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에 따라 전남 도내 태양광 발전에 대한 투자가 급증하면서 이를 둘러싼 시위와 소송 등 갈등이 빈발하고 있다. 화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사업 주체와 주민 및 지자체가 곳곳에서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전남 지역 시군에서는 마을 경관과 산림을 훼손한다며 태양광 개발을 중단해 달라는 주민들의 민원과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급기야 광주지방법원과 고등법원에도 태양광 개발 행위 허가와 관련된 소송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주민들이 사업 허가를 내 준 지자체에 불복해 소송을 벌이는가 하면 사업자들이 주민 합의나 발전 기금 기부 등을 내세워 사업을 불허한 자치단체와 소송전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전남에서 태양광 발전과 관련해 제기된 민원은 최근 5년간 무려 414건에 이른다. 지난 2016년 20건에 그쳤던 민원이 본격적으로 사업이 확대되면서 2018년 153건, 2019년 109건 등으로 폭증하고 있는 것이다. 주민들이 호소하는 피해는 자연경관 침해와 산림 훼손 등 환경 파괴 271건, 생활과 건강권 침해 131건 등이다.

특히 지자체가 주민과 사업자 간 갈등을 중재하고 해결하기는커녕 분쟁에 휘말리지 않으려고 당사자들에게만 떠맡기면서 마을 공동체가 둘로 갈라지는 상황도 속출하고 있다. 사업이 장기간 중단되고 있는 해남군 문내면 용암리나 완도군 약산면 관산리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갈등을 줄이려면 우선 자치단체가 그동안의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적극 개입함으로써 주민과 사업자 간 의견 차이를 좁히고 지역 발전을 위한 중재안을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독일의 경우처럼 이해관계자 간 소통을 통해 합의점을 찾고 갈등을 해결하는 전담 기구를 설치하는 방안도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주민들이 신재생에너지 설치·운영에 참여하고 그 이익 또한 공유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것이 절실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