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의 아픔이 서려있는 민통선은 생태계의 보고이기도 하다. 녹음이 짙어져 가는 민통선의 생태계를 즐길 수 있는 여행.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6월 여행 ‘생태계의 보고 민간인통제구역(민통선) 지역 100배 즐기기’다.

◇화천 민통선 지역=6월 화천은 고요하고 신비로운 녹음의 세상이 된다. 세인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고요한 땅위, 숲과 물이 뒤엉키며 생태계의 향연이 펼쳐진다. 특히 화천 양의대 습지는 민통선 생태계의 숨은 보고다. 평화의 댐에서 북한강 따라 민간인통제구역(민통선)을 거슬러 오르면 상류에 드넓은 습지가 모습을 드러낸다.

안동철교에서 이어지는 12km 습지대는 반세기 넘게 고스란히 그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수달, 사향노루, 산양 등 천연기념물과 희귀 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양의대 습지 하류에는 세계 평화의 종, 비목공원 등이 들어선 평화의 댐이 위치했다. 북녘 땅을 가깝게 조망할 수 있는 칠성전망대도 화천 민통선 여행의 다른 축을 이루고 있다.

(문의:화천군 종합관광안내소 033-440-2575)

◇철원 고석정= 민통선 10경 가운데 하나로 의적 임꺽정의 활동 무대였다. 고석정과 한탄강 일대에 은신했던 임꺽정은 탐관오리를 응징하고, 고관대작의 재물을 훔쳐 백성에게 나눠줬다고 한다. 꺽지로 변신해 물속을 누비기도 했다는 전설이 어쩐지 고석정의 비경과 잘 어울린다.

고석정은 한탄강 최고의 명소이자, 철의삼각전적지 안보 견학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문화해설사와 동행해 생생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60여 년 만에 개방된 소이산 생태 숲 녹색길은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남북이 반씩 만든 승일교 아래로는 빨간 래프팅 보트가 지나간다. 한탄강 물길이 빚은 송대소, 순담계곡 등도 아름답다. 강줄기를 따라 동쪽으로는 걷기 좋은 한탄강 생태순환탐방로가 마련되어 있다.

(문의:철원군청 관광문화과 033-450-5255)

◇양구 두타연=짙은 녹음 사이로 싱그러운 햇살이 쏟아지는 초여름 숲 속. 자연이 충만한 길을 걷는 일 그 자체로 훌륭한 ‘생태 학습’이자, 최고의 ‘힐링 여행’이 된다. 그곳이 반세기 넘게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독특한 생태계를 오롯이 간직한 청정 지역이라면 감흥도 남다를 것이다. 금강산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강원도 양구의 깊은 골짜기를 흐르다가 굽은 한 부분이 절단되면서 만들어진 절경이 있다. 두타연은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와 푸르다 못해 검은빛을 띠는 소, 그 주위를 병풍처럼 둘러싼 기암이 어우러져 천혜의 비경을 만들어낸다. 열목어, 고라니, 산양, 금낭화, 큰꽃으아리, 올괴불나무 등 희귀한 동식물도 만날 수 있다.

(문의:양구군청 경제관광과 033-480-2251)

◇연천 민통선 생태 여행=연천의 민통선은 자연 생태 관광과 안보 관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최적지다. 임진강과 한탄강이 합류하는 부근에는 내륙에서 볼 수 있는 강안 주상절리가 있다. 트레킹하며 병풍처럼 펼쳐진 수직 절벽을 감상할 수 있는 재미. 높이 40m, 길이 1.5km에 달하는 주상절리다. 비가 내린 뒤에는 절벽에 수십 개 폭포가 생겨 커다란 물줄기를 쏟아내며 장관을 연출한다. 나룻배마을에서는 트랙터를 타고 인적이 드문 민통선 안의 자연을 둘러볼 수 있다. 태풍전망대와 승전OP는 남북을 가르는 휴전선이 팽팽한 긴장감을 느끼게 하는 곳이다. 경원선 열차가 북녘으로 달리지 못하고 멈춰선 신탄리역에는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푯말이 분단의 아픔을 말하며 서있다.

(문의:연천군청 문화관광체육과 관광팀 031-839-2061)

/김여울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