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일이 설날이다. 연휴가 3일밖에 되지 않아 차례상 준비라햐, 어른들 선물 마련하랴 부산 떨다 보면 몸도 마음도 지치게 마련이다. 이럴 때 집 가까이 있는 온천이나 찜질방에 놀러가 보는 것은 어떨까. 요즘 온천들은 DVD 상영관, 유아놀이방 등 별별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귀성길 여정에도 온천등을 포함하면 한결 개운한 나들이가 될 듯 싶다.
바닷물과 유황돌의 신비한 만남으로 유명해진 함평 해수찜.
함평 해수찜 업소들 시설은 초라하다. 염분 높은 바닷물이 구석구석 베인 찜방 안의 나무들. 유황돌을 데우는 해수탕 외에 일제 난방이 되지 않는 찜방. 불편하고 볼 품 없지만 다른 어떤 온천과 사우나에서도 찾을 수 없는 ‘해수찜 효과’는 독특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아프고 결린 부위만 따뜻하게 풀어주는 해수찜 방법도 빼놓을 수 없는 유혹이다. 바다가 그립고, 따뜻하게 몸도 풀고 싶고, 거기다가 몸에 좋은 효능까지 기대한다면 함평으로 떠나보자. 해수찜, 그 색다른 경험이 기다리고 있다.



함평군 손불면 궁산리 일대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해수찜은 그 시작이 수백년전으로 추정하지만 정식 업소가 생긴 것은 100여년전.
해수찜질에는 바닷물과 유황으로 이뤄진 돌이 필요하다. 유황돌은 소나무 장작으로만 달굴수 있기 때문에 땔감 으로 쓰이는 소나무도 만만치않게 소요된다. 거기다 탕 안에 넣을 쑥이나 솔잎 또는 뱀딸기풀 등의 약 초들이 있어야 한다.
함평 갯벌을 둘러싼 산들이 모두 유황으로 이루어진 유황산인 덕에 쉽고 저렴하게 유황돌을 구할 수 있고, 갯벌에 파놓은 구덩이에서 바닷물을 펌프로 바로바로 끌어올려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자연의 혜택을 받기 때문에 해수찜은 함평에 가야만 경험할 수 있다. 함평에는 3곳의 해수찜 업소가 있다. 108년의 최고 역사를 자랑하는 함평주포해수찜과, 가장 큰 규모와 시설을 갖춘 신흥해수찜, 그리고 함평신흥해수찜이 그들이다.
갯벌로 이어진 신흥해수찜의 뒷마당에는 소나무 장작과 유황돌이 쌓여있다. 아궁이에서 유황돌이 벌겋 게 달궈지는 동안, 펌프로 끌어올려진 바닷물은 따뜻하게 데워져 해수찜방 안 가로 2m, 세로 1m 탕 안에 담겨진다.쑥 자루와 아토피 피부에 좋은 뱀딸기풀 등의 약초물이 우러나는 동안 황토찜질방에서 먼저 몸을 푼다. 해수찜을 할 때 이용객들은 업소에서 비치한 상·하의를 입는데, 어느 정도 몸이 풀리면 유황돌을 넣어달라고 요청한 후 해수찜방 안으로 들어가면 된다. 뒷마당 아궁이에서 바로 날라져 온 유황돌들을 탕 안에 넣으면 지글지글 소리와 함께 찜방 안은 온통 수증기로 가득찬다. 바로 앞이 안보일 정도로 뿌예진 찜방 안을 둘러보면 수증기를 이용하는 ‘찜’ 이라는 말이 절로 실감난다. 유황돌까지 담가진 탕의 물에 담그고만 있어도 금방 몸이 좋아질 것같다. 이 물을 이용한 찜질이 해수찜의 본질이다. 돌을 넣은 후의 물온도는 평균 70∼80도로 매우 높다. 때문에 바가지로 퍼담아, 수건을 담가 적시어 온 몸에 골고루 치대야 하는데, 입고 있는 상하의가 흠뻑 젖을만큼 반복하여 물이 충분히 몸에 흡수되게 해준다. 찜방 안에 배치된 가마니를 활용하면 더욱 편리하다. 가마니에 뜨거운 해수물을 부어서 그 위에 앉으면 몸 아래 가 따뜻한게 기분이 느긋해진다. 그뿐인가, 해수를 부은 가마니를 어깨 위로 뒤집어써보시라. 해수찜의 백미는 바로 이때다. 적당히 뜨끈한 온기가 몸의 모든 긴장을 풀어 줌은 물론이고 마음까지 편안해진다. 찜질을 마친 후에는 몸을 헹구지 말고 그대로 말려야 해수찜 효과가 있다. 해수찜 물은 보통의 바닷물과는 달리 끈적임이 없어서 샤워 로 씻어내지 않아도 불쾌하지 않다.
유황과 알칼리 성분으로 이루어진 유황돌은 해수물에 들어가면 지글거리면서 특유의 액체를 분비한다. 이 광물질 액체로 생성된 알칼리 염은 살균작용이 뛰어나고 피부질환 및 신경통등에 특효가 있다. 일반적으로 찜질을 하고나면 처음에는 나른하지만, 하룻밤 자고 나면 몸이 가볍고 기분이 상쾌해진다.
해수찜 이용요금 2만 5천원(2∼3인 이용 가능). 신흥해수찜 061-322-9900, 함평주포해수찜 061-322-9489, 함평신흥해수찜 061-322-9487
이외에 ▲고창 구시포 해수월드는 해수찜과 해수탕을 함께 체험할 수 있다. 061-561-3323. ▲금호 화순리조트는 유서깊은 남도의 온천타운이다. 한방 온천탕을 비롯해 동굴탕, 편백나무탕 등 독특한 매력을 가진 이벤트탕을 이용할 수 있다. 온천욕에 지칠때면 탕내 수면실이나 탈의실 내 수면실에서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어 더욱 좋다. 061-370-5090.▲구례 지리산온천랜드는 3천여명이 동시에 목욕할 수 있는 초대형 온천이다. 남탕·여탕 특유의 냄새를 없애기 위해 한 달에 두세 번 정도 탕을 바꾸고 있다. 061-783-2900.▲당양 리조트 온천은 광주에서 20여분 떨어진 곳에 자리해 지리적으로 가깝다. 대온천탕과 노천탕, 여섯개의 패밀리 스파로 구성되어 있으며 무엇보다 뛰어난 수질을 인정받고 있다. 이곳의 온천수는 게르마늄과 스트론튬, 칼슘 등의 성분이 풍부하다. 특히 스트레스 해소에 최고라는 스트론튬이 전국 평균 수치보다 서너배를 훌쩍 넘어 설날 피로를 풀기에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패밀리 스파는 가족끼리 오붓하게 온천욕을 즐길 수 도 있으며 대온천탕은 남탕과 여탕으로 구분, 매주 맞바꿔 운영해 음·양의 기운을 적절히 안배하고 있다. 또한 인근에 금성산성과 메타세콰이어 길등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가 풍부해 가족끼리 여행에 적합하다. 061-380-5111

/최재호기자 lion@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