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시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의 가장 큰 변화는 검찰의 경찰에 대한 수사 지휘권이 폐지되면서 경찰이 1차 수사 종결권을 갖게 된 점이다. 한데 이후 경찰이 검찰에 송치한 사건은 줄어든 반면 검찰의 재수사 및 보완 수사 요구는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경찰청이 올해 1분기(1~3월) 중 검찰에 송치한 사건은 4898건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6314건)에 비해 22.4% 감소했다. 이는 새로운 형사소송법 시행에 따라 경찰이 자체적으로 범죄 혐의가 없다고 판단하는 ‘불송치 결정’ 권한을 갖게 된 뒤 검찰에 넘기지 않고 종결한 사건이 부쩍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검찰의 재수사 및 보완 수사 요구는 크게 늘어났다. 검찰은 경찰의 불송치 결정 사건에 대해 90일 안에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는데, 올 들어 광주 경찰에 대해 재수사를 요구한 사건은 모두 72건이었다. 여기에 검찰이 경찰에서 넘어 온 사건에 대해 보완 수사를 요구한 사례도 278건에 달했다. 이는 전체 송치 사건(4898건)의 5.6%에 해당한다. 특히 보완 수사 요구는 지난 1월 67건에서 2월 86건, 3월 125건 등으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검찰이 경찰 수사 과정의 법령 위반, 인권 침해, 수사권 남용 여부 등을 파악해 요구하는 시정 조치도 올 1분기에 21건에 달해 경찰의 수사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욱이 전남경찰청은 재수사·보완 수사 관련 자료가 없다며 공개마저 거부해 미흡한 수사력을 감추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사고 있다.

물론 경찰 일각에서는 검찰이 수사권 조정 이후 무분별하게 보완 수사를 요구하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경찰은 미흡한 초동수사와 부족한 수사력이 주요 원인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아울러 책임 수사 실현을 위한 내부 심사 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수사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