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를 뭍으로 이어준 첫 다리인 완도대교(철교)가 올해 말 역사 속으로 사라질 처지에 놓임에 따라 지역에서는 대교 일부라도 남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임진각 철교는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북한군의 남하를 저지하고자 폭격했던 철골 구조물로 전쟁이 끝난 지난 1963년 분해해 육로로 이송한 뒤 재조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완도군 군외면 원동리와 달도를 잇는 이 철교는 지난 1963년 4월 착공해 5년 만에 완공됐다. 차도 4.7m, 보도 2.9m, 총 길이 189m로 한강철교와 같은 구조로 건설됐다.

하지만 지역에서는 한국전쟁의 상흔과 연륙의 기쁨을 안겨준 대교 일부라도 남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박정순 완도문화원장은 “완도를 뭍으로 연결하는 첫 다리이자 한국전쟁의 상흔을 간직하는 등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는 이 다리를 완전철거 대신 한 부분이라도 남겨 후손들이 볼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주민들도 이 다리 개통으로 완도가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고 수많은 섬사람과 동고동락해 왔는데 철거해 고철로 처리해 버리는 것은 너무한 것 아니냐며 안타까움을 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완도군과 관련기관은 철교가 낮아 선박통항에 지장이 많아 철거한다는 입장이다.

완도군 관계자는 “선박통항 지장은 물론 역사성을 입증할 자료가 빈약하고 관련 예산이 없어 예정대로 철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부취재본부=정은조기자 ej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