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아름다운 계절이다. 한낮의 더위가 지나간 뒤 느긋하게 맞는 밤의 여유. 반짝반짝 빛나는 야경과 함께 여름 밤의 낭만을 만끽해보자. 밤에 보는 익숙한 도심의 새로운 풍경. 도심에서 만나는 야경의 멋을 느껴보자. ‘도시 야경’을 테마로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한 여름 관광지.



세계 유산 성곽에서 야경에 취하다

남한산성

성곽 둘레길을 걸으며 한낮 여유를 즐겼다면 어둠이 선사하는 산성의 야경에 취해보자. 산행객이 빠져나간 뒤 오붓하게 밤을 맞는 시간. 서문 성곽 위에서 옛것과 새것이 교차하는 야경을 만날 수 있다. 서문까지 큰 길이 나있어 오붓하게 산책을 하며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옛 도읍이었던 서울의 건물에 하나 불 불이 켜지면서 도시가 빛으로 덮이기 시작한다. 선선한 밤바람이 불어 더 좋은 시간이다. 광주·하남·성남시와 접한 남한산성은 예로부터 국방의 요충지였다. 청나라의 침략을 받은 인조가 이곳으로 피신해 47일 동안 항전을 했던 역사가 담긴 곳이기도 하다. 200여 개 문화재를 품고 있는 남한산성은 국내 11번째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문화와 역사 체험의 장. 산성의 역사를 둘러본 뒤 밤에는 색다른 야경을 맞을 수 있는 코스다. 낮과 밤에 거친 유적 여행 뒤에는 20여 곳의 식당이 모여있는 닭죽마을에서 여름 원기를 보충할 수 있다.



밤의 열기 가득한 도시야경

대전 으능정이 문화의 거리

낮보다 화려한 대전의 밤. 중구 은행동 으능정이 문화의 거리는 밤에 더욱 빛난다. 빛나는 네온사인 아래 북적거리는 사람들. 2013년 개장한 스카이로드로 이곳은 도심 야간 명소가 됐다. 높이 20m의 스카이로드는 국내 최대 규모 아케이드형 LED 영상 시설로 매일 밤 환상적인 영상 쇼가 펼쳐진다. 214m·3.3m의 대형 스크린에 우주가 그려지고 바닷속 풍경이 맏늘어진다.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라바’ 캐릭터가 스크린에 떠오르기도 한다. 스카이로드는 오후 7시부터 11시까지 30분 간격으로 운영되며, 첫 타임에는 직접 문자로 참여할 수 있다. 관리자 번호(010-4893-4895)로 문자를 보내면 스크린에 문자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월요일은 쉰다. 으능정이 맞은편에서는 문화가 어우러진 밤을 만날 수 있다. 오랜된 맛집과 전통찻집, 카페 바 등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대흥동에서 15분 거리의 보문산전망대에서는 도시 야경을 한 폭에 담을 수 있다. 전망대까지 차로 이동해 대전 시가지를 한눈에 볼 수 있어 데이트 코스로 좋다. 대동마을 꼭대기에 세워진 빨간 풍차가 이국적인 멋을 풍기는 대동하늘공원도 운치있다. 풍차 너머로 보이는 야경이 더욱 돋보인다.



도시·섬·항구 어우러진 바다 야경

창원 시립마산문신미술관

창원은 재미난 요소가 여기저기 숨겨진 보물창고 같은 곳이다. 도시와 바다의 풍경을 만날 수 있고 옛날의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골목의 모습도 접할 수 있다. 해양 레포츠 체험은 물론 풍성한 먹을거리가 있는 신나는 보물 창고. 도시의 네온과 항구의 여유로움이 어우러진 야경은 이곳의 으뜸가는 보물이다. 어둠이 드리운 하늘은 석양빛을 이고 있고, 도심에는 조명이 하나 둘 켜진다. 건물 불빛 뒤로는 바다가 수줍은 듯 모습을 내보이고 있다. 성산구 귀산동과 마산합포구 가포동을 잇는 마창대교도 위용을 드러낸다.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과 추산근린공원이 포인트다. 창동예술촌에는 1970∼1980년대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골목 풍경이 숨 쉬고, 돝섬해상유원지에는 한적한 숲길 산책로가 조성되었다. 바다에서는 더위를 날려버릴 해양 레포츠 체험이 가능하고, 마산어시장과 오동동 아구찜거리에는 싱싱한 해산물과 풍성한 먹을거리가 관광객들의 발길을 기다린다. 마산의 도심과 바다가 선물하는 풍경은 여름날 항구 여행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다.

/김여울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