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공천에서 배제된 광주·전남 현역 기초단체장들이 무소속 출마 입장을 굳히면서 이번 6·1 지방선거에서 민주당과 무소속 간 대결 구도가 본격적으로 형성되고 있다.

특히 현역 기초단체장 가운데 민주당 공천 심사 기간 중 추가로 배제될 가능성이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꾸준하게 흘러나오고 있는데다, 경쟁력을 갖춘 무소속 후보들의 출마가 잇따르고 있어 자칫 민주당 심판론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되는 분위기다.

17일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김산 무안군수가 18일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다.

그는 지난 12일 민주당 전남도당 공천 심사 과정에서 공천 배제(컷오프)된 것으로 발표되자, 재심을 신청했다가 기각되자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김 군수의 공천 배제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선거캠프 인사들의 성비위 연루 의혹과 재임시절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 군수는 재심을 신청하며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자신의 선거캠프 인사들이 경쟁 후보의 성비위 사건과 연관이 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며 군수 재임시절 차명거래를 통한 부동산 투기의혹도 허위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유두석 장성군수도 무소속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 군수는 김산 무안군수와 함께 ‘컷오프’됐었다.

유 군수는 그러나 지역 유권자들의 여론과 민주당 공천 심사를 지켜보면서 무소속 출마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유 군수 공천 배제 사유도 공무원 주택의 지붕색 변경 강요 논란, 4년 전 여성 성추행 의혹 등이 거론되지만 법원과 경찰에서 무죄와 무혐의 등으로 마무리된 사안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게 캠프측 입장이다. 민주당에서 제명된 박홍률 목포시장 예비후보도 기자회견 뒤 무소속 출마를 공식화한 바 있다.

또 현재 수사와 재판이 진행중인 현직 기초단체장들에 대한 공천 배제 결정에 따라 무소속 출마는 더 늘어날 수 있다.

당장, 목포의 경우 관련 고소·고발 건이 4건에 이르고, 나주·강진·함평·신안 단체장 등도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고소·고발 사건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여서 향후 컷오프 여부에 따라 무소속 출마 여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현직 군수가 무소속인 장흥·고흥군수 선거는 일찌감치 무소속과 민주당 후보 간 접전이 불가피하다. 민주당 후보와 민주당 조직의 거센 도전이 있더라도 현직 프리미엄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특히 장흥의 경우 민주당 일부 후보들이 전남도당의 경선 방법에 반발해 잡음이 일고 있어 이 중 일부가 무소속으로 거취를 결정하게 되면 민주당으로서는 더욱 어려운 싸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장흥·고흥은 김승남 전남도당위원장의 지역구인 만큼 이들 지역 탈환을 위해 공천 룰 변경까지 강행하면서 사활을 걸고 있다.

고만고만한 무소속 후보들이 아니라 경쟁력을 갖춘 후보들이 출마한 지역도 적지 않다.

전통적으로 무소속이 강세를 보였던 광양 지역도 현직 무소속 시장의 불출마에 정인화 전 국회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한 상태여서 민주당 후보와 무소속 후보들 간의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천에서 배제된 현직 단체장들은 그동안 쌓아온 조직력과 인지도가 상당하다는 점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민주당 후보와 경쟁한다면 그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전망이다. 곡성도 무소속 출신 도의원이 군수 도전에 나서 민주당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역대 지방선거 결과, 전남 자치단체장 선거의 경우 무소속 돌풍이 부는 경우가 다반사였다”면서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컷오프된 단체장들과 무소속 단체장들의 경쟁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에서 민주당이 상당한 공을 들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