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선배님이 도쿄올림픽에서 너무 잘해주셔서 부담이 큽니다. 2024년 파리올림픽에는 제가 대표가 돼 나갈거예요. 지금 고등학교에 다니는 양궁선수 100여 명 가운데 탑클래스가 돼야 하겠지만 말이죠.”

초등학교 3학년부터 매일 12시간 이상 활을 쏘며 단련된 순천여고 1년 남수현(16)양. 팔이 길고 몸이 단단한 신체 조건 덕에 양궁을 시작한 후 한 번도 재미없었던 적이 없었다. 같은 연습을 하지만 매번 느낌이 달랐고 수만 번 시위를 당기면서 최적의 컨디션은 언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체크하고 있다.

“시위를 당기는 오른쪽 팔 인대가 좀 늘어나 요즘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조금 쉬면서 이미지트레이닝, 기초체력보강훈련, 자세 교정 등에 최선을 다하고 있죠. 사실 재작년까지만 해도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불안감이 높아져서 고생을 좀 했습니다. 처음엔 양궁이 너무 좋아서 시작했지만, 생각만큼 성적이 안 나오면서 포기하고 싶어진거죠. 점차 활시위를 당기기 힘들어지고 당겼다가도 바로 풀어버리는 등 겁도 났고요.”

남양은 지난 2020년 전국선수권대회, 화랑기 전국대회에서 1위를 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아버지 남관우(52)씨와 어머니 고수진(44)씨의 3남매 가운데 둘째 딸인 남양은 가족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슬럼프를 이겨냈다. 8년간 활을 잡으며 고비를 겪을 때마다 가족들은 언제나 든든히 뒤를 받쳐줬다.

“부모님이 힘들어도 포기하지 말라며 매일 양궁장에 바래다 주셨어요. 지도선생님도 흔들리는 마음을 잡아주셨고요. 양궁은 자신을 컨트롤하는 것이 가장 기본인데, 어릴 때는 조금만 성적이 안 나와도 실망하고 조바심을 냈던 것 같습니다.”

남양은 청소년 국가대표에도 선발됐으나 코로나 19로 인해 합숙과 합동훈련은 하지 못하고 있다. 영상으로 감독,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실력은 계속 향상되고 있다. 중학생이 된 후 자신의 대회 영상을 분석하기 시작해 장점과 단점을 이해하면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 남양의 설명이다. 롤모델로 삼은 선수는 순천시청 이은경 선수이다. 멘탈이 좋은 선수로 2018년 국가대표로 나가 제18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양궁 리커브 여자 단체전 금메달, 2018년 세계양궁연맹 양궁월드컵 4차 대회 리커브 여자 개인전 금메달 등을 목에 걸었다.

“양궁선수라면 누구나 똑같지만, 성실함이 결국 실력으로 증명되는 것 같습니다. 국가대표로 성장해 신기록을 수립하고 전남도 홍보대사로 위촉되고 싶습니다. 저보다 어린 고향 후배들에게는 최대한 체험을 많이 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저도 초등학교 3학년 때 양궁체험을 해보고 나서야 제가 잘 하는 것을 찾았으니까요.”

제2회 으뜸인재발굴대회에서 전남의 인재로 선정되면서 마음의 안정을 얻었다. 아직 큰 성과는 없지만, 전남도가 여러 심사를 거쳐 인재로 삼았다는 생각에 부모님에게도, 자신의 주위 사람에게도 성실하게 노력하고 있음을 인정받은 느낌이다.

“지역과 국가에 기여할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거잖아요.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바르게 살아가겠습니다. 으뜸인재로 선정하고 또 기회를 주시니 더 없는 영광이고요.”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