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은 어머니같이 따뜻한 눈길로 광주 시내를 굽어봅니다. 저 큰 바위 얼굴같이 듬직한 산에 전설이 없을 리 없습니다. 옛날 옛적 무등산에 착한 소녀가 살았습니다. 어느 날 새인봉에서 새끼 호랑이들을 만났습니다. 소녀는 나물바구니를 던져두고 호랑이들을 안고 하루 종일 놀아주었습니다. 어미 호랑이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음날 새벽의 일입니다. “쿵” 마루에 무거운 물건을 내려놓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문을 열어보니 아이보다 더 큰 산삼이 두 뿌리나 놓여있는 게 아닙니까? 마당에는 커다란 호랑이 발자국이 어지럽게 찍혀 있었습니다. 산삼은 착한 소녀에게 보내는 어미 호랑이의 선물이었습니다. 소녀네는 산삼을 팔아서 큰 부자가 되었습니다.

다음은 광주의 지명 이야기입니다. 광주에 읍성이 있을 때의 일입니다. 지금의 동명동을, 동문밖에 있다고 해서 ‘동밖에’라고 불렀습니다. 마을 이름은 ‘동밖→동밝→동명(東明)으로 변해갔습니다. 두암동에는 ‘말바우’ 시장이 있습니다. 두암동을 한자로 쓰면 ‘말 두(斗), 바위 암(岩)’이 됩니다. 동 이름에 말바우가 숨어있는 것 보이시나요?

“우리 집 강아지는 복슬 강아지 학교 갔다 돌아오면 멍멍멍.” 한국 사람은 다 아는 동시입니다. 지은이는 광주가 낳은 아동문학가 김태오 시인입니다. “너, 먼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로 끝나는 ‘봄’을 쓰신 분 역시 광주의 시인 이성부입니다.

광주하면 5·18을 이야기하는 분들이 많지요. 그러면 4·19 당시 부패한 정권에 저항해서 시위를 시작한 도시는 마산일까요? 아닙니다. 광주고등학교 학생들이 최초로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 글을 보고, 글쓴이는 광주에 대해서 상당한 지식이 있나보다. 이렇게 생각하셨다면 오해입니다. 사실 저는 광주하면 무등산 수박이나 5·18민중항쟁 밖에 모르는 까막눈이었습니다. 제가 광주를 알아보게 된 계기는 우연히 찾아왔습니다. 퇴직 후 2년째에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광주를 알자, 광주와 광주 사람들의 이야기를 널리 알리자. 그것이 나의 8할을 만들어준 도시의 은혜를 갚는 길이다.” 그 날 이후로 광주와 광주 사람들에 대해서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광주 이야기를 올리기 위해서 블로그 ‘김선생의 광주사랑’을 만들었습니다. 그 후로 다시 4년이 지났고 블로그에는 광주의 역사, 광주의 유적, 광주 사람들, 광주의 지명, 광주의 전설, 광주의 뿌리 전라도 등 246개의 이야기가 실렸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꼭지마다 네 컷 만화도 그려 넣었습니다.

블로그를 채워가면서 광주에 이렇게 보석같이 빛나는 사람들이 많았던가! 감탄의 눈물을 흘릴 때가 많았습니다. 블로그 ‘김선생의 광주사랑’은 저의 삶도 바꾸어 놓았습니다. 추억의 7080행사를 처음으로 찾았습니다. 평생학습 축제,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등 내 고장의 숨소리에 귀를 귀울이게 되었습니다. 광주와 광주사람들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내 고장 신문 하나와 내 고장 월간지 두 가지를 구독하기 시작했습니다. 광산구 고려인 마을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서 러시아어 알파벳도 익혔습니다. 시내를 거닐 때면 만화로 그릴 만한 시민을 찾아보기도 합니다. 저의 시선이 좀 더 따뜻해 진 것 같아서 행복합니다.

블로그를 응원해 주신 고운 님들이 많은데 일일이 거명할 수 없어서 죄송합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광주 봉선·본촌초등학교에서는 학급 게시판에 블로그를 링크하셔서 학생들이 광주를 공부할 수 있게 도와주셨습니다.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모릅니다. 블로그를 만든 보람을 느낍니다.

5·18 당시에 시민을 향해 발포하라는 신군부의 명령을 거부했던 당시 전남도 경찰청장 안병하 경무관님의 글과 만화를 올린 적이 있는데, 바로 안병하 경무관님의 아들 안호재 님께서 댓글을 남겼답니다! 광주에 오시면 맛있는 한정식을 대접하겠습니다.

사실 모든 장소가 아름답고 누군가에게는 애틋한 추억의 무대인 것은 맞습니다. 내 고장, 내 어머니부터 잘 알고 사랑하는 것이 바른 순서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 뿐입니다. 광주와 광주 사람들에 관한 많은 이야기들은 저의 블로그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블로그 ‘김선생의 광주사랑’을 기억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