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중 변호사] 역사의 신이 허락한 30분
2018년 05월 04일(금) 00:00 가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 민족을 65년간이나 갈라놓은 군사 분계선을 단숨에 넘나들었던 두 정상이 도보다리를 걸어 조촐한 나무의자에 마주앉아 속마음을 주고받는 모습. 역사의 신이 허락한 30분의 시간 동안에 그들이 나누었을 대화에서 ‘평화와 통일’이라는 두 단어 이외에는 달리 상상할 단어를 찾기 어렵습니다.
최근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실험으로 한반도에는 언제 핵전쟁의 먹구름이 민족 공멸의 낙진을 뿌릴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두 정상은 뻐꾸기 울음소리로 들려오는 6·25 전사자들의 간절한 염원에 답하여 종전 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의 굳은 약속을 이루어냈습니다. ‘역사의 신’이 우리 민족을 저버리지 않았다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북한은 김씨 일가의 권력 세습이 3대째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이씨가 김씨로만 바뀌었을 뿐 절대적 군주 체제가 계속되고 있는 듯합니다. 왕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핵전쟁도 불사하겠다던 그들이 핵포기를 약속하며 3번째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군사분계선을 넘어왔습니다.
이번 회담은 이미 김정은 제거를 위해 당장이라도 최첨단 군사력을 사용할 것 같았던 트럼프의 험구가 김정은을 훌륭한 지도자라고 칭찬하는 상황으로 반전시키는 외교적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번 회담을 취재하기 위해 입국한 외신기자들의 규모(34국 858명)만 보더라도 국제적 관심을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토록 문명 국가의 대부분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약속하였으니 김정은도 그 약속을 쉽게 어기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판문점 선언의 형식과 내용은 6·15, 10·4 공동선언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 내용은 남북 관계의 개선과 발전, 한반도 긴장 완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이렇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회담은 그 모멘텀이 5월에 열리는 북미회담으로 이어져 그 성패를 함께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정상회담과는 차별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판문점 선언은 말의 성찬으로 그치지 않고 5월에 개최될 북미회담에서 구체적 실천 방안으로 결실을 맺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입니다. 만일 북미회담에서 비핵화 문제가 해결된다면 서로 그물처럼 얽혀있는 나머지 문제들은 한꺼번에 해결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평화체제 구축은 중국도 정전협정의 당사국으로서 국제법적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으므로 중국의 의견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중국은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국면에서 사드 철수 문제를 선결 조건으로 들고 나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하겠습니다. 인접 국가인 일본과 러시아도 어떤 방식으로든 자국의 이익을 확보하기 위하여 외교력을 극대화할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소련은 물론 미국, 영국, 프랑스의 각축 속에서 동서독 통일을 이루어 냈던 서독의 콜 수상과 같은 유연하고 지혜로운 외교적 전략을 필요로 할 것입니다.
만일 북미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가 확립된다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풀릴 것이고, 남북한간의 경제 협력은 급물살을 타게 될 것입니다. 군사분계선은 최소한의 경계 수비로 전환될 것이고, 비무장지대는 문자 그대로 평화지대로 바뀔 것입니다. 서해의 NLL지역은 남북어선이 공동 어로를 하게 되는 평화수역으로 전환될 것입니다. 개성공단은 부활할 것이고, 금강산 관광은 재개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남북한은 경제 공동체로 발전하고 결국 정치 공동체로 이어지는 점진적인 통일 과정을 밟아나가게 될 것입니다. 더 이상 북한과 적대적 의존 관계 속에서 정권의 획득과 유지를 꿈꾸는 정당이 있다면 ‘역사의 신’이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정부 여당은 평화통일이라는 민족의 염원을 실현하기 위해 정권이 바뀌어도 지속가능한 대북 정책을 수립해서 추진해야 할 것이고, 야당은 이에 초당적인 협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어떠한 정치 세력도 평화통일에 장애물이 될 수는 없습니다.
여야 정치인들은 서독 사민당 정부가 수립한 ‘동방정책’을 기민당 정부가 이어받아 꾸준히 추진한 결과 동서독 통일의 결정적 계기를 마련했던 점을 보고 배워야 할 것입니다. 현재 교착 상태에 있는 헌법 개정 문제도 남북간 및 북미간 정상회담을 통해 급변하고 있는 정치 상황을 반영하고 앞으로 전개된 평화체제에 대비할 수 있도록 치밀한 보강 작업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북한은 김씨 일가의 권력 세습이 3대째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이씨가 김씨로만 바뀌었을 뿐 절대적 군주 체제가 계속되고 있는 듯합니다. 왕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핵전쟁도 불사하겠다던 그들이 핵포기를 약속하며 3번째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군사분계선을 넘어왔습니다.
이번 회담은 이미 김정은 제거를 위해 당장이라도 최첨단 군사력을 사용할 것 같았던 트럼프의 험구가 김정은을 훌륭한 지도자라고 칭찬하는 상황으로 반전시키는 외교적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번 회담을 취재하기 위해 입국한 외신기자들의 규모(34국 858명)만 보더라도 국제적 관심을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토록 문명 국가의 대부분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약속하였으니 김정은도 그 약속을 쉽게 어기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북미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가 확립된다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풀릴 것이고, 남북한간의 경제 협력은 급물살을 타게 될 것입니다. 군사분계선은 최소한의 경계 수비로 전환될 것이고, 비무장지대는 문자 그대로 평화지대로 바뀔 것입니다. 서해의 NLL지역은 남북어선이 공동 어로를 하게 되는 평화수역으로 전환될 것입니다. 개성공단은 부활할 것이고, 금강산 관광은 재개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남북한은 경제 공동체로 발전하고 결국 정치 공동체로 이어지는 점진적인 통일 과정을 밟아나가게 될 것입니다. 더 이상 북한과 적대적 의존 관계 속에서 정권의 획득과 유지를 꿈꾸는 정당이 있다면 ‘역사의 신’이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정부 여당은 평화통일이라는 민족의 염원을 실현하기 위해 정권이 바뀌어도 지속가능한 대북 정책을 수립해서 추진해야 할 것이고, 야당은 이에 초당적인 협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어떠한 정치 세력도 평화통일에 장애물이 될 수는 없습니다.
여야 정치인들은 서독 사민당 정부가 수립한 ‘동방정책’을 기민당 정부가 이어받아 꾸준히 추진한 결과 동서독 통일의 결정적 계기를 마련했던 점을 보고 배워야 할 것입니다. 현재 교착 상태에 있는 헌법 개정 문제도 남북간 및 북미간 정상회담을 통해 급변하고 있는 정치 상황을 반영하고 앞으로 전개된 평화체제에 대비할 수 있도록 치밀한 보강 작업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