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5월을 맞아 가족 간 모임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여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가족과 지인에 의한 일상 감염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어린이날·어버이날 등을 계기로 밀접 접촉이 이뤄질 경우 대유행의 또 다른 고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광주에서는 지난 주말 장성군 공무원 확진자 A씨와 직간접 접촉으로 인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신규 확진자가 쏟아져 나왔다. 그제 발생한 열다섯 명 중 절반 이상인 여덟 명이 A씨와 관련된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지난달 28일 확진 판정을 받은 A씨는 광주에서 독서실이나 교회 등을 방문해 주민들과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 어제까지 A씨 관련 누적 확진자는 광주에서만 열한 명에 이른다.

문제는 A씨처럼 최초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는 확진자가 적지 않은 데다 가족·지인 간 전파 사례 또한 증가하고 있는 점이다. 지난달 광주에서는 음식점과 주점 등을 매개로 60여 명이 감염됐는데 이들 중 상당수는 가족·지인에 의한 n차 감염 사례라는 게 광주시의 설명이다. 전남에서는 목포와 무안 지역 학교나 학원 및 과외 장소 등 교육 활동 과정에서 잇따라 감염자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각종 기념일이 많은 가정의 달을 맞게 되는 방역 당국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는데, 정부는 현행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 및 5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를 오는 23일까지 3주간 더 연장하기로 했다. 광주시도 고위험 시설을 중심으로 강화된 방역 수칙을 앞으로 1주일간 더 시행하기로 했다.

최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하루 평균 600~700명대를 오르내리고 있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아슬아슬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가족 간 모임과 행사 등으로 접촉이 늘어날 경우 감염 위험은 크게 높아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어쩔 수 없이 가족과 지인을 만나더라도 가급적 실내를 피하고 야외에서 거리 두기 등 생활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