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 보길도와 노화도가 봄가뭄으로 최악의 급수난을 겪고 있다.

10일에 한 번씩 물을 공급하는 제한급수가 이뤄지고 있지만, 이제 한 번만 더 공급하면 이마저도 바닥날 것으로 보여 섬주민의 식수난은 계속될 전망이다.

6일 보길·노화읍 주민들에 따르면 보길과 노화도 2200여 세대 주민에게 1일 1730t의 식수를 공급하는 보길 상수원이 계속된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내면서 ‘10일 단수, 4일 급수’를 하고 있다.

상수원 최대 저수량 42만t 가운데 현재 3.7%인 1만577t의 물만 남았다.

주민 강석근(65·보길면)씨는 “날씨가 풀리면서 천혜의 절경과 역사 유적이 즐비한 보길도 관광객이 늘고 있지만, 급수난이 심각해 식당과 공중 화장실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주민들도 빨래를 모아 10일에 한 번씩 하는 등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보길 상수원 관리원 이웅씨는 “겨울에 이어 봄 가뭄이 계속되면서 지난해 11월 54%인 저수율이 3%대로 뚝 떨어져 하루 600t가량의 하천물을 끌어올려 겨우 10일에 한 번씩 물을 공급하고 있다”면서 “50㎜ 이상 비가 내리지 않으면 보길과 노화도 급수난은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다”고 말했다.

완도군은 지난 2000년 수원지 확장 계획을 수립했지만, 일부 주민이 문화재 보호구역과 자연경관 훼손을 이유로 반대해 무산된 바 있다. 군은 수원지 확장은 어렵더라도 1일 1000t 규모의 집수정을 개발하고 부황천에 하루 600t의 물을 끌어올릴 수 있는 취수시설 설치와 함께 노후관로 교체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김종식 완도군수는 지난 5일 보길도를 찾아 급수문제 해결을 위해 주민과 대화를 가졌다.

김종식 군수는 “물부족으로 매년 어려움을 겪는 보길도 상수원 확장과 노후관로 교체, 집수정 개발 등 취수원 확보가 시급하다”며 관계 공무원들에게 대책마련을 지시했다.

/서부취재본부=정은조기자 ej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