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완도 군외면∼해남 북평면 사이 바다를 도로로 잇는 ‘신 완도대교’ 공사 때문에 주변 상인들이 상가 건물에 균열이 발생하는 등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해 시공사측과 갈등을 빚고 있다.

신 완도대교 공사현장 인근에서 모텔을 운영하고 있는 위모(여·56)씨 등 상인 9명은 지난 1일 “신 완도대교 공사로 인해 상가 건물 내·외벽에 금이 가고, 심각한 소음에 시달리는 등 피해를 입었으니 대책을 마련해 달라”며 완도군에 민원을 제기했다.

이들은 신 완도대교 건설공사 착공 이후 성토공사 및 발파공사에서 발생한 소음과 진동으로 건물 내에 심한 균열이 생겼으며, 이로 인해 상점 내부를 수리하는 등 재산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공사장 인근에서 미용실과 호프집을 운영하는 유모(여·51)씨는 “지난 2008년부터 최근까지 실시된 발파공사로 천장에서 콘크리트 덩어리가 떨어지고, 가게 전체가 심하게 떨리는 것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신 완도대교 건설현장으로부터 약 200m 가량 떨어진 곳에서 모텔을 운영하는 위씨 역시 “발파공사가 시작된 이후 모텔 내·외벽에 심한 균열이 생겨, 손님들이 모텔 이용을 꺼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위씨의 모텔 건물은 지난 2003년 신축된 콘크리트 건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위씨는 모텔 투숙 기피 및 건물 균열 등으로 총 2억90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났다며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피해배상액 등을 결정하는 재정(裁定) 신청을 했으나 조정위는 ‘공사중 소음과 진동이 발생하긴 했으나 모두 기준치 이하였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위씨 등 공사현장 상인들은 자신들이 직접 경험한 소음과 진동과는 다른 조정위의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시공사인 S물산은 조정위의 기각 결정을 내세우며 별도의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

S물산 관계자는 “조정위에 충분한 자료를 제공한 뒤 내려진 결정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주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완도군 관계자는 “주민들이 다시 조정신청을 한다면 최대한 주민들의 입장에서 피해를 구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신 완도대교 공사는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 발주해 S물산이 시공을 맡았으며, 지난달 말 기준 72%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완도=김호기자 kimho@

/서부취재본부=정은조기자 ejchung@

/사진=김진수기자 jea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