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글로벌모터스(GGM) 완성차 공장 준공으로 광주가 자동차산업 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가운데 광주시는 수소차 등 친환경 자동차의 메카를 꿈꾸고 있다. 하지만 정작 수소차 충전소 등 기반 시설 구축과 미래 전략 수립은 미흡한 것 같다.

시는 그동안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 선도 도시로서의 위상을 선점하기 위해 2014년 첫 수소충전소를 설치한 데 이어 수소차 보급에도 힘을 쏟아 왔다. 그 결과 광주에서 운행되는 수소차는 1000여 대에 이르고 있지만 현재까지 광주에 설치된 수소차 충전소는 모두 네 곳뿐으로, 하루 평균 92대를 충전할 수 있는 규모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기존 충전소도 광산구 진곡·동곡동 등 외곽에 치우쳐 있다 보니 운전자들이 충전하는 데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이에 정부는 민간사업자 지원 등을 통해 신규 설치를 적극 지원하고 있지만, 정작 허가권을 가진 자치구는 주민 민원을 의식해 갖가지 핑계를 대며 설립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실제 민간 사업자인 수소에너지 네트워크(주)는 2년 전 정부의 수소차 충전소 설치 공모에 도전해 서구와 북구에 각각 한 곳씩 총 60억 원을 지원받게 됐지만, 여태껏 설치 장소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늘 준공식을 갖는 GGM도 전국 최초의 상생형 일자리 기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지만 전기차나 수소차 등 친환경차가 아닌 내연기관 자동차를 생산하게 된다는 점에서 광주시의 친환경 자동차 메카와는 거리가 있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현대차와 포드·GM·폭스바겐 등 완성차 제조회사들이 이미 2030~2040년까지 내연자동차 생산을 중단하기로 한 추세를 봐도 그렇다.

물론 GGM은 일단 4~5년가량 경형 SUV(스포츠유틸리티) 가솔린 차량의 조립·생산을 통해 제조 기술을 강화한 뒤 전기차나 수소차 생산 시설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긴 하다. 다만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광주시가 미래형 친환경 자동차 육성 기반 조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 GGM이 후발 주자로 전락하지 않도록 치밀한 대응 전략을 세우고 지원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