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TV드라마나 영화가 인기를 끌면서 그 풍경을 담은 촬영지가 매력적인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
안방극장이나 극장에서 즐겨보던 무대에 들어서면 왠지 낯익은 풍경이 즐거움을 제공한다.
가족이나 연인들과 함께 손을 맞잡고 드라마나 영화촬영지를 찾아가면 어떤 명승지 못지않게 두고두고 즐거워할 추억거리를 남길 수 있다.
웅장한 스케일의 사극 촬영장은 역사체험과 더불어 엔터테인먼트가 결합돼 여행객들에게 더욱 큰 감동을 선사한다.
촬영지의 인기는 보통 드라마·영화의 인기에 비례한다. 국민드라마로 각광받고 있는 MBC드라마 ‘주몽’의 나주촬영장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해 초 나주시가 90억여원을 들여 나주시 공산면 신곡리에 개장한 주몽촬영지 ‘삼한지 테마파크’는 건축부지 2만4천평의 초대형 드라마·영화 촬영용 오픈세트장이다.
이곳에는 동부여성, 철기제작소, 신단, 해자성문 등 다양한 옛 도시를 철저한 고증을 거쳐 완성해 볼거리가 풍부할 뿐 아니라 과거로의 여행이 가능할 정도로 사실적 배경을 갖추고 있다.
MBC 드라마 ‘주몽’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주몽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나주가 전국적인 관광지로 뜨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첫 방영부터 관심을 모았던 드라마 주몽이 50%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삼한지 테마파크’ 또한 화제다.
출연자들의 뛰어난 연기력과 탄탄한 스토리 전개가 인기몰이의 원인이겠지만 무엇보다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웅장한 스케일의 야외 세트장이다.
드라마가 종반부에 접어들면서 주몽의 촬영장은 방문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현재까지 62만여명이 ‘삼한지 테마파크’를 다녀갔다고 한다.
입구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것이 해자성문.
수로와 육중한 성문 좌측으로는 철이 생산되는 광산을 재현한 철기제작소가 있고 초가거리와 연못궁, 기와거리를 지나면 철옹의 요새, 진나라 황국에 비교되는 지상 7m 높이의 동부여성이 나타난다.
동부여성 뒤편으로는 영산강의 물줄기와 주변의 자연경관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신단이 자리하고 있다.
그동안 주몽을 시청했던 관광객들은 이러한 장소들에 들어서면 자신이 주몽이 되고 대소가 되고, 소서노가 된다.
우리 역사에서 가장 광활했던 영토를 소유했던 고구려를 세운 주몽의 일대기를 통해 자녀들에게 자랑스런 한국인임을 설명 할 수 있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부분 촬영을 하는 날에는 상관없지만 전면 촬영 스케줄이 있는 날에는 세트장을 공개하지 않으니 홈페이지(www.olive9.com/jumong)나 전화로 확인 후 방문하는 것이 좋다. 거의 촬영 일정이 없는 주말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주몽 세트장 주변은 나주향교 대성전과 나주 복암리 고분군 등과 같은 유적지가 남아 있으며 반나절이면 다녀올 수 있어 이곳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교동에 위치한 나주향교는 조선 중기의 전형적인 향교 대성전의 양식을 찾아볼 수 있는 곳으로 서울문묘, 강릉향교, 장수향교와 함께 중요문화재로 손꼽힌다.
나주 복암리 고분군은 복암리 서쪽의 낮은 구릉에 분포되어 있는 고분을 말한다. 총 4개의 무덤이 200m 반경 안에 분포되어 있는데, 어느 한 집안의 선산으로 이용되어 도굴 피해 없이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다. 고분에서는 금동신발, 철제관모, 구슬, 토기 등 300여 점의 유물이 출토됐다.

/최재호기자 lion@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