속삭임이 막연한 설레임을 갖게 한다.
이번주말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다면 이 길을 달려보자. 창밖으로 펼쳐지는 봄기운 완연한 풍경을 만끽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입을 즐겁게 하는 먹거리와 볼거리 등도 다양하다. 이 봄에 달리고 싶은 드라이브 코스를 소개한다.
▲섬진강∼ 하동 포구 80리=곡성군 압록유원지에서 시작해 경남 하동까지 50㎞의 섬진강을 끼고 달리는 드라이브 코스는 잘 알려진 코스다. 푸른 섬진강 물을 가운데 두고 구례와 하동을 오르내리는 드라이브 길이 있어 다양한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섬진강을 따라 내려가다보면 신라 성덕왕 21년에 창건된 쌍계사와 계곡, 문화 유적들을 둘러 볼 수 있고, 마음을 사로잡는 강변 백사장에 주저앉아 망중한을 즐겨도 될 듯싶다. 이 코스는 교통량이 많지 않아 드라이브 코스로는 최적지로 꼽힌다. 하동에서 쌍계사 입구까지 50리는 드라이브 코스의 백미.
광양시 다압면 도사리 매화마을은 매화꽃이 지천에 피어 이미 봄 소식을 전했다. 지금은 끝물이지만 그 나름대로 운치가 있다. 청매실농원은 매화꽃의 중심지. 축제가 끝나 한가한 듯한 정취를 만끽하며 농장을 둘러보는 것도 재미다. 농장 한 켠에 진열된 2천여개의 장독은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청매실 농장에서 내려다보는 섬진강변의 모습은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시킨다.
▲충주호∼청풍호반 드라이브=충주호에 가면 산 그림자를 품은 호반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져 환상의 드라이브를 만끽 할 수 있다. 충주호 여행의 백미는 충주호 중에서 가장 경치가 빼어난 제천시 청풍면에 속하는 청풍호반. 청풍호반을 두른 10㎞ 가 넘는 벚꽃 가로수길을 달리는 드라이브가 환상이다.
제천에서 청풍으로 향하는 597번 지방도를 달리다 보면 한쪽으로 기암괴석이 열병하듯 늘어서 있고 반대편으로는 드넓은 호반이 펼쳐진다.
금월관광단지에는 국내 최고 높이인 62m의 번지점프와 빅 스윙, 비행기 조종사의 탈출시스템에서 고안한 이젝션 시트, 수상 경비행기 등 스릴 만점의 레포츠도 즐길 수 있다.
청풍문화재단지는 놓치기에는 아까운 곳. 한벽루, 청풍석조여래입상등 보물과 민가, 생활 유품이 잘 보관돼 있다.
▲서해안 고속도로∼안면도 코스=서해안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충남 태안·당진권은 드라이브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안면도는 꽃지해변 등 아름다운 바다와 울창한 숲이 인상적이다. 5월초순까지는 안면도 꽃축제가 열려 수 많은 기화요초들을 구경할 수 있다.
꽃 축제가 열리는 꽃지해수욕장은 아침 썰물에 길이 열려 할미바위·할아비바위까지 걸어서 들어 갈 수 있다. 갯벌에서 주울 수 있는 바지락과 고둥, 참게를 잡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경기 화성시 제부도=생동적인 봄 풍경을 좀 더 짜릿하게 만끽하기 원한다면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것도 좋다.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뿐 아니라 일반 승용차도 무난히 소화할 수 있는 길이다. 경기도 화성시 제부도는 섬을 두르는 일주도로 5.1㎞중 3분의 1정도가 울퉁불퉁한 비포장 구간이다. 푸른 바다의 호위를 받으며 달리는 드라이브 길이 운치를 더한다.
풍경의 절정은 매바위. 바다에 떠 있는 세개의 기암이 눈길을 끈다. 섬안의 일주로뿐 아니라 뭍에서 제부도로 연결된 도로도 명물이다.
바다를 가로지르는 약 2.2㎞ 시멘트 길은 썰물때만 드러난다. 제부도는 낙조로도 유명하다. 하루 묵을 요량이면 바다에 풍덩 빠져드는 태양의 움직임을 놓치지 말자.
/최재호기자 lion@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